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反사회 단체’는 어디인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신천지대책한국기독교연대(기독교연대)가 진검승부에 돌입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구리사무소 신현욱 소장과 갓피플 ‘바로알자신천지’ 대표시삽인 에제르상담센터 이덕술 소장을 전면에 내세운 기독교연대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독교연대는 인천 로얄호텔에서 오전 7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10시 30분에 각각 ‘기독교 사칭 신천지의 사회·종교적 폐단을 알리는 기자회견’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신천지 측도 이에 맞서 같은 건물 같은 층에 기자회견장을 마련했다. 신천지는 기독교연대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신천지에 대한 편파·왜곡 행위 중지 촉구-대한민국 반사회단체는 신천지가 아닌 한국 교계’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기독교연대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등 교계 10여개 단체가 연합한 대표적인 ‘反신천지’ 단체이다.

▲ 인천 로얄호텔 기자회견장 앞에서 인천시기독교연합회 등 교계 측 용역이 기자회견장을 막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독교연대, 비공개로 진행한 기자회견… 내용은 ‘신천지 비방’

이날 연이어 열린 기독교연대와 신천지의 기자회견은 외관부터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독교연대는 일반 사회언론이 아닌 몇몇 교단지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선별’해 초청한 뒤 타 언론사의 취재는 불허하는 식의 비공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수 십분 전부터 장정들이 나와 기자출입을 통제하며, ‘초청된 기자’들에게만 취재를 허용한다고 주장하는 등 기자회견이 열린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이 갖는 의미를 무색케 할 정도였다.

주최 측의 기준대로 ‘선별된’ 언론은 그동안 신천지 측의 입장을 배제한 채 기성교계 목소리만으로 일관한 기사를 다뤄 소위 ‘反신천지’로 알려진 교단지들이 주를 이뤘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기자회견의 내용은 기독교연대가 자체 제작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이날 교계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독교연대는 신천지에 대해 ‘反사회단체’라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이들은 “가출과 학업포기, 직장포기, 부부이혼, 가정 내 자살과 살인 등을 유발시켜 가정을 파괴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6년 동안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다며 탈세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기독교싱크탱크 대표인 안희환 목사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목회자나 기관의 비방 동영상’ 중 신천지 만든 것으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것이 있다며 이를 싸잡아 전체 779건 중 582건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건수가 전체 대비 무려 74.7%에 달한다며 신천지를 안티기독교로 비하했다.

최근 인터넷에는 한기총·국민일보 사태를 비롯해 CTS 감경철 회장 비리 의혹, 온갖 성추문 등 기독교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비판과 자성을 촉구하는 동영상이 다수 유포되고 있다.

이날 기독교연대 기자회견장에는 신천지에서 활동하다가 이만희 총회장 신격화 작업 실패 후 출교당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구리상담소 신현욱 소장과 기독교싱크탱크 안희환 대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임웅기 소장, 신천지대책전국연합 엄승욱 총무가 참석했다. 

▲ 기독교연대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에 의해 선별된 교계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가 본지에 사진을 제공했다.
신천지 공개 기자회견… “기자의 양심을 걸고 사실대로만 보도해 달라”

기독교연대와는 달리 신천지는 앞서 열린 기독교연대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나눠주며 취재를 요청하는 등 기자회견 내용을 전면 공개했다.

이 같은 요청에도 대다수 교단지들은 신천지 기자회견을 취재하지 않았다. 신천지 측의 기자회견 내용은 기독교연대가 신천지를 ‘반사회단체’라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이날 신천지 채현욱 총무는 “‘가출, 폭력, 감금, 횡령’등을 했다고 교계에서 주장하지만 2007년 이러한 의혹을 담은 MBC 피디수첩 방영 이후 피소를 당해 경찰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고, 모든 항목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MBC 피디수첩은 이 방송 방영 이후 허위내용을 인정하고 정정보도를 내보냈다. 탈세 의혹과 관련해서는 세무서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전혀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채 총무는 “신천지 성도에게 가족이 ‘감금’하고 ‘폭력’을 행사하도록 조장해, 신천지 성도가 ‘가출, 이혼’을 하도록 조장하고 있는 게 강제개종교육을 일삼는 파렴치한 목회자들이다”고 반박했다.

교계 언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허위·왜곡 보도를 일삼는 언론의 행태는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비판하고 “부모와 가족을 사주해 강제개종교육으로 끌고 오게 하는 목회자의 잘못을 지적하고 파헤치는 언론은 어디에도 없다. 억울하게 인권을 유린당하는 사람도 ‘이단에 빠진 광신도’정도로 폄하한다”고 성토했다.

이날 강제개종교육 피해자라고 밝힌 임은경, 장주영 씨가 나와 개종교육 현장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이용해 강제로 납치하고 감금해 교육을 받게 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충격이다”며 “개종교육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법으로는 가족을 먼저 고소해야 하는데, 가족을 고소하지 못할 것을 알고 가족을 이용하는 파렴치범들이며 가족을 고소하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매도한다”고 토로했다. 

▲ 신천지는 이날 언론의 편파·왜곡 보도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가는 모든 기자들을 초청해 많은 기자들이 참석해 자리가 비좁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독교연대, 편파보도 조장… 교계 언론, 편파취재 ‘다수’

본지는 기독교연대 측 기자회견이 끝난 후 비공개 기자회견 목적에 대한 이덕술 목사와 신현욱 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시도했다.

먼저 기자회견장을 나온 이덕술 목사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황급히 로비를 빠져나갔다. 신현욱 소장은 “할 말이 없다” “나중에 뉴스가 나오면 보라”는 등으로 답변했다. 이는 교계 언론 뉴스가 신 소장의 의도대로 방영될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는 밀려드는 기자 인파에 휩싸여 로비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다시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기자회견장으로 들어가는 등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으며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황급히 로비를 빠져나갔다.
이날 먼저 개최된 기독교연대 측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은 대부분 신천지 기자회견은 취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기독교연대 기자회견은 기자회견 주최 측과 신천지 안티 기자들이 의도한 ‘기획기자회견’이란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독교연대 기자회견에 동원된 기자들 중에 신천지 기자회견에 참여해 관심을 보인 기자는 서너명에 불과해 역시 편파와 편향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언론의 모순을 그대로 보였다.

▲ 신천지 비방 내용으로 일색한 기독교연대의 기자회견을 마친 후 신현욱 소장이 본지 기자의 인터뷰를 피해 달아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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