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 필하모닉 예술감독 겸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Sir Simon Rattle)이 지난 15일 내한 공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대한 다수가 오케스트라 음악 듣도록
오픈리허설·디지털 콘서트홀 진행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오케스트라는 고가의 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가의 기계가 한 번 움직이는 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듣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네 번째 내한 공연을 마친 베를린 필하모닉 예술감독 겸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Sir Simon Rattle·사진)이 한 말이다. 그는 지난 15일 공연에 앞서 마련된 기자회견을 통해 베를린 필하모닉의 사명이자 교육 목적인 ‘음악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이같이 강조했다.

15년간 정기 객원 지휘자로서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했던 사이먼 래틀은 2002년 9월,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및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풀(full) 연주 일정과 긴 여정의 투어공연까지 모두 소화해내는 동시에 음반 녹음과 교육 활동에서 큰 공로를 인정받아 수많은 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공유하길 원하는 사이먼 래틀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오픈리허설을 진행했다. 그는 “음악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오픈리허설을 한다”며 “또한 음악을 들음으로써 그들의 삶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악은 우리에게 물ㆍ공기처럼 꼭 필요한 것이에요. 공개 드레스 리허설 때는 악기를 준비하는 모습부터 감흥을 주죠. 일종의 바이러스라고나 할까. 좋은 음악의 기운을 항상 나누고 싶습니다.”

▲ 지난 15일 예술의전당 공연. 이날 베를린 필하모닉은 사이먼 래틀 지휘로 말러 교향곡 제9번 D장조(Symphony No.9 in D major)를 연주했다. (사진제공: 크레디아)

그는 또 일명 ‘디지털 콘서트홀’ 사업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이 클래식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했다. 이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 HD 화질로 생중계되는 것으로, 생방송 후에는 비디오 아카이브를 이용해 감상할 수도 있다. 현재 100편 이상의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 실황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2년 사이먼 래틀이 창설한 베를린 필하모닉 교육 사업은 ‘워크숍’ 등을 통해 창의력을 개발하고 독립적인 사고력을 길러 음악적 재능을 개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미 수천 명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참가해오고 있다.

사이먼 래틀의 한국 사랑은 남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한국 관객들이 심취해서 음악을 감상하는 데 놀랐습니다. 그 침묵의 깊이를 통해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공연을 즐길 줄 아는 깊이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는 또 이어 “한국 관객들의 클래식 수용도를 보면 오랜 역사와 관습을 통해 녹아내려져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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