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국민여배우 마츠다 미유키가 지난 10일 제9회 서울환경영화제에 탈원전을 외치는 영화‘3.11: 이와이 지와 친구들’을 들고 내한했다.ⓒ천지일보(뉴스천지)
日 후쿠시마 원전사고 주제 영화 참여… 원전의 위험성 담아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배우란 사적인 부분을 보여선 안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그럴 여유조차 없어진 상황이 됐다고 할까요. 이런 일을 하면 배우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이들도 있지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걸 인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회여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3.11을 계기로 원자력의 인식을 갖고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영화 ‘3.11: 이와이 슌지와 친구들’ 중 마츠다 미유키 인터뷰)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는 당시 많은 익명과 재산피해를 냈다. 갑작스럽게 닥친 대재앙에 일본 국민은 패닉에 빠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는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다.

이때부터 일본열도는 ‘방사선’이라는 공포에 직면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수준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동일한 레벨 7로 공식 발표하는 등 방사선 노출 수치의 심각성을 국민과 전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그도 잠시. 원전사고의 경각심은 점차 잦아들고 다시 원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이 일본사회에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혼란의 시기, 무엇이 원전에 대한 진실이고 진심인지를 안내하는 내비게이터로 일본의 국민여배우 마츠다 미유키가 나섰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판타지를 잘 찍는 감독으로 알고 있었는데 탈원전을 외치는 다큐멘터리를 찍자고 제안해와 기뻤습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일본의 서정적 청춘영화의 거장이자 국내에는 영화 ‘러브레터’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 감독과 일본 국민여배우 마츠다 미유키가 다큐멘터리 영화 ‘3.11: 이와이 슌지와 친구들’을 통해 탈원전에 대한 소견을 담았다.

특히 남편과 두 아들 모두 일본에서 인기 있는 배우로 활동 중인 그야말로 ‘배우가족’을 둔 마츠다 미유키는 보수적인 일본 언론의 눈초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탈원전을 소개하는 안내자로 영화에 참여했다.

그녀가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은 단순히 배우기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3명의 자녀를 둔 ‘엄마’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 영화 ‘3.11: 이와이 지와 친구들’의 한 장면. (사진제공: 서울환경영화제)

 

“나는 3명의 자녀를 둔 부모이고 엄마입니다. 여배우이긴 하지만 직업을 떠나서 발언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탈원전에 대해 생각하는 연예인은 별로 없습니다. 나는 직업을 계속 지키는 것보다 사람으로서 어떻게 미래의 자식과 후손들을 지켜나갈 것인가에 관심이 있었기에 계속 탈원전을 발언하는 것입니다.”

학자도 전문가도 아니지만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어떤 피해를 낳을지 알 수 있다는 마츠다 미유키는 이번 영화를 통해 원전사고의 대안과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더불어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 영화팬들이 원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마음에 새겨보는 시간을 갖길 희망했다.

마츠다 미유키는 “영화를 본다면 일본의 원전사고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영화팬들도 이웃나라의 큰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자국의 문제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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