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총회 잘돼야 WEA 총회도 성공 개최”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주요개신교단 양대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큰 행사를 앞두고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로 힘을 실어주며 실리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진보적 개신교단 협의체인 NCCK는 2013년 세계교회 일치와 협력을 모토로 하는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주도한다. NCCK는 그동안 에큐메니칼 운동의 일환으로 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사업에 힘써왔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인종과 종파를 초월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성경적 가치관을 통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으로 하나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기총은 그동안 WCC 총회 한국유치와 관련, 예장 합동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반대성명을 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한기총은 올 초 기자회견을 열고 “WCC를 용납하면 한국교회는 쇠퇴해진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WCC 총회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WCC의 신학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반대이유는 종교다원주의와 종교대화주의, 종교혼합주의, 가시적 교회일치주의 등이며 이것들은 오히려 교회를 분열시킬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교회는 1959년 WCC 가입문제를 놓고 장로교단이 현재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통합과 합동으로, 성결교도 기성과 예성으로 분열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기총에선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2014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확정된 일이 있었다. 지난 14일 한기총은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유치기념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NCCK의 주요교단인 예장 통합 측은 불참했다. 예장 통합은 “지난 94회 총회 때 ‘예의주시’로 결정된 J목사가 WEA 총회유치 및 준비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한기총과 J목사와의 관계를 분명히 밝히기 전까진 WEA 총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같은 날 아침 열린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부위원장 이영훈(NCCK 대표회장) 목사가 ‘한기총이 WCC를 반대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 목사는 “어제 한기총 대표회장(길자연 목사)을 만나 WCC 총회를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기로 약속을 받았다”며 “WCC 총회가 잘 돼야 WEA 총회도 잘 개최될 수 있기에 앞으로 반대는 없을 것이라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기총의 이러한 갑작스런 행태에 대해 WEA 총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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