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부부라 하면 통상 남편이 소득을 벌고 배우자가 전업주부로서 가사를 책임지며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통계청 자료를 감안하여 전업주부의 노동가치를 경제적 단위로 환산하면 3인 가구의 경우에 전업주부의 노동가치는 월 175만원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그러나 가사도우미 비용을 견주어보면 전업주부는 최소 월 315만원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인정하는 여성의 가사 노동은 참으로 저평가되어 있다.외벌이 부부이든 맞벌이 부부이든 가족에서 차지하는 여성주부의 역할 비중은 경제적 평가를 넘어서서 참으로 크다고 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식 연설에서 ‘동료 시민’이라는 말을 10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오직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면서 헌신하겠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기자들 앞에서도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시민들 간의 동료 의식으로 완성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그 동료 의식을 가진 당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이 강조한 ‘동료 시민’이라는 말은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우리 사회에서 정치인들은 대개 ‘국민’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한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이 표현을 쓴 것은 자신의 정치 철학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숨진 30대 남성 2명이 모두 가족을 지키려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남성 중 한 명은 불길을 피하려고 7개월 된 아이를 안고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렸다.아이는 살았지만 아버지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옥상으로 대피하다 11층 비상계단에서 발견된 다른 사망자는 불이 나자 가족을 모두 대피시킨 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섰다고 한다. 이 사람의 70대 부모와 동생은 살아남았다.경찰과 소방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새벽 4시 57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 23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동물의 왕국에서는 서식 환경에 따라서 번식의 패턴이 결정된다. 암수의 짝짓기 전략이나 번식의 방식, 그리고 번식률 등 모든 면이 인간에겐 의식주로 불리는 서식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먹이가 풍부하고 경쟁자나 포식자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영역의 서식지인가 아니면 그렇지 못한 환경인가에 따라 짝짓기와 번식의 패턴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서식환경은 동물들이 영역을 정하고 살아가는 자연환경뿐 아니라 동종 내의 경쟁까지도 포괄한다.대체로 먹이가 풍족하고 서식 조건이 좋은 환경의 동물종은 짝짓기가 활발하고 번식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33일 만에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며 따뜻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영화 흥행의 주요 원인에는 2시간가량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없도록 쉴 틈 없이 쏘아붙이는 빠른 전개와 당시의 생생한 역사적 사건 조명,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정교한 편집과 플롯이 주효했다. 이번 웰메이드 작품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12.12 사태를 잘 모르는 MZ세대, 중고생까지 극장가로 불러들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서울의 봄’ 관객 중 50%가 20·30세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당의 현 상황을 야구에 빗댔다. “9회 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았어도, 스트라이크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을 절체절명의 순간인 9회 말 투아웃에서 나오는 대타 상황에 비유한 것이다.지금 국민의힘은 벼랑 끝에 몰려있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곳을 빼곤 전패한다는 관측이 당 내부에서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10.11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참패한 이후 대대적 쇄신을 다짐하며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혁신위
박희제 언론인겨울 철새인 떼까마귀 140여 마리가 약물 중독으로 땅바닥으로 추락하는 광경이 얼마 전 제주도에서 벌어졌다. 동공이 풀린 채 날갯짓도 못하고 널부러져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주민 신고와 동물구조사 돌봄으로 대부분 살아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독극물 해독제를 맞고 하루 만에 자연 방사되는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너무도 씁쓸한 일이다.텃새인 까마귀와 달리 떼까마귀는 몽골과 시베리아에서 매년 10월쯤 한반도 남쪽으로 내려와 6개월 정도 머물다 북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라고 한다. 몇 년 전 울산에 갔다 마을과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강수곤(姜秀崑)의 임진왜란 때의 행적을 전하는 행장(行狀)을 비롯해 묘갈명(墓碣銘), 묘지명(墓誌銘), 목민심서(牧民心書)의 공통점(共通點)이 있으니 고창 현감(高敞縣監)으로 재임하는 중에 어떤 사건으로 인해 파직됐다는 것이다.그런데 그 사건을 구체적으로 밝힌 자료는 권상하(權尙夏)가 전한 행장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만약에 그가 이러한 기록을 후세에 남기지 않았다면 현재까지도 강수곤이 무슨 이유로 현감에서 파직된 것인지 모를수도 있는 것이었으니 권상하의 선견지명(先見之明)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권
서울 시민들이 평일이나 공휴일 야간에도 의약품 구매를 할 수 있었던 건 ‘서울시 공공야간약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달 1일부터는 전면 중단된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종료됐다는 이유인데, 친서민적 사업이라 갑작스러운 중단에 비판이 거세다.공공심야약국은 ‘BEST-5 민생 규제혁신 사례’ 1위로 꼽힐 만큼 민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 같은 종류의 사업을 진행한다는 결정이 났다고 할지라도, 시는 실제 정부사업 운영 전까지는 공백기를 만들어선 안 된다.서울시 공공야간약국은 관련 조례가 통과된 지난
최병용 칼럼니스트요즘 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에는 이용자의 매너와 신뢰도를 나타내는 매너온도라는 제도가 있다. 필자의 매너온도는 99도로, 100도가 없으니 이용자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온도다. 필자와 거래한 397명의 거래자 중 396명이 “거래에 만족했다”고 응답한 덕분이다. 매너온도가 99도인 사람들은 약 0.04%로 전국적으로 1만여 명에 불과하다. 매너온도는 사람의 체온인 36.5에서 시작해 판매량, 나눔에 참여한 정도, 구매자들의 구매 후기 평가 등을 종합해 서서히 올라간다. 중간에 활동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前)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사건으로 18일 구속됐다. 지난 4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수사가 본격화한 지 8개월 만이다.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인적, 물적 증거에 관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만약 영화 ‘서울의 봄’이 역사적 인물과 사실에 완전히 기반하지 않고, 허구적인 인물로 스토리를 창조하며 시공간 배경과 소재만 차용을 했다면 반응이 폭발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앞선 한국 영화들이 실화 인물과 소재를 강조했는데도 실패한 상당한 요인이 여기에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이 불러온 대중적 주목과 그에 따른 흥행은 더 이상 관객들이 사실에 치중하지 않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팩트체크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 중요한 미디어 상황이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객관적 사실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000만 관객 돌파를 향해 인기몰이를 이어가자 정치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군부에 비유하며 정부와 여당 때리기에 나서고 있고, 국민의힘은 야당이 군부독재의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다며 반격하고 있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역사는 순풍에 돛을 단 유람선처럼 오지 않았다. 어느 곳 하나 성한 데 없는 상처투성이의 모습으로 수많은 주권자의 피를 먹으며 자라났다”고 적었
더불어민주당이 반민주적 입법을 추진하며 폭주하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에 회부해 제동을 걸려고 했지만 진보당 강성희 의원을 안건조정위에 투입해 일사천리로 의결한 것이다. 민주당은 여당이던 2021년 유사한 법 제정을 추진하다가 비판 여론으로 거둬들인 바 있다.이 법은 관련법에 따라 유공자로 예우받는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이 아닌 6월 민주항쟁 등 다른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다치거나 숨진 이들을 국가보훈부 심
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혜성같이 등장한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은 이름부터 독특했다. 영어약칭 BTS는 영어음차인 ‘Bang-tan Sonyeondan’에서 따온 것이지만 영어로만 ‘Bulletproof Boys’에서도 차용이 가능한 애칭이다. 방탄소년단의 이름에는 ‘방탄’의 사전적 의미대로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으로 “10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힘든 일, 편견과 억압을 우리가 막아내겠다는 심오한 뜻을 담아냈다”고 밝힌 점에서 MZ세대를 대변하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공식데뷔일은 2013년 6월 13일로 올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매란국죽(梅蘭菊竹)’을 사군자라고 부른다. 찬 겨울을 맞아도 푸른 자태를 잃지 않는 것이 군자의 의기와 같다고 붙인 이름이다. ‘난은 천리까지 향기를 퍼뜨린다(蘭香千里)’는 말이 있다.조선 최고의 명필인 완당 김정희 선생(1786~1856)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난(蘭)’이 아닌가 싶다. 난을 완당은 매우 애호했다.그러나 정작 자신은 난을 즐겨 그려 돌리지 않았다. 완당은 평소 자신의 글씨를 부탁하는 이들에게 잘 써 주었지만 묵난 만큼은 인색했다.완당집을 보면 “난을 그리려면 ‘문자향서권기(文字香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그의 거취가 주목됐는데 결국 사퇴한 것이다.김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저의 몫”이라는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의 퇴진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여당은 쇄신 동력을 확보하고 반전을 꾀할 기회를 갖게 됐다.그동안 김 대표의 사퇴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짝퉁(가품) 논란을 빚어왔던 알리익스프레스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3년간 지식재산권(지재권) 보호 강화에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알리익스프레스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가품이 판을 치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다.지난 10월 열렸던 국정감사에서 가품과 관련해 질타받았던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가품으로 의심되는 구매 상품의 경우 90일 이내 증빙 서류 없이 100% 환불 조치를 통한 소비자 보호 ▲검사 시스템 도입 ▲제3자와의 ‘미스터리 쇼퍼’ 제도
최병용 칼럼니스트한 유튜브 출연자가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에요. 대한민국에서 이 말을 왜 못 해”라고 한 말을 두고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이다. 대한민국과 북한은 전쟁이 종식된 종전 상황이 아닌, 휴전선을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휴전 중이다. “북한이 주적”이란 말을 했다고 논란이 되는 게 더 이상하다. 청소년들에게 통일교육도 필요하지만, 호시탐탐 도발할 기회를 엿보는 북한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주적이란 교육이 더 중요하고 우선이다.필자는 10년간 장교로 복무했다. 훈련할 때 적은 항상 북한군이었다. 북한군이 다시 전쟁을 일으켜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이 11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지난 9월 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 이후 자리가 공석이 된 지 77일 만이다.김명수 전임 대법원장의 임기가 지난 9월 24일 끝났지만, 후임자를 구하지 못해 선임대법관이 그간 권한대행을 맡아 사법부를 운영해 왔다. 김 전 대법원장 후임으로 지명됐던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재산 신고 누락 의혹과 여야 대치 속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낙마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달 8일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유남석 전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하면서 한 달가량 양대 최고 사법기관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