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牛), ‘소’하면 일을 떠오르게 하고 나아가 일꾼을 연상시키는 가축(家畜) 즉 육축(六畜: 소, 말, 개, 돼지, 양, 닭) 중 하나다.이렇게 접근하다 보니 우리가 말하는 소는 농부(주인)의 손에 이끌려 ‘밭 가는 소’가 아닌 ‘소같이 일하는 사람’을 이면에 두고 있었으니, 그 소는 소가 아닌 소같이 일하는 충직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이 대목에서 놓쳐선 안 될 깨달음이 있다. 밭 가는 소가 스스로 하는 게 아니고 주인(농부)에 의해 부려지듯이, 소 같은 사람 역시 누군가(주인, 농부)에 의해 부려진다는 사실이다.그래서인지 소는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코로나로 멈춰 섰던 글로벌 관광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단체여행으로 면세점을 싹쓸이하는 넘버원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해외 MZ세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자유여행으로 국내를 방문하며 K컬처를 만끽하는 중이다.여전히 K컬처를 통해 전 세계인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관광을 위한 행사나 축제 등 다양하게 즐길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만족할 만한 인프라와 선택지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최근 잠실과 성수동에 가보면 일본인,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얼마 전 언론은 사교육 업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검토 등에 참여한 교원들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산 사건을 보도하였다. 수능에 대한 문항 거래로 수사 고발된 사건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학입시에 수능성적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충격적이다. 더구나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어야 하는 수능 문제가 다양한 방법으로 유출되고 있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이다.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 경제발전을 위하여 많은 인재를 양성해야 했다. 특히 고등교육의 중심이
VOL. 1714 김진호 화백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이 라디오 방송에 나와 사과문을 발표했다.‘국민에게 드리는 사과문’이라면서 그가 낭독한 사과문의 문구는 거창했다. 하지만 사과문은 결국 허공을 도는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국민 곁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는 사과문이기 때문이다.방 위원장은 먼저 “국민 여러분,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했다. 또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
2023년 사교육비가 27조원이다. 정부는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대한민국 2023년 사교육 현황이 발표됐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은 설문 조사 7만 4000명 중 78%가 사교육을 받는다. 총금액은 27조원이며,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평균지출 금액은 55만원으로 나타났다.한국 공교육이 정상화 되지 못 하면서, 사교육만 증가하고 있다. 학생 수는 1% 감소했지만 사교육비는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5% 정도 증가했다. 사교육 증가는 우리나라 공교육이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 출산율이 0.60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이
김동희 건축가대구에 거점을 두고 건축을 하는 금창영 건축사가 있다.지방에도 좋은 건축사가 있으며 좋은 건축을 잘 만드는 건축가가 있기 마련이다. 성격은 부드럽고 목소리는 굵고 다정하다. 예비건축주라면 당연히 인상도 좋고 건축을 잘하는 건축사에게 일을 맡겨야 할 것이다.한 번도 병원을 가보지 않은 환자에게는 병원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건축사사무실에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해본 예비 건축사에게는 건축사 사무실이 부담일 수 있다. 낯설고 힘든 것이 당연하다.하지만 좋은 인상의 건축사가 실력을 갖추고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도시숲이 맑은 공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도시숲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요도시의 도시숲은 턱없이 부족하다.우리나라 전체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2021년 기준 11.48㎡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인 9㎡를 넘어선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수도권 등 대도시를 살펴보면 사정이 다르다. 서울의 경우 1인당 도시숲 면적은 불과 4.97㎡밖에 안 되며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를 달린다.그외 경기도(8.84㎡), 인천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유행어 가운데 ‘시대정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 시대 긴요한 정치인의 사상을 지칭하는 말일 게다.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시대정신(時代精神, spirit of the age, spirit of the time)은 한 시대에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이다. 이 용어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독일을 중심으로 등장했다’그런데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이 이재명 대표를 가리켜 ‘시대정신’이라고 추켜세웠다. 이 대표의 어떤 점이 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원래 북한 경제발전의 기반은 일제가 남긴 잔재가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실은 지방경제가 한몫을 했다. 산이 많은 북한에서 산열매를 이용한 식료품과 지방특산물이 1960년대까지 북한 인민들의 먹고 입는 문제를 해결해 줬다. 그날의 향수를 되살리기라도 하듯 김정은은 올해 연초부터 갑자기 ‘지방발전 20×10정책’을 강조하고 나섰다. 평양과 지방의 경제력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2021년부터 시작된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다 보니 지방경제의 낙후성이 더 심각하게 부각 됐
조국혁신당이 4.10 총선에 출마하는 비례대표 후보자 20인을 선정했다. 범죄 혐의를 받는 조국 대표와 황운하 의원을 비롯해 박은정 전 성남지청장 등이 명단에 올랐다. 조 대표는 입시 비리 등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 실형을 받은 사람이다.황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형을 받았다. 황 의원은 민주당이 공천 배제 쪽으로 검토하자 “당 지도부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다가 불과 11일 만에 민주당을 탈당하고 조국혁신당에 입당,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포함됐다.‘윤석열 찍어내기 감찰’로
여야가 앞다퉈 ‘막말 후보’들을 퇴출시키고 있다. 국민의힘 장예찬(부산 수영구) 후보는 ‘난교 옹호’ 발언에 이어 ‘(서울시민) 교양수준이 일본인 발톱’ 등 발언으로 물의를 빚게되면서 공천이 취소됐다.같은 당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개입설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진 지 1주일 만에 공천 취소가 결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정봉주(서울 강북을) 후보는 ‘DMZ 지뢰 피해자에 목발 경품’ 발언 사실이 알려진 지 사흘 만에 퇴출됐다.개혁신당에서는 이기원(충남 서천·보령) 후보 공천이 취소됐다. 이 후보는 지
김원희 ESG청색기술포럼 대표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뜨겁게 일고 있다. 올해 역시 생성형 AI와 함께 열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특히 자연을 모방하는 청색기술의 핵심인 AI가 궁극적인 모방게임을 즐기며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현대 기술의 진화 최전선에 있는 인공지능은 우리 사회의 지형을 재편하는 혁신적 잠재력과 혁신의 본질을 구현하고 있다. AI가 미래를 형성하는 중추적인 힘으로 떠오르면서 강력한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자연계의 복잡한 패턴과 프로세스를 반영한다. 수많은 AI 연구자들이 이러한 자
박희제 언론인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전쟁 현장의 고통스런 모습이 SNS와 TV 영상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날 것의 영상’들이 진실을 전달하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게 하면서 전쟁과 갈등이 사라지도록 하는데 얼마나 기여할까? 대중들이 비극적 영상을 보고 슬퍼하고, 아픔을 공유하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데 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칠 전 경기 가평에서 3만여 명이 모여 평화를 염원하는 종교 행사에 우연히 참석해 상념에 젖다 보니 필자 또한 그런 부
VOL. 1713 김진호 화백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박승석(朴勝錫)의 행적(行跡)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轉換點)이 생겼으니, 그것은 2009년 1월에 시작되었다. 구체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어느 전문가(專門家)의 도움으로 2009년 1월 12일에 박승석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이 조선총독부 관보(朝鮮總督府官報) 1913년 4월 14일자 기사(記事)에 게재가 된 것을 확인했다.그런데 여기에 나온 기사에서 종두인허원(種痘認許員)이 최초로 등장하였으니 필자가 종두인허원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바로 이 기사로부터 비롯되었다. 이와 관련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동진(東晋)과 남송(南宋)은 중국사에서 한족이 세운 왕조 가운데 북방 민족에게 쫓겨서 장강 이남으로 옮겨간 대표적인 사례이다. 동진은 그나마 생기와 멋을 보여주었지만, 남송은 어딘지 슬픈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인식이 과연 사실에 부합될까? 아니면 강력한 한족 중심의 민족적 패권주의에 오염된 인식일까?남송은 항주(杭州)를 정권의 중심으로 삼았지만, 뜻밖에 초기 제왕들의 자취는 소흥(紹興)에 남아 있다. 소흥은 구도시 전체에서 다른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맛이 숨어 있다.찹쌀에 보리누룩을 넣어서 담은
이문성 전 명지전문대 겸임교수/법학박사딥페이크(Deep-fake)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기술로 그림, 음악, 사진, 동영상 등 각종 이미지를 다양한 형태로 조작하여 만든 일련의 가짜 정보를 말한다.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fake)와 생성형 AI가 만나면서 만들어진 딥페이크의 파급효과는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카더라’ 스타일의 가짜뉴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공의 인물을 생성하여 인터뷰도 하고 연설도 한다. 심지어 2023년 3월 미국의 전직 대통령 트럼프가 경찰에 쫓겨 체포되어 교도소에 수감되는 사진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출국금지 해제 논란과 관련한 고발 사건을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담당하는 수사 4부에 배당했다. 이 대사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는 지난해 9월 민주당의 고발로 시작됐다. 하지만 그간 수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평가이다.공수처는 고발장 접수 후 4개월 만인 올해 1월 처음으로 해병대 사령부와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지만 아직 압수물 분석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한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그를 호주 대사로 임명했다. 공수처가 이 대사를
벌써 3주를 넘었어도 해결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집단 사직하고 근무지를 이탈하면서 시작된 의료 대란이 악화일로이다.이제 의대 교수들까지 단체행동에 나설 조짐이다. 서울대 의대, 울산의대 등이 잇따라 ‘전원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또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성명을 내고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이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받거나 동맹휴학 또는 수업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유급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정부를 상대로 집단행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