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선국 기자] 한국장로교보수교단총연합회(한보총)가 지난 1일 창립총회 이후 대표회장 취임예배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보총은 대표회장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측 이기창 총회장을 추대했지만 이 총회장이 이를 유보해왔기 때문이다.

예장합동이 한보총 가입을 유보한 이유는 이단 혐의가 있는 일부 교단도 이 단체에 가입하려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합동 측은 최근 한보총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합동 측 관계자는 “한보총이 지난 9일 우리(합동 측)가 요구한대로 이단설에 연루된 3개 교단의 회원 가입을 유보하는 공문과 정관을 가져와 검토를 요청했다”면서 “정관은 수정사항을 조율한 뒤 20일 임원회 때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오는 20일 임원회 결의를 통해 예장합동의 한보총 가입여부가 판가름 나게 된다.

한보총은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설립됐다. 하지만 WCC를 반대하는 보수단체는 전부터 이미 존재했었다.

보수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역시 본래 WCC를 반대해왔으나 최근에 2014년 열릴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개최를 준비하면서 갑작스럽게 WCC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다. 만약 한기총이 WCC를 계속 반대했다면 한보총은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결론이다.

또 지난 1일 열린 한보총 창립총회 때 설교자로 나선 김준규(예장합동 증경총회장) 목사는 한보총 출범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WCC를 언급한 바 있다.

김 목사는 “WCC로 인해 과거 장로교가 갈라졌다”면서 “당시 WCC 가입 교단 중에는 ‘여호와의 증인’도 포함돼 있는 것을 알았기에 WCC를 강력히 반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복음을 지키고 장로교의 분열을 막고자 창립된 한보총에 합동 측이 가입할 경우 단체의 존립과 활동명분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연합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한 한기총이나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의 전철을 밟진 않을지 행보가 주목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