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에허-후야오위 승자와 내달 9일 격돌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백홍석 9단이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비씨카드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월 17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본선8강전에서 백홍석 9단이 중국의 저우루이양 5단에게 337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뒀다.

백홍석 9단은 8강전 마지막 경기인 중국의 씨에허 9단과 후야오위 8단의 승자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단판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백홍석 9단은 씨에허 9단과 2007년 제12회 LG배 통합예선에서 맞붙어 1패를 기록 중이며 후야오위 8단과는 공식대국에서 만난 적이 없다.

백홍석 9단은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래간만에 4강에 진출해 기쁘지만 착각이 많아 부끄러운 내용이었다”면서 “우리나라 바둑팬 모두가 저를 응원한다는 생각으로 기적을 이뤄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8강전 총평을 묻는 물음에 백9단은 “초반 요석 두점(백76‧78)을 잡아 기분이 좋았지만 좌상귀 사활을 착각한 데다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무리하는 바람에 바둑을 그르쳐 던질까도 생각했다”면서 “상대가 낙관한데다 실수까지 해 줘 행운의 역전승을 거뒀다”고 겸손해했다.

백홍석 9단이 메이저 세계대회 4강에 진출한 것은 2006년 제11회 삼성화재배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열린 제23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는 준우승 한 바 있다. 비씨카드배에서는 2009년 제1회 대회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백홍석 9단은 13일 열린 16강전에서 중국의 니우위티엔 7단에게 292수 만에 흑 반집승하며 천신만고 끝에 8강에 진출했었다.

한편 16일 열린 박영훈 9단과 중국의 당이페이 4단과의 8강전에서는 박영훈 9단이 213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특히 박영훈 9단은 종반까지 필승의 바둑을 구축하고도 한수(백170) 착각으로 역전패해 바둑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수로 171 자리에 두었으면 대마를 살리며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는 게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의 지적이었다.

94년생으로 만18세에 불과한 중국랭킹 52위 당이페이 4단은 32강전에서 한국랭킹 1위 이세돌 9단을 물리치며 이변을 예고한 데 이어 16강전에서 중국랭킹 1위 탄샤오 5단을 꺾었고 8강에서는 박영훈 9단의 대마를 잡으면서 세계대회 첫 4강의 기염을 토했다. 2005년 제5회 대한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에서 우승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당이페이 4단은 7년 만에 세계 정상급 기사로 성장해 바둑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이페이 4단은 ‘재중동포’인 박문요 9단과 내달 10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박문요 9단은 천야오예 9단을 꺾고 8강에 올랐다.

내달 9~10일 열리는 4강전에 이어 11일 결승 기자회견이 열리며 결승5번기는 5월 12일부터 17일까지 펼쳐질 예정이다.

총 상금규모 8억 3,000만원인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세계 최초로 컷오프 상금제를 도입했고 대회 출전을 희망하는 모든 바둑인에게 문호를 개방한 전면적 오픈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승상금은 국내 최고액인 3억원이며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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