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타 교단이 주최한 말씀 집회에 와서 “성경 떠나서 얘기하자”는 목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기자는 지난 10일 대전서 열린 신천지 말씀대성회에 취재차 참석했다.

이날 2시 집회를 마무리할 때 쯤 대전시 서구 괴정동 모 교회 이모 목사가 질문이 있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당시 말씀대성회에 참석한 3000여 명은 집회 마무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이 목사의 돌발행동에 좌중은 불쾌해하는 분위기였다. 분위기를 파악한 대성회 사회자는 집회가 모두 끝난 후 상담석에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 목사는 “공개 강의에서 질문을 하는 데 뭐가 잘못됐냐. 왜 못하게 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이 목사는 계속해서 언성을 높였고, 사회자는 거듭 수천 명이 참석한 집회이기에 시간을 지체해 피해를 줄 수가 없으니 모든 순서가 끝나고 상담을 하자고 말했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질문을 하겠다는 이 목사와 끝나고 질문을 받겠다는 주최 측의 실랑이는 관계자들이 이 목사를 상담석으로 인도한 다음에야 끝이 났다. 이 일로 집회는 10여 분이 지난 후에야 마무리 됐다.

상담석으로 이동한 이 목사는 신천지 측의 조모 목사와 대면했다. 이어 목사 대 목사의 상담이 진행됐다. 이 목사는 “공개적으로 한 강의에서 질문을 하는 데 뭐가 잘못됐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 조 목사는 “오늘 집회는 부흥회와 같은 성격이다. 부흥회에서도 질문이 있으면 끝나고 하지 않느냐”며 이치를 들어 설명했다.

아울러 “그 자리에서 목사님의 질문에 답을 하고 또 질문을 받는다면 집회장이 공개토론장이 될 것”이라며 “집회의 성격에 맞지 않고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피해를 주는 게 아니겠느냐”며 반문했다. 이 목사는 “왜 그게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냐”며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천지 말씀대성회는 교계 부흥회와 같은 성격으로 진행됐으며, 최근 교계의 핍박이 거세 궁금증을 가진 이들을 위해 주최 측은 상담석을 27개나 마련한 상태였다.

이 목사는 “신천지에서는 왜 약속의 목자를 예수님이 아니라 이만희 총회장이라고 하는 것이냐”며 “목사님도 신학교에서 신학을 배우지 않았느냐. 신학을 하는 입장에서 큰 문제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목사는 “성경 구약에서 약속한 목자는 예수님이 맞지만 신약에서 약속한 목자는 예수님이 아니다”고 했다. 예수님이 목자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게 신약인데 어떻게 예수님이 예수님을 보내겠다고 할 수 있느냐는 설명이다. 아울러 “신약에는 예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한 목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목사는 크게 노하며 “그런 성경 구절이 어디에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조 목사는 “계22장 16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내 사자를 보내주시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이 목사는 “그건 신천지에서 말하는 내용이다. 구약이고 신약이고 떠나서 이야기를 하자”며 예수만을 약속의 목자라고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을 냈다.

조 목사는 “신천지가 하는 말이 아니라 성경에 나와 있는 말이다”며 “신천지는 그 보내주시겠다고 하는 약속의 목자가 어떻게 오는지에 대해서 성경을 들어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신천지 측 답변에 할 말이 없었는지 이번에는 집회시간에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한 점을 다시 문제 삼았다.

행사를 주관한 신천지 측에 따르면 대전지역 교계에서는 최근 신천지에 공개토론을 제안해왔고, 이 목사는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신천지 측은 이 목사를 이번 말씀대성회에 초청했고,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는 집회가 끝난 후 따로 상담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성경에 대한 해석을 놓고 교계 신학자들 간에는 논란이 많다. 특히나 다른 교단 말씀집회에 참석하면 이해하기 어렵고 궁금한 게 많을 수밖에 없다.

좌중을 무시하고, 말씀집회에 와서 ‘성경을 떠나 얘기하자’는 말을 내뱉는 목사는 정말 성경이 궁금해서 그 자리에 참석했던 것일까.

세상의 상식과 예절도 갖추지 못한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신학을 한다는 목사가 ‘성경강의’에 참석해 성경을 떠나서 이야기를 하자는 발언이 무엇을 뜻하는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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