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계파 연대 생각 안 해… 혁신 여부에 달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 4.11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또다시 선거 논란에 휩싸이면서 야권연대는 물론 진보당의 당 대표 선출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한 2차 진상조사에서도 총체적인 부정행위가 신·구당권파 가릴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저질러진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국민적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서버오류 탓에 통합진보당 선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신·구당권파 간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됐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해 출연해 “지난번 선거 부정부터 시작해서 이번에는 전당대회에서 서버가 중단됐다. 이렇게 공당을 운영하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그동안 야권연대 파트너인 통합진보당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왔다. 연말 대선 승리를 위해선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불가피하지만 진보당의 쇄신과 혁신이 요원할 경우 야권연대를 고집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민주통합당의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섣불리 야권연대를 포기할 수도, 끊을 수도 없어 평행선을 달리며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야권연대를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속한 구당권파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야권연대가 불가하단 입장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해찬 대표는 “어느 당의 특정 계보하고 연대한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며 신당권파와의 제한적 연대에 선을 그은 상태다.

민주통합당 우상호 최고위원도 지난달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느 파벌이 당권을 잡느냐까지 내정간섭 하듯이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어느 쪽이 당권을 잡든 내부혁신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한 초선 의원도 “지방선거나 총선에선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있었다”며 “현재는 국민의 요구가 많이 흐트러져 있다. 국민은 통합진보당의 자정능력이 없어지고 더 망가지면 하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연대 지속 여부는 전당대회 결과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당권파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야권연대가 깨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구당권파가 당권을 장악하면 기존 신당권파와 분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통합당은 분당된 신당권파 의 혁신 과정을 지켜보면서 연말 대선까지 야권연대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구당권파가 당권을 재탈환하면 신당권파 측이 붙어있기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 진보신당을 만들 듯이 또 다른 형태의 결사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당권파가 빠진 구당권파는 과거 18대 국회의 민주노동당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결국 진보세력이 NL(자주파)과 PD(평등파)로 나뉜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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