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 있지만 금품거래 일절 없어" 부인

(서울=연합뉴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23일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이철규(55)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소환, 조사 중이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자진 출석했다.

합수단은 이 청장을 상대로 유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있는지, 경찰이 조사한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선처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캐묻고 있다.

합수단은 앞서 유 회장으로부터 '평소 강원지역 고향 후배로 알고 지내던 이 청장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5천만원 안팎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이에 대해 "유 회장과 친분은 있지만 금품거래는 일절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에 대한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청장의 신분은 조사상황에 따라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합수단은 일단 이 청장을 돌려보낸 뒤 조사결과를 검토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 회장은 앞선 조사에서 청탁 대가로 이 청장에게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합수단은 일부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합수단은 유 회장이 이 청장에게 금품을 건넨 시기가 지난해 제일저축은행이 유흥업소에 불법대출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시기와 겹치는 데 주목,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 청장은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회장은 학교 선후배 사이로 30년 알아왔고 후배들을 챙길 때 식사를 같이한 정도일 뿐이고, 최근 2년은 보지도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유 회장은 고객 1만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1천억원대 불법대출을 저지르고 은행 자금 1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합수단은 유 회장이 평소 친분이 있는 정관계 인맥을 동원해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시도한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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