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이슬람 종파 간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故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의 사회갈등 해소 정책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2009년 12월 30일 타계한 와히드 전 대통령 2주기를 맞아 자카르타 시내 그의 사저에 모인 많은 사람이 그를 ‘다원주의의 영웅’으로 추모했다며 지난달 31일 이같이 보도했다.

‘국제 전환기적 정의 센터(ICTJ)’의 우스만 하미드는 최근 동부 자바 마두라 주에서 발생한 수니-시아파 충돌에 대해 “이는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하며 “유도요노 대통령이 종교 갈등 대처에 대해 와히드 전 대통령에게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미드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월 서부 자바 반텐 주 치케우식에서 이슬람 소수파인 아흐마디야 신자들이 수니파 폭도의 공격을 받았다. 이는 소수민족에 대한 편견적 시각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다원주의 체제에서 소수집단 보호에 항상 앞장섰던 와히드 전 대통령을 본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2억 4천만 인구 중 85% 정도가 이슬람교도로 대다수가 수니파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소수파인 시아파와 아흐마디야 등에 대한 공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동부 자바 마두라 주 삼팡에서 극보수주의 수니파 수백명이 시아파의 기숙학교 단지에 침입, 건물 등 시설물을 파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2월 서부 자바 반텐주 치케우식 마을에서는 이슬람 과격파 수백 명이 아흐마디야 신도들의 기도회장을 공격, 3명이 죽고 6명이 다쳤다. 그러나 법원이 살해범들에게 징역 3~6개월의 가벼운 형을 선고해 세계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샀다.

와히드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에는 마흐푸드 MD 헌법재판소장과 아크바르 탄중 전 국회의장, 나사루딘 우마르 종교부 차관이 참여했으며, 이슬람과 기독교, 불교, 유교, 바하이교 등 종교지도자들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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