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한이 부산 개운사 삼선각 내 삼신할아버지상과 삼신탱화에 붉은 페인트로 훼손한 흔적.(제공: 부산 개운사)

종교적 불만 품은 자 소행 가능성… “상대 인정치 못하는 태도서 기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최근 원주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비(국보 제59호) 곳곳에 ‘십자가’ 표시의 흔적이 발견되는가 하면, 부산 해운대 지역 사찰 4곳에 괴한이 침입해 불상 등을 붉은 페인트로 훼손하는 등 잇따라 훼불 사건이 발생해 불교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 같은 훼불 사건은 해마다 끊임없이 일어나 종교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국보 제59호 원주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비가 ‘십자가’ 표시로 훼손된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됐다.

사진과 글을 게재한 한국티베트연구소 김규현 소장은 “고려시대의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비가 여러 곳 훼손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아마도 특정종교 광신도의 소행으로 보인다. 비의 높이가 무려 5m가 넘으니만큼 밤중에 사다리를 놓고 날카로운 쇠붙이로 특정종교의 표지를 그어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종교 광신도의 소행으로 추정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소장은 “현묘탑비는 우리나라 ‘차’ 자와 차의 다섯 가지 명칭의 하나인 ‘천’ 등 우리 차문화에 귀중한 명칭이 5곳이나 쓰인 비석”이며 “우리나라 금석학의 최고의 보배로 꼽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비석”이라고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부산 지역에서는 며칠 사이로 사찰 4곳에 괴한이 침입해 불상 등을 페인트로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역 불자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안긴 이 사건 범인 또한 특정종교인이나 종교에 불만이 있는 자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21일 범인은 자정에서 새벽 4시 개운사에 침입, 아미타부처님과 지장전에 모셔진 지장보살상의 얼굴에 붉은 페인트로 ‘X’자 표시했다. 또 지림사에 들어온 범인은 대형 유리창을 깨고 법당에 들어가는 대범함도 보였다. 이 범인은 대웅전에 있는 삼존불, 지장보살, 관음보살상 등을 훼손하는 한편 후불탱화와 법요집까지 훼손해 사찰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경찰은 의도적으로 불상을 훼손한 것을 보아 불교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이나 종교적 불만을 품은 사람 또는 특정종교의 광신도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사찰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는 한편 사찰 주변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계종 대한불교청년회 정우식 회장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이는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이 같은 범행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 정부도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장치를 마련하고 시민사회 또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저런 짓을 하는 사람은 짐승만도 못하다’ ‘비참하다. 총무원은 저런 걸 막을 생각은 없는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지’라는 등의 댓글을 남겨 특정종교와 조계종단을 겨냥해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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