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북한 국영 조선중앙TV의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던 리춘희(68)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두 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리춘희는 지난 10월 19일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답변을 읽는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교체설 등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앞서 일본의 라디오프레스(RP)는 40년째 북한 중앙텔레비전의 보도를 담당해온 리춘희가 50일 이상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날 검은 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리춘희는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김정일 동지께서 뜻밖에 서거하신 것은 당과 혁명에 있어 최대의 손실이며 우리와 온 겨레의 가장 큰 슬픔”이라고 눈물을 쏟아냈다.

1996년 발표된 조총련계 조선신보에 따르면, 리춘희는 지난 1966년 영화연극대화 배우과를 졸업한 후 1971년부터 아나운서로 지냈다.

그는 아나운서 활동 기간에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2차 남북정상회담(2007년) 등 중요뉴스를 전할 때마다 조선중앙TV의 최전방에서 활동했다. 그는 1994년 7월 9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 소식도 직접 전했다.

북한을 대표하는 여자 아나운서로 자리를 잡으며 ‘인민방송원’ ‘노동영웅’ 등의 칭호가 붙기도 했다.

리춘희는 자신의 독특한 화법과 관련해 “방송할 때 가장 유의하는 것은 보도성격에 따라 억양과 소리빛깔, 화술 방법을 바꾸는 것”이라며 “기본은 인민이 받아들이기 쉽고, 그들의 사상감정에 맞는, 그들이 좋아하는 화술 방법으로 보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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