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상백 시민기자] 창피하거나, 화가 나는 등의 급격한 감정의 변화가 생기거나 술에 취했을 때 사람들의 얼굴은 의레 붉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특별한 일 없이 평상시에도 다른 사람들보다 얼굴이 더 쉽게, 더 심하게 붉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안면홍조’환자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 피부에 있는 혈관이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아서 시시때때로 붉어지며, 오래 지속돼 사회생활과 일생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게 되는데, 이는 영화 ‘미스홍당무’의 주인공을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영화기 때문에 과장된 면이 있지만 주인공 양미숙(공효진 분)은 안면홍조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우며, 정신질환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혜은당한의원 박사 정수경 원장의 조언을 통해 안면홍조의 예방법과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안면홍조, 붉어진 얼굴 뿐 아니라 불면증에 우울증까지?

▲ 추워지면 심해지는 안면홍조증...방법은 없나?(일러스트:이동근)

‘안면홍조증’은 주로 사춘기 시기의 자율신경 항진, 음주, 알레르기성 피부체질, 피부외용제 오남용, 갱년기 호르몬 감소, 스트레스 등에 의해 생기기 쉬운데, 겨울철의 경우 찬바람이 불고 히터로 인해 실내외 온도차가 심해 얼굴에 분포돼 있는 혈관의 확장이 심해져 생긴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상체나 안면부의 강한 후끈거림으로 시작되며, 이후 피부 붉어짐(홍조), 땀, 차갑고 끈적끈적한 느낌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증상들은 머리에서 시작돼 목과 가슴쪽으로 아래 방향으로 퍼지기도 하는데, 가슴 두근거림, 머리의 압박감 등 불쾌한 느낌들과 동반 될 수 있다.

또 안면홍조는 밤중에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불면증을 초래해 낮 시간 동안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기억력 장애를 유발해 학업과 일에 있어서 능률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신경과민과 피로감, 우울증 등을 동반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안면홍조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5월 전남대병원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안면홍조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1756명을 분석한 결과 2003년 남성 53명, 여성 88명에 불과했던 환자가 2010년 남성 90명, 여성 20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으며, 여성환자가 남성환자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갱년기 호르몬 감소로 인해 40~60대 여성환자의 경우 724명으로 무려 전체 환자의 41%에 달했다.

◆ 한방치료, 부작용 없이 안면홍조 치료해

안면홍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피부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추위에 맨얼굴을 바로 노출시키고, 피부를 세게 문지르는 등의 자극을 피하며, 자신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사용하고, 목도리나 마스크 등의 보온 소품을 사용해 피부를 추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스트레스나 긴장, 흥분 등을 하지 않도록 감정조절에 주의하며, 혈관확장을 유발할 수 있는 호두, 치즈 초콜릿을 피하고, 뜨겁거나 매운 음식, 술 등은 삼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 병·의원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피부가 얇은 경우 레이저 치료 효과가 적으며, 시술 후 부작용으로 인해 얼굴에 멍이 들거나 색소침착, 수포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갱년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보충요법을 통해 빠른 치료효과를 볼 수 있지만 유방암·심장질환·뇌졸중 등의 심각한 질환 유발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는 부작용이 적은 한방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피부 문제 뿐 아니라 내부의 원인으로 인해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내부의 근본원인을 치료하고 재발률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안면홍조의 원인을 내부의 열이 안면부로 올라가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간화가 발생됐거나, 체질이 약해지면서 음허로 인한 허열이 생긴 경우로 나누어 치료한다. 습열담 체질이거나 열을 쉽게 발생시키는 음식을 많이 섭취해 내부 열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내부의 열을 꺼뜨리고, 스트레스나 심경변화로 심화나 간화가 발생하는 경우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열을 다스리며 치료가 진행된다.

또한 기본치료에 더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해당 장부의 열을 조절할 수 있는 침과 약침치료와 효소와 생식을 이용한 해독체질개선프로그램을, 환자에게 맞는 한방 스킨, 크림, 에센스 등을 병행하면 증상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정수경 원장은 “얼굴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고, 피부가 얇아서 혈관이 잘 비치는데, 외부자극에 의해 혈관에 자극이 가해지면 가장 먼저 얼굴이 붉어진다”며 “안면홍조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붉어진 얼굴은 대인관계 등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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