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사태 이후 참여율 저조… 예장합동 외 주요교단 ‘불참’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전국규모의 규탄대회를 열었지만 분위기가 썰렁해 최근 분열된 한기총 사태의 여파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한기총 WCC반대대책위원회(대책위, 위원장 김영우)는 지난 16일 오후 1시 서울 사당동 총신대학교 대강당에서 전국지도자대회를 열어 한 해 앞으로 다가온 WCC 개최를 강력 규탄했다.

보수교단의 결집체인 한기총이 WCC를 이토록 반대하는 것은 WCC가 교회 연합과 일치를 근간으로 하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창하며 복음의 순수성을 무너뜨린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날 대회에 참여한 교단은 극히 적었다. 그동안 WCC를 함께 반대하며 힘을 실어주던 주요교단들이 불참한 것이다.

주요교단 중에는 한기총 대표회장이 속한 예장합동 측만 참여했고, 이외에 예장고려, 예장합동진리, 예장보수합동 등 군소교단이 함께했다. 타이틀은 ‘전국지도자대회’였지만 참석자는 100여 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29일 현 대표회장 체제를 반대하며 분리돼 나간 예장고신과 대신, 합신 등 주요교단은 참여치 않았다.

대책위는 이날 성명에서 “WCC는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 사회구원 지상주의, 용공주의, 개종전도 금지주의, 가시적 교회일치 등을 주장한다”며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어떤 제한을 둘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의 길이기는 하지만, 구원의 유일한 조건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 그리스도적 단체”라고 말했다.

반면 WCC는 종교대화주의를 내세워 “모든 종교인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형제자매”라면서 “타 종교인은 개종의 대상이 아니며 함께 진리를 찾아가는 동료이자 영적 순례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WCC는 연합이라는 미명 아래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파괴하는 단체”라며 “한국교회가 종교다원주의와 동성애를 인정하는 WCC를 용납한다면 교회 성장이 둔화된 ‘제2의 유럽’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길자연 직전대표회장도 설교를 통해 “WCC는 말씀 없는 허구에 지나지 않고 자칫 한국교회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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