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소설가 흉노 토벌을 위해 한나라 사자로 파견된 장건은 흉노 출신 감보를 데리고 월지로 가다가 흉노에 붙잡혀 10년 동안 있으면서 아내도 얻고 자식도 낳았다. 행동이 자유로워진 장건은 흉노를 탈출해 대원을 지나 월지에 갔으나 대월지의 새로운 왕은 흉노에게 보복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귀국하던 장건 일행은 흉노에 또 잡혀서 일 년 만에 가족과 탈출해 무사히 귀국했다.한나라 조정은 장건을 태중대부로 승진시키고 흉노인 감보에게는 봉사군의 직위를 주었다.장건은 몸이 건강하고 너그러우며 신의가 두터운 사람이었다. 그 인품으로 다른 나라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늙은 남편이 집을 나가 강을 건너자 아내는 붙잡으려 따라 나섰다. 울며 위험하다고 외쳤으나 남자는 말을 듣지 않았다. 노인은 강은 건너다 그만 물에 빠져 죽는다.아내는 털썩 그 자리에 앉아 처절하게 울기 시작했다. 이를 곽리자고(霍里子高)가 지켜보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전한다. 아내 여옥(麗玉)은 슬픈 얘기를 공후인에 담았다. 가장 오래 된 가요 공후인(箜篌引)가에 담긴 사연이다. 왜 노인은 아내의 간절한 소리를 듣고도 강을 건너야 했던 것일까.백제 도미부인의 설화에는 숭고한 부부애의 애절함이 있다.
지난 26일에는 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으로 막혔던 청와대 앞길이 5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구중궁궐 내지 비밀의 궁으로 국민들에게는 마치 다른 세계를 연상하게 하는 이상한 나라에서 정상적인 나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조선 태종에서 문종 때까지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왕에게 직접 알리는 신문고 제도가 있었다면,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켜지는 ‘광화문 1번가 국민마이크’가 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양한 계층이 소외되고 억울하고 개선돼야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시인 도종환은 ‘접시꽃 당신’이란 시로 수많은 여심들을 흔들어 놓았다. 시골 교사시절 박봉으로 아내에게 옷 한 벌 사주지 못했던 시인은 아내가 죽어서야 삼베옷을 한 벌 입혔다. 이런 눈물겨운 시어(詩語)들이 많은 이들을 울린 것이다. ‘접시꽃 당신’은 이렇게 시작된다.-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주체(朱棣, 1360~1424)는 명태조 주원장의 4남으로 대명의 제3대 황제이다. 1402년에 등극해 연호를 영락(永樂)으로 삼았으므로 영락대제라고 부른다. 남경인 응천부에서 태어나 명왕조 건립 이후에 연왕으로 봉해졌다. 봉양에 있을 때부터 민정을 잘 파악했다. 북평의 번왕이 된 후 여러 차례 북방에서 군사활동을 펼치면서 두 차례 북정하여 북방군대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건문제가 삭번정책을 채택하여 주체를 감시하고 그의 군대까지 빼앗으려고 하자 정변을 일으켜 건문제를 공격했다. 건문제는 죽음을 확인할 수 없을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문재인 후보는 거대한 촛불민심의 힘으로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민심에 충실한 정부가 돼야 하는 이유다. 촛불민심의 정신은 헌법과 법률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고 켜켜이 쌓인 각종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고 인간 존엄성을 짓밟는 제도와 관행을 없애는 것이다. 촛불항쟁은 동학농민혁명, 3.1운동, 4.19혁명, 광주항쟁, 6월 항쟁의 역사적 전통을 잇는 국민항쟁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불의한 권력을 용납하고 넘어간 적이 없다. 참고 참다가 기성정치가 해결하지 못하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박근혜 정부가 중산층 주거안정을 내세우며 보급하기 시작한 뉴스테이는 지금까지 1만 8000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했고 올해 안에 15만 가구의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홍보에 올인 하고 있지만 뉴스테이는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우선, 저소득층과 소득 50% 이하 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제공돼야 할 공동토지와 공적 자원을 재벌 대기업에게 선심 쓰듯이 퍼 주고 있다. 건설 대기업이 중심이 된 기업형 임대업자에게 공공택지를 싸게 공급하고 세제를 지원하며
진형민 강원 고성소방서장 작년 10월 말에 화재예방을 위한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세운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해가 바뀌어 1월이다. 비록 예년보다는 따뜻한 겨울이지만 식당을 가든, 집을 가든, 그 어디를 가보더라도 난방기구가 설치돼있지 않은 곳이 없고 이는 곧 우리가 가는 모든 장소에 화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여러분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얘기는 화목보일러에 관해서다. 화목보일러란 쉽게 생각해서 외장형 아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연소실에 나무나 기타 연소 가능한 연료를 넣고 그 열기로 물을 끓여 일정한 온도에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은을 멸망시킨 주는 봉건을 시행할 때 건국에 가장 공을 세운 주공단과 여상(呂尙)을 산동 지역에 봉했다. 그러나 각자 통치의 기반을 구축하는 방법은 상반적이었다. 주공은 무왕 사후에 섭정을 하느라고 봉지인 노(魯)를 아들 백금(伯禽)에게 맡겼다. 백금은 아버지 대신 산동성 곡부로 갔다가 3년 후에 낙양으로 돌아와 경과를 보고했다. 주공이 왜 늦었느냐고 물었다. 백금이 대답했다.“현지의 풍습과 습관은 물론 예의와 제도까지 바꾸느라고 지금에야 뵙습니다.”백금과 같은 시기에 봉지로 출발했던 태공망 여상은 산동성 치
나이 마흔, 봄박세현(1953~ ) 살아보려고 지방대학에 이력서 제출갓 마흔에 원주에 와 국어를 가르쳤다논문도 쓰고 시도 막 가르치고 겁이 없었어이젠 약아졌고 힘 빠져서 시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나도 살아야지치악산 구룡사 계곡에 가 놀다가처용처럼 돌아온 외로움의 총계가 마흔나의 봄이었지나의 많은 봄날이었다구그 시절 눈트고 지낸 산벚나무와는지금도 덤덤하게 연락하고 산다딴 건 몰라도 나의 마흔은 아까워서다 살지 않고 남겨놓은 장소 거기다가끔 가보고 싶다. [시평]나이 마흔을 공자께서는 불혹(不惑)이라고 했던가. 젊은 시절의 열정도, 또
정라곤 논설실장/시인 朴 선생! 지금쯤 설악산은 절정기를 지나 단풍이 남쪽의 산야로 내려가고 있겠지요. 이곳 이국땅에서도 가을이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답니다. 우리 일행은 어저께 우시를 거쳐 쑤저우로 와서 즐거운 여행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요. 상하이 바로 위쪽에 위치한 쑤저우는 “인간천당(人间天堂)의 아름다운 명예, 저명하고 문화의 이름 있는 도시”라는 명색에 맞게 중국 최고의 관광지 중 한 곳이랍니다. 그러니까 중국에서는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抗) 즉 ‘위에는 천당이 있고 아래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는 말이 생겨난
언젠가부터 우리의 삶 속에 뿌리내리며 자리 잡고 있는 의식과 가치관이 있다. 이는 우리 고유의 전통과 찬란한 역사 문화유산마저 배척하며 그 위에 군림하며, 우리의 모든 생각과 의식을 사로잡아 굴복시켜 왔다. 그 정체는 바로 설익은 기독교 문화며, 이 기독문화는 오늘날 기득 권력이 되어 모든 분야로 하여금 종노릇 하게 하고 있다. 이 기득권은 정치·사회는 물론 언론마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각 분야에 걸쳐 깊숙이 뿌리내리며 민족 고유의 정신마저 파괴시켜 무너뜨리고 있다. 이 기득권은 다수라는 힘으로 모든 계층과 분야를 장악
최상현 주필 ‘하나의 중국’은 현실적으로 실현된 ‘통일 중국’을 가리키는 구호는 아니다.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 미래지향성의 꿈이다. ‘하나의 중국’이 언제 이루어질지에 대해 날짜를 못 박을 수도 없다. 그날은 멀 수도, 가까울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실수’를 피하는 애매하고도 정확한 어법이 될 듯하다. ‘하나의 중국’은 아직은 이질적인 주권적 실체(entity) ‘둘’을 내포하는 ‘허울’에 불과하다. 그 둘의 ‘하나’는 광대한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이며 또 다른 ‘하나’는 중화민국으로 불리던 타이완이다. 그 둘은 서로 정치
최상현 주필 전투마다 동학농민군에 관군이 격파되고 쫓기면서 전주가 함락되자 초조해진 고종과 민 왕후는 청군을 불러들였다. 이에 응해 청군이 들어오자 일본 역시 1884년에 맺은 톈진(天津)조약을 내세워 군대를 이 땅에 보냈다. 톈진조약에는 두 나라가 조선에 파병하거나 조선에서 철수할 때 피차에 통보하고 두 나라가 동시에 파병 또는 철수키로 한 조항이 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두 나라의 군대가 들어오자 동학농민혁명군은 그들에게 개입 명분을 주지 않으려 관군과 ‘전주화약’을 맺고 싸움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들의 승냥이 본성이 그것으로 거
최상현 주필 미국은 세계 문제에 가장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동북아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분명한 입장을 취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 극우 입장에서 역사를 세탁하고 수정하려 함으로써 부질없이 이웃나라들과의 갈등을 키워가는 일본의 아베 수상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망동(妄動)이 제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금처럼 일본의 아베가 우러러 볼 만큼 국제 정치 역학적으로 강하고 우월한 한 일본은 미국의 말을 거역하지 못한다. 그것이 일본이라는 나라의 교활한 속성이며 이중성이라는 것은 우리가 체험한 역사적 과거로서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콴유 전 총리가 지난 23일 9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깨끗하고 부유한 도시, 청렴한 공무원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울 정도로 엄격하다는 벌금과 태형 제도 등이 싱가포르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선일 것이다. 바로 지금의 이 싱가포르를 만든 주역이 리콴유 전 총리다. 그의 타계 소식에 싱가포르가 슬픔에 잠겨있는 것도, 전 세계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유도 그가 싱가포르라는 한 나라를 위해 바쳤던 열정과 지도자로서의 리더십 때문이다. 리콴유의 리더십을 얘기하기에 앞서 잠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역사에
어처구니없는 인명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22일 인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캠프장 텐트 화재로 인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는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사업주, 사용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미연에 사고가 예방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전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사고는 당국과 사업주의 안전 불감증과 불완전한 시설을 찾는 이용자들의 사소한 부주의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끔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한 동막해수욕장의 글램핑 인디언텐트는 북미대륙 인디언 원주민들이 사용한 원뿔형의 천막인 ‘티피’ 모양으로
정라곤 논설위원 시인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데에 비해 생산 효율이 매우 낮은 국가기관을 들라고 한다면 우리 국민은 주저하지 않고 국회를 지목할 것이다. 국회를 두고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비용·저효율’의 대명사로 낙인찍고 있는바 국회 상임위원회 중에서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단연 으뜸이다. 19대 총선을 불과 50일 남겨놓고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아 선거업무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겪은 고초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공직선거법에서 선거 1년 전까지 선거구가 확정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국회는 법정기구인 ‘국회의원
최상현 주필 병사로 군에 다녀온 사람들이 모이면 할 얘기들이 많다. 얘기꽃이 활짝 피기 마련이어서 쉬지 않고 날밤을 새우래도 새울 것이다. 경쟁적으로 나서는 화자(話者)들이 신이 나다보면 다소는 과장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너무나 많은 경우에 마치 딴 세상 체험과 같은 얘기를 허다하게 듣게 된다. 어떤 경우는 솔제니친이 쓴 ‘수용소 군도’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연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가 하면 ‘몬도가네’ 영화를 보거나 절해고도 감옥에서 탈출한 ‘빠삐용(Papillon)’의 고백을 듣는 것 같기도 하다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지난 2011년 9월 미국은 선발명주의(First to Invent)를 선출원주의(First to File)로 바꾸는 즉, 발명을 먼저 하는 자가 아니라 출원을 먼저 하는 자가 특허권을 갖게 되는 내용으로 특허법을 개정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개정안을 미국 최고의 공립학교인 토마스 제퍼슨 과학기술고등학교에서 서명하였는데 서명 전 연설에서 “앞으로 학생들의 머리가 특허를 생산하는 두뇌공장이 돼야 하고 학생들이 과학기술과 지재권에 대한 전문가가 돼야 세계특허 전쟁에서 승리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