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휘제 북한전략센터 통일교육 본부장
우리 남한에서는 성에 관한 교육이나 지식을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시작해 공식·비공식적으로 배우고 습득하게 됩니다. 관련 문제가 생기면 부모나 친구, 기타 지인에게 상담도 하면서 해결합니다.
과연 북한에서는 성교육이 어떻게 이뤄질까요? 궁금해서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탈북자 몇 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북한의 청소년들은 성교육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남녀학생들이 받는 성교육이라고는 중학교 마지막 해인 6학년 생물과목에서 동물의 암컷, 정자와 난자에 관해 배우는 것이 고작이라고 합니다.
1990년대 이전까지 여학생들은 여성의 위생유지, 육아법 등만 배울 뿐 임신 및 출산 과정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한과 달리 전문적인 성교육 서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이 스스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가 하는 질문에는 ‘다리 밑에서 주워온다’고 대답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남녀가 뽀뽀만 해도 임신하는 것’으로 안다고 합니다. ‘남녀 7세부동석’ ‘남녀가 만나면 220볼트 전기가 통한다’ 등의 말에서 북한의 성에 대한 무지 및 교육의 실태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남학생들이 성교육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기 때문에 죄의식 없이 여학생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한다고 합니다.
여학생들에 대한 성교육이 강화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중학교 학생들 간에 성문란풍조가 번지자 종전까지 예절 및 가사실습만 해오던 여학생 실습 기간에 남녀 간의 신체구조차이와 각종성병, 생리현상 및 피임방법, 이성교제 시의 주의할 점에 대한 내용을 교육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여학생들은 성에 대해서 어머니한테 조금은 듣기도 한다고 합니다.
최근엔 경제난으로 인해 물건을 훔치는 일이 허다한데, 학교에서는 도둑을 막기 위해 보초를 짝을 지워 세운다고 합니다. 이때 남녀학생 간에 같은 조를 이루게 되면 불순한 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며, 성인들이 밤에 학교에서 만나서 애정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이 종종 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남녀가 일정한 연령에 달하면 이성에 눈을 뜨게 되고 교제도, 사랑도 하며 한 쌍의 가정을 이뤄 살아갑니다. 그런데 북한의 성교육과 지식수준을 볼 때면 조선시대의 연애관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폐쇄적이고 통제된 사회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성은 아름답고 건전해야 합니다. 북한에서도 하루빨리 개방과 개혁을 해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사회를 건설해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