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북위가 동서로 갈라지자 중국은 소연(蕭衍)이 세운 남조의 양(梁)과 함께 삼국의 분열시대로 접어들었다. 객관적 국력이나 문화적 측면에서는 서위가 가장 약했다. 과거 정치적, 문화적 중심이었던 관농은 외진 곳으로 변했다. 그러나 우세한 문명은 야성의 충격을 견디지 못한다. 서위에는 우문태(宇文泰)라는 영웅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전통과 북방민족의 강점을 융합한 강력한 개혁을 추진했다. AD 550년, 동위의 고양(高洋)이 제위에 올라 국호를 제(齊)로 정했다. 그가 북제 문선제(文宣帝)이다. AD
한병권 논설위원 요즘은 둘 셋만 모여도 나라걱정, 경제걱정이다. 필자가 엊저녁 동네 텃밭에서 만난 이웃들도 마찬가지였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임한 한 이웃(83)은 보릿고개에 시달리던 60년대에 독일 등에서 차관을 도입하고 간호사 광부 등을 해외에 파견해 한국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사업에 관여했던 것을 늘 자랑스럽게 회고하는 이다. 그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민족 고유의 덕목인 예의범절이 퇴색하고 청년실업난이 심화돼 우리 사회 전체가 위기”라고 전제, “‘하면 된다’고 구호를 외치며 국민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준 박정희 대통령
최상현 주필 옛날 사람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을 떠올리는 것은 세상의 불의를 나무라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불의한 사람들을 호되게 꾸짖는 나라의 어른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에서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같은 꼿꼿한 어른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불의와 혼란을 질타할 공정한 역할자도 없다. 김시습은 길을 가다가 사인교에 몸을 비스듬히 젖혀 기대어 안하무인으로 오만하게 행차하는 고관대작의 앞을 가로막고서 큰 소리로 혼내주는 것 정도는 예사였다. 심지어는 짜증이 나도록 오래 벼슬자리에 붙어있는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최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세력끼리는 강약의 구분이 있다. 강은 승리의 조건이지만, 그것만으로 승리를 보장할 수는 없다. 약은 힘이 부족하지만, 도저히 승기를 잡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 조건이 주관적 노력을 능가할 수는 없다. 약자도 강자의 약점을 잡으면 이길 수 있다. 중국사상 유일한 여황제 무측천(武則天)은 존호부터 읽기가 난감하다. 일반적으로 ‘則’은 ‘칙’으로 읽지만, 則天은 하늘을 본받는다는 의미이므로 ‘측’으로 읽어야 한다. 그녀는 뛰어난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여 권력을 장악했다. 모두 숨을 죽이고 감히 나서서 못했지
최상현 주필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패망으로 해방은 됐으나 한국에 돌아온 것은 자주독립의 기회가 아니었다. 도리어 남북분단의 비극이 찾아왔다. 북위 38도선 이북에는 소련군이, 이남에는 미군이 각각 진주해 한반도의 허리가 잘리게 된 것이다. 소련은 일제의 패망이 확실해지고 승전국 미국이 긴 전쟁으로 탈진해 있는 틈을 타 일제가 항복하기 불과 6일 전에 약삭빠르게 대일 선전포고를 했다. 그리고는 파죽지세로 한반도에 점령군을 투입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소련의 독자적 행동이 아니었다. 그 이전에 미국의 루스벨트, 영국의 처칠,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