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15일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군사당국자회담을 열었다. 물론 별 성과 없이 끝나긴 했지만, 만남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 남북 군사회담에서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배후로 지목돼 온 북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7년 만의 일이다. 그만큼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남북 간의 군사회담은 모든 대화 채널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금방 만나서 금방 성과를 낼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장성급의 군사회담까지 합의한 남북 양측의 진정성과 결단은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그러나 아쉬운 대목은 이번에도 비밀
한병권 논설위원 묵묵히 수행에만 정진하는 영혼들에게 하늘의 신령스런 축복이 내려진 것이었을까. 한 스님은 올봄 빗방울 하나 떨어지지 않은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떠 아름답게 수를 놓은 모습을 목격했다. 직지사 선원장을 지낸 이 스님이 도량 터를 닦고 선원(禪院) 건립을 마친 날이었다. 스님이 강원도 정선에 참선수행자들을 위한 선원을 개소했다는 말씀을 들은 지 오래. 시간에 쫓기더라도 산사에 한 번 들러 쉬어가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한 번도 찾아뵙지 못했으니. 숙세(宿世)의 업이 깊어 허둥대며 생업전선에 바쁘다는 핑계로 필자는 마음이야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지난 4일 주말에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한의 최고위 지도층의 전격 방한으로 설왕설래하면서 한반도의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켰었다. 그런데 그 3일 후에는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남북이 서로 함포와 기관포를 발사하며 대응했다. 그리고 다시 3일 후에는 연천 접경지역에서 북한이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여 또 남북이 총격전을 벌이며 발사하며 대치했다.폐막식에 갑작스런 최고지휘관들의 방문도 아이러니 했지만 휴전 이후 그리도 많이 날려대던 대북전단에 왜 갑자기 총질을 했을까? 또 뭔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불과 1주일 사이 남과 북은 통일과 분단의 냉엄한 현실을 또 한 차례 차갑게 공부했다.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이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낼 때만 해도 통일열차는 순항하는 듯 했지만 그로부터 1주일 뒤 북으로 날아간 삐라와 남으로 날아온 총성은 순식간에 통일열차를 멈추어 세웠다. 삐라가 무엇인가? 그것은 한글이 인쇄된 종이장에 불과하다. 또 거기에 들어있는 1달러짜리 지폐가 무엇인가? 그것은 여기 서울에서는 담배 한 갑도 사기 어려운 작은 돈, 역시 종이장이기는 마찬가지다.그런데 북한은 거기에
최근 남북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북한 고위 대표단의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계기로 이 같은 남북 해빙무드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우리 정부가 2차 고위급 접촉까지 상황 관리에 힘을 쏟으며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물론 북한이 이번 폐막식에 참석한 의도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여기에 북한 대표단이 방남한 날 북한 노동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고, 북한군 경비정이 연평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등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최상현 주필 연평도 해역에서 또 한 번 남북 함정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 경고 사격만을 주고받아 피차에 피해는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설명이 됐더라도 교전은 교전이다. 교전은 크거나 작거나 당장이 아니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더 큰 싸움으로 비화될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적당히 퇴각해서였던지 우리가 자제해서였던지 또는 그 둘 다가 원인이었던지 간에 싸움은 짧게 끝났다. 그것을 다행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다 해서 가볍게 볼 사안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 군대나 무력 사용은 엄격한 통제를 받는 것이므로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국의 왕자이자 국제석유투자회사의 대표인 만수르를 패러디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억수르’가 큰 인기다. 한국의 유명한 스타들도 ‘억수르’ 앞에서는 “거지야?”라는 소리를 듣는 등 외국인 부자의 모습을 풍자하는 장면이 웃음을 준다.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소리가 개그 속 웃기는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카타르도 석유 판 돈, 오일머니로 부자가 된 ‘만수르’ 나라다. 반세기 전만 해도 수도 도하에 변변한 건물 하나 없던 별 볼일 없는 나라였지만, 지금은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인천 국제공항에 북한 국적의 비행기 한 대가 날아오면서 대한민국이 한바탕 시끄러웠다. 이른바 북한 김정은 체제의 권력 핵심 3인방이 동시에 등장하면서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정확히 황병서는 현재 북한 권력 순위 4위인 인물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그 다음이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다. 하지만 총정치국장은 군 서열 1위다. 선군정치의 북한에서 군 서열 1위의 위상은 대단하다. 이들 3인방 세 명 모두 노동당 정치국원들이다.바로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한국 스포츠가 기본종목의 절대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한국 메달 성적표를 살펴보면 현재의 문제점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지난 4일 끝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 79, 은 71, 동 84개로 중국(금 151, 은 108, 동 83개)에 이어 일본(금 47, 은 76, 동 77개)을 크게 제치고 메달 종합 2위를 차지해, 아시아 스포츠 2대 강국으로서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메달 성적의 속내를 찬찬히 뜯어보면 결코 마음이 편안하지만은 않다.
한병권 논설위원 # 2014년 10월 4일(토) 맑음알싸한 아침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올해 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라고 한다. 오랜만에 긴팔 옷을 입고 외출. 낮에는 아직 후덥지근한 느낌. 일교차가 심하다. 빛나는 가을 햇살 속에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이 목덜미를 상쾌하게 어루만진다.‘차량 공회전 좀 자제하면 안 되나.’아침부터 주택가에서 검은 세단 한 대가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다. 운전기사는 시동을 걸어놓고 탑승할 주인을 기다린다. 지난 몇 년간 쭉 보아온 풍경이다. 기사는 차량 먼지를 털고 닦아내거나 오늘처럼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박상석 수원보훈지청 보훈과장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연일 대한민국의 승전보가 전해지고 있다. 선수들의 피땀 흘린 노력의 대가가 주어지는 순간이다. 승리를 쟁취했을 때의 선수와 국민들이 지르는 함성소리는 마치 지금까지의 수많은 어려움과 역경을 딛고 이렇게 훌륭하게 발전한 대한민국의 포효처럼 느껴지기도 했다.대한민국은 과거에 주변의 강대국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침략을 당하기도 주권을 잃기도 하고, 주권을 찾고 독립을 하니 이념대립으로 전쟁이 나서 폐허가 되기도 했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역경을 견디고 눈부신 발전을 이룬 국가다. 이러
‘아시아의 화합과 평화의 대제전’이란 슬로건을 내건 인천아시안게임이 열전 16일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19일 주경기장에서 점화돼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던 성화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기약하면서 선수단과 임원, 그리고 아시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이 꺼졌다. 45억 아시아인들의 시선 속에서 경기 기간 내내 선수들과 관중들의 기쁨과 환희의 순간, 긴장과 탄식의 한때를 겪게 했던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가져다줬다.대회 시작 초기에 발생했던 성화 꺼짐, 일부 경기장의 정전 사태와 입장권 발매 전산 중단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지만 최근 남북한의 냉각관계에도 북한이 참여해 경기가 치러진 부분은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무엇보다 폐막 직전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 비서 등 11명 북한 대표단의 방문은 그야말로 깜짝 선물이었다. 올림픽이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가 도래했음을 기념해 시작된 점을 생각해보면, 이번 아시안게임 중 북한 고위층의 방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 대표단은 귀국 직전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해 정홍원 국무총리와 환담을 나눴다. 또 폐막식장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2쿼터 종료와 함께 필리핀 남자농구팀 데이비드 게리의 원핸드 3점슛 버저비터가 림을 통과하자 화성실내체육관의 2000여 필리핀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필리핀 마닐라의 홈코트라고 느껴질 정도로 필리핀 관중들의 응원열기는 경기 내내 식을 줄 몰랐다.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과 8강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가진 필리핀은 67-65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카자흐스탄, 카타르 등과 1승 2패로 동률을 기록, 득실점에서 뒤져 조 4위를 머물러 바라던 4강 진출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필리핀 관중들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고대 그리스의 초기 올림픽 경기는 남자들만 참가할 수 있었다. 순수한 그리스 남자들만 올림픽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외국인이나 범죄인, 노예는 선수 자격이 없었다. 관중도 마찬가지였다. 여성들은 경기 참가는 물론 경기장 출입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리스가 민주적인 사회였다고는 하지만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금녀의 공간이었던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서 선수들은 알몸 상태로 경기에 나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원초적 누드 상태로 경기를 치렀던 것이다. 신체에 대한 아름다움을 찬미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회 운영자로 참여하는 흥미로운 기회를 가졌다. 농구 국제협력 담당관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의 업무보조 및 편의제공에 대한 업무를 맡고, 국제농구연맹 회장단 및 사무총장, 기술 임원들에 대한 제반 편의를 제공하는 일이다. 지난해부터 대한농구협회 홍보이사를 맡아 농구 행정에 간여하게 된 게 인연이었다. 예전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도하고 비판하는 기자 생활을 20여 년 이상 하다가 먼발치로 보던 대회 운영자를 직접 맡게 되니 개인적 입장과 생각이 많이 달랐다. 선수단
한병권 논설위원 ‘화통(化通)하다’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의 정확한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성격이나 목소리 따위가 시원시원하고 활달하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화통하다’는 말을 실제 듣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 마치 한창 때의 YS를 보는 듯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가 던지는 화두(話頭)는 고도로 계산된 정치행위에 속하는 것일 수 있다. 향후 대권가도를 향한 치밀한 셈법에 따른 것인지도 모른다. 어찌 됐건 이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의 충돌이냐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 메시지가 일단 시원시원하고 통 큰
장순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이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개최된다. 45개국 1만 3000명이 참가해 40억 아시아인의 화합과 단결을 과시하는 체전이다. 특히 북한이 참가함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무드가 조성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남북한 간 책임있는 정부차원의 대화모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서 아직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모름지기 협상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는 것이므로 상대방의 요구를 적절히 수용하면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이 기본적 상식이다.북한은 14일 조선중앙통신에서 남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이 장기화되는 국회 공전을 걱정해 쏟아낸 말이 국회가 ‘개판 5분 전’의 모습이라는 말이다. 오는 19일부터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데, 이 기간만큼이라도 국회의 본 모습을 보여야지, 잔칫집에 손님을 불러 놓고 국민을 대표해야 할 국회가 입씨름을 하고 샅바싸움을 하며 장외에서 진을 치는 모습은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도, 국민에게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는 말은 이해가 간다. 오죽 답답했으면 ‘개판 5분 전’이라는 말까지 했을까.그간 정치권이 보인 행태에서 국민이 보기에 따라 개판(?) 같은 모습이 어디 한두
냉각된 남북관계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꽉 막힌 상황에서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는 지난 9일 열린 정권수립 66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자주 통일 실현을 위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리는 중앙보고대회에서 “가로놓인 난국을 타개하고 북남관계를 개선해 조국 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11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