[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반상의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올해 열일곱돌을 맞이한다. 이 대회는 1996년 세계 최고의 대회로 시작, 변화와 혁신의 기전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세계 바둑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해왔다.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또 한 번 발전적인 변화로 세계적인 바둑스타들과 바둑팬들 앞에 다가선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우승상금을 3억 원으로, 준우승상금을 1억 원으로 증액시킨 것. 이는 전년 대회에 비해 각각 1억 원, 3000만 원 증가한 액수이다. 총상금 규모는 6억 600만 원에서 8억 원으로 대폭 올랐다.
경제사정의 여파로 각종 기전이 중단되거나 축소되고 있는 것이 세계 바둑계의 현실이며, 국내의 유력 기전들도 전통을 이어가는 데 매년 적지 않은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의 바둑계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삼성화재배가 전폭적으로 우승상금을 늘리고 기전규모를 확대시킨 것은 바둑문화 창달과 바둑사랑에 힘쓰고 있는 삼성화재배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지난 16년간 대회를 치러오면서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오픈전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으며, 혁신적인 상금제를 도입하는 등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으로 세계 기전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본선 32강전에 도입한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과 여자조 및 시니어조의 신설 또한 독창적 시스템이다. 나아가 대국 도중 점심시간을 없앤 중단 없는 진행으로 바둑의 스포츠화와 공정성ㆍ박진감을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회는 22일까지 온·오프라인 아마예선전을 마친 후, 8월 초 아마추어 통과자와 전 세계 프로기사들이 참가하는 통합예선전을 거친다. 그리고 9월 초 중국 베이징에서 본선 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삼성화재배는 매회 1000명이 넘는 아마예선 참가자와 300명이 넘는 통합예선 참가자로 세계 바둑사의 큰 획을 그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대회에서는 한국의 원성진 9단이 결승에서 중국의 구리 9단을 2-1로 꺾고 생애 첫 세계제패를 이룬 바 있으며, 통산 나라별 우승 횟수는 한국 10회, 중국 4회, 일본 2회다.
한편 삼성화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바둑계가 새롭게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군부대 바둑보급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는 건전한 병영문화 창조를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그 첫발로 바둑동아리가 개설되어 있는 우수 부대에 바둑판과 바둑교재 등의 물품을 제공하며, 향후 성과에 따라 군부대에 전문기사 파견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