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미국은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6자 회담 재개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8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한 후 약식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고 9.19 공동성명의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주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은 그저 대화만을 위한 대화는 원하지 않는다. 대화를 계속하려면 한미 양국이 북한에 요구하고 있는 구체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짐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인도주의 지원과 한반도 안보를 연계하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에 대해선 “북한이 과거의 약속을 기억하고 유엔 결의안에 따라 미사일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북한 상황 평가와 함께 정보 공유와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공동조치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동북아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첩보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두 사람은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중단할 것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복귀시킬 것 등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에 동의해야 후속대화를 개최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신임인사차 한·중·일 순방에 나선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9일 중으로 주한 미 정부 관계자들과 지인을 만나고 10일 판문점 등을 시찰한 다음에 11일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이번 순방 목적은 북핵 후속대화를 위한 의견 조율로 알려졌다. 앞서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3차 북미대화 개최 계획에 대해 “북한을 만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대화 여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현 시점에서 판단할 때 조만간 3차 북미대화가 개최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도 2012년 강성대국 원년의 해를 눈앞에 두고 있는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북한이 중국과 접촉면을 늘려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 정부 역시 내년 대선 이전에 가시적인 대북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외교이벤트’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처지다. 이 같은 측면에서 남북대화나 6자회담 개최도 긍정적인 국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모멘텀을 유지한 상태에서 북한을 상대하자는 것, 그리고 선 남북대화 후 북미대화 로드맵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봤을 때 내년 초쯤에는 6자회담 등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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