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손휴(孫休)는 손권(孫權)의 6남으로 13세에 중서랑 야자(射慈)와 낭중 성충(盛沖)을 스승으로 모셨다. 태원2년(252) 낭야왕이 되어 호림에서 살았다. 4월에 손권이 죽고 회계왕 손량(孫亮)이 뒤를 이으면서 제갈각(諸葛恪)이 정권을 잡았다. 제갈각은 장강 유역의 군사적 요충지를 차지한 종친왕들을 견제하기 위해 손휴를 단양군(丹陽郡)으로 옮겼다. 몇 년 후 손휴는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을 꾸었다. 돌아보니 용의 꼬리가 없었다. 손량을 폐출한 손침(孫綝)이 손해(孫楷)와 동조(董朝)를 시켜 손휴를 맞이하려고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지난 100년간 한국인이 가장 즐겨하는 놀이가 화투다. 화투(花鬪)는 19세기말 일본상인들이 조선에 퍼뜨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일본의 게임기 회사인 닌텐도가 전파했다는 설도 있다. 닌텐도는 1889년부터 현재까지 화투를 제조하고 있다.화투의 유래는 중국의 투전이 유럽으로 건너가서 카드가 됐고, 16세기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 서양의 카드놀이 ‘카르타(carta)’가 일본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화찰(花札: 하나후다)’이라고 부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하나후다’를 즐기는 인구가 크게 줄
최상현 주필 쓰기 민망한 표현이지만 10여일 이례적으로 긴긴 휴일을 실컷 즐긴 추석은 사람마다의 형편이 다를 것임에도 그것과 상관없는 질펀한 놀자 판이었다. 근로자들에게 추석 보너스(bonus)를 두둑히 쥐어줄 수 있는 기업인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는 필시 경영 능력이 탁월하고 상생(相生)의 인본적(人本的) 이치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인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기업 경영이 자선사업은 아니다. 한달이라야 겨우 30여일, 그나마 근로일수는 토요일 일요일 국경일 등을 빼고 나면 그것에 훨씬 못 미친다. 기업인 입장에서 이렇게 근로일수가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단군이래 가장 길었다는 올 추석연휴가 끝난 10일, 많은 스포츠팬에게 충격을 안긴 부고 기사가 전해졌다. 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조진호(44)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 구단은 “조진호 감독이 이날 오전 부산 자택 주변 산책로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 밝혔다. 40대의 한창 나이에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니, 슬프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새삼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면서 그를 처음 만났던 26년 전 남북축구 단일팀 시절이 떠올랐다. 필자가 스포츠기자를
황금연휴가 끝이 났다. 황금들녘은 어울리지만 황금연휴라는 표현은 왠지 어색할 정도로 유익했다기보다 어쩌면 지루하고 막연하고 어색하고 씁쓸했던 기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한다. 어찌됐던 길고 긴 연휴의 여정을 끝내고 이제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와 분주하게 아침을 여는 모습이다.연휴 중 ‘낀 날’인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의사봉을 세 번 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국민들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10일간의 연휴를 갖게 됐다.아쉬운 것은 연휴 자체보다도 연휴를
정라곤 논설실장/시인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오래전 농경사회에서 유래됐지만 여기서 사용된 월력은 음력이다. 5월 농부, 즉 양력 6월이 되면 농촌에서는 모내기가 시작되고 농사일로 바쁜 때라서 농부의 등에 땀이 마를 날이 없다는 뜻이다. 여름철 농번기에 비지땀을 흘리면서 농사를 짓다보면 어느덧 곡식이 잘 자라 수확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 때가 음력 8월, 양력으로 치자면 9월(늦을 경우 10월 초·중순)경이다. 농사일이 거의 마무리된 때라 힘 덜 들이고 일을 할 수 있어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는 의미의 ‘8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일년 내내 시집살이하던 며느리가 추석전후로 딱 하루 친정 엄마를 만나러가던 풍속 ‘반보기’.“하도 하도 보고 지워/ 반보기를 허락받아/ 이내 몸이 절반 길을 가고/ 친정 어메 절반을 오시어/ 새중간의 복바위에서/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엄마 엄마 울 엄마야/ 날 보내고 어이 살았노…” 전래민요 ‘반보기’ 내용의 일부다.친정까지 반만 간다고 해서, 친정 가족들 반만 만난다 해서, 또 눈물에 가려 어머니의 얼굴이 반만 보인다 하여 ‘반(半)보기’라 불리던 애틋했던 풍속이다.당시 며느리들에게 언감생심 친정나들이는
장순휘 청운대교수, 정치학박사 문화안보연구원 이사 ‘택시운전사’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하 5.18)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이 중심이 되어 신군부의 퇴진과 민주정부수립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할 때 당시 신군부의 진압과정에서 빚어진 사회적 비극의 단면을 한 서울 택시운전사와 독일인 카메라기자 힌츠페터씨가 주인공이 되어서 취재한 광주시내에서 벌어진 사실(facts)을 재구성한 작품이다.영화 ‘택시운전사’에서 힌츠페터 기자는 당시 신군부에 의해 언론이 철저히 통제된 상황에서 독일ARD 주일특파원으로 무작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집과 차가 날아가고 바람이 나무들조차 뽑아 버리는 강도 센 태풍이 휘몰아 칠 때 정작으로 태풍의 눈에 있는 지역은 잠잠하다. 우리나라에 곧 전쟁이 터질지 모른다는 외신들이 난무할 때 정작으로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관련공직자들은 너무도 평온하게 휴가를 즐기고 있다. 연신 외신들이 사태의 긴박함을 타전하고 우리 국민들에게 인터뷰를 해도 국민부터 지도자까지 휴가를 말하는 태평한 언행에 말을 잃었다. 정말 태평해도 되는가?태풍을 겪어본 사람들은 태풍에 눈에 있다고 안심하지 않는다. 곧 있을 엄청난 회오리에 대비해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백중(百中)은 음력 7월 15일을 말한다. 백종(百種), 우란분재(盂蘭盆齋)라고도 하며 불교의 명절 중 하나이다. 백중은 신라와 고려시대의 국가적인 행사였고 전통적인 명절이었다. 나라에서는 종묘에 제사를 올렸고 민간에서도 조상을 모신 사당에 천신차례를 지냈다. 오늘날 전통사회의 백중 풍속은 거의 사라졌으나 불교를 믿는 일부 가정에서는 절이나 무당 집에 가서 부모님의 왕생극락과 보은치성을 드리기도 한다.홍석모의 ‘동국세시기’는 “백중은 불가에서 유래된 것으로 고려시대에는 우란분회를 열어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해
한병권 논설위원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경기가 야구다. 특히 프로야구에는 팀마다 힘과 배팅기술이 뛰어난 강타자와 교타자가 즐비하다. KBO리그도 장기레이스이다. 그런 만큼 인재스카웃과 동계훈련을 통해 미리미리 투수력을 잘 갖춰둔 팀이 유리하다. 크게 나눠 강속구 투수와 기교파 투수가 있다. 일단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갖고 있는 투수가 경쟁력에서 앞선다. 보통 승용차 주행 속도보다 빠른 시속 150㎞를 오르내리는 직구는 타자가 정확히 때려내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무브먼트(movement)라고 하는 볼 끝에 힘이 실리면 속된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맞은 여름휴가 첫날인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을 깜짝 방문했다. 동계올림픽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이희범 조직위원장의 안내로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스키점프대로 올라가 4층 전망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시설물들을 둘러봤다. 전망대에선 바로 밑 스키점프대를 비롯, 올림픽 스타디움, 알파인 경기장, 크로스컨트리센터 등이 시원스레 펼쳐진 모습을 감상했다. 내년 2월 개막을 앞두고 평창올림픽 현장은 거의 단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여름 세시풍속 가운데 음력 6월 15일의 ‘유둣날’이 있다. 잊혀져 가고 있는 고유한 풍속의 하나다.유두(流頭)는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으로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의 줄임말이다. 동쪽의 맑은 시냇가에서 머리 감고 몸을 씻는다는 의미인데 경상도에서는 ‘물맞이’라고도 한다. 우리 선조들은 동쪽은 청(靑)이며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곳이라고 믿기 때문에 ‘동쪽에서 흐르는 개울(東流)’을 통해 여름철 질병과 더운 날씨를 이겨냈다. 아울러 조상과 농신에게 햇과실과 음식을 차려 제를 지냄으로써 안녕과 풍
한병권 논설위원 중국에서 어떤 스님이 동산양개스님에게 물었다. “추위와 더위가 다가오는데 어떻게 피하시렵니까?” “왜 추위도 더위도 없는 곳으로 가지 않느냐?”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이 어디에 있습니까?” “추울 때는 자네도 춥고 더울 때는 자네도 더우면 되지.” 불가(佛家)에는 피서에 관한 비슷한 얘기가 또 있다. 조산스님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에 어디서 피서하려느냐?” “확탕·노탄 지옥에서 하겠습니다.” “지옥에서 어떻게 피서를 하겠느냐?” “전혀 괴롭지 않으니까요.” 황룡오신 스님이 말했다. “선(禪)을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복날의 복(伏)의 어원은 알 수 없다. 최남선의 ‘조선상식’에 따르면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 풀이된다. 이 말은 ‘더위를 제압하고 굴복시켜 이긴다’는 뜻이다.복(伏)날은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오행으로 볼 때 가을철 금(金)의 서늘한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 불(火)의 더운 기운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세 번 굴복 하는 것이 삼복이다. 이때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로 ‘삼복더위’라 한다.삼복은 중국 진나라(기원전 676) 때부터 시작돼 오늘날까지 우리
강종문 전남 나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무더위로 심신이 지쳐가는 우리에게 휴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설렘이 밀려온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지인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이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휴가철만 되면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우선 차들의 이동으로 인한 교통사고 빈발에 따른 사망사고, 휴가철인 7·8월에 평소보다 20∼30%가량 증가하는 빈집털이, 피서지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몰래카메라에 촬영과 성추행·성폭행 등 여성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특히 성폭력범죄의 재범
글 정라곤 시인 | 그림 김진호 화백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선서 후 내린 첫 업무 지시가 ‘일자리위원회 설치·운영’이었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설치하고, 청년고용할당제 등 일자리를 직접 챙기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도 했다. 실업률이 사상 최악인 상황에서 ‘일자리 대통령’으로서 실업, 특히 청년실업 문제 해결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失業)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매우 바람직한 조치이다.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 수는 2657만
최상현 주필 느닷없는 비행기 소음에 시민들은 전쟁이 터진 줄 알고 놀랐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했을지 모른다. 시민들을 놀라게 한 것은 우리 공군의 에어쇼 비행 팀인 정예 ‘블랙 이글스’의 연습 비행 소음이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펼쳐질 연습 비행에 대한 사전 공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탓에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비행폭음에 놀란 시민들은 황급히 실외로 뛰쳐나와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했단다. 어떤 초등학교는 수업을 중단하기도 했었다. 다행히 굉음을 내며 하늘을 누비는 비행체들은 폭격기나 전투기가 아닌 우리의 사랑을 흠뻑 받아오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가르치는 자는 많으나 참 스승이 없다’는 말은 멀리 공자 시대에도 나왔다. 예나 지금이나 스승다운 스승을 찾을 수 없다는 한탄이 등장하는 것일까. 스승도 인간이라 도리(道理)보다는 권력이나 물욕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유교사회에서 제자에게 감명을 준 스승은 산속에 살았다. 한양 근교로 낙향했다가 관직을 제수하면 서둘러 떠나는 학자들은 존경 받지 못했다. 그러니까 학문이 깊은 학자일지라도 벼슬지향적이면 올바른 스승의 반열에 오르기 어려웠다.조선 명종대 속리산에 은거한 대곡(大谷) 성운(成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