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정조(正祖)는 동궁(東宮)으로서 1775(영조 51)년의 과거시험(科擧試驗)에서 시험문제 유출사건을 적발했지만 그 비호세력이 강하여 진상을 규명하지 못한 채 처리된 사건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래서 정조는 즉위 이후 과거시험에서 부정(不正)이 발생하면 엄중히 처벌하라고 영(令)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당파(黨派)에 전혀 물들지 않은 관료를 직접 양성해 친위세력(親衛勢力)을 구축하는 문제를 추진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정조는 중국 송나라 대에 학자들을 우대하고 자문을 구하기 위해 전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정씨 성을 가진 장군의 전설이 있는 정령치는 높이 1172m로 지리산의 대표적인 고개다. 서산대사 휴정의 황령암기(黃嶺庵記)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성을 쌓고 지키게 했다는 데서 유래됐다. 지리산 주능선이 쏙 들어오는 정령치는 동으로는 바래봉과 뱀사골 계곡이, 서쪽으로는 천왕봉과 세석평전 반야봉 등과 남원의 시가지가 한 눈에 펼쳐지는 지리산의 전망대다. 정령치는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기도 하다.노고단 길목에 있는 성삼재는 지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1980년대 전두환 정권은 급작스럽게 모든 과외를 중단시켰다. 대학 정원도 증가시켰다. 79학번의 1학년 학과 정원에 비해 80학번의 신입생 정원이 대폭 늘어났다. 학과마다 다르지만 배 이상 정원이 늘어난 학과도 있었다. 모든 사교육의 팽배는 대학을 가기 위해 과열된 경쟁에서 나온다고 봤다. 대학 정원을 늘려 좀 쉽게 들어가게 하고, 과외비에 들어가는 학부모 부담도 줄이고, 교육 사회적 문제도 해결하고자 했다.표면적으로 사교육 단속을 통한 공교육 기능 강화와 정상화를 위한 조치였다. 기대했던 결과는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2020 도쿄올림픽에서 근대5종을 관심 있게 봤다. 대회 막판 한국의 메달 종목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전웅태와 정진화는 초반부터 상위권에서 경쟁을 벌이며 끝내 동메달과 4위를 차지했다. 한국 근대5종사상 둘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동안 한국은 근대5종에서는 완전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선수도 부족하고 시설 환경이 부족한 비인기종목으로 간주해 제대로 관심과 지원을 쏟지 않았기 때문이다.두 선수는 진천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고 승마장과 수영장을 함께 갖춘 경북 문경에 있는 국군체육부대에서 훈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헌법 제20조 제2항의 앞 문장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라고 해, 국교를 인정하지 않을 것을 명시하고 있다. 헌법이 국교의 불인정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 국가는 특정 종교를 국교로 지정할 수 없고 어떤 종교를 우대해 실질적으로 국교화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동 조항의 뒤 문장은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하여 국가권력이나 정치가 종교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종교가 정치나 국가권력의 행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현대에 와서 국교를 인정하는 국가는 몇몇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4차 산업혁명 인재양성에 한국의 생존이 걸려있다.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4차 산업 인재 육성이다. 한국은 1876년 개화기 때 세상의 큰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일본은 문호를 조기에 개방하고, 서구 문물을 받아들여서 과학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한국은 쇄국으로 세계사의 큰 흐름에 편승하지 못했기에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2021년 한국은 지난 70년간 피나는 노력으로 1인당 구매력 지수가 일본보다 높다. 한국은 탁월한 전산능력, 스마트폰 보급률 95%, 그리고 전자정부 세계 1위 등 인프라 덕분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40년 이전에 지구온도가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보고서는 인류에 대한 적색 경보”라며 “화석연료 연소와 삼림 파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의 목을 조르고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즉각적인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행동을 촉구했다.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최근 10년(2011~2020년) 전 지구 지표면 온도는 1.09도 상승했다. 또 산업화 이전 시기에는 50년에 한 번꼴이었던 폭염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8.15 광복절 광화문 주변은 ‘불심검문’으로 일제강점기를 연상하게 한다. ‘반일 민족주의’ 계속 떠들어봐야 그들의 사고는 일제 강점기 순사들을 꼭 빼 닮았다. 그 옆을 지나가는 것 자체가 국민들의 머리끝이 치솟게 한다. 그것 뿐 아니라, ‘언론중재법’을 개정해, ‘징벌적 손해배상죄’로 언론인을 손보겠다고 한다. 청와대와 국회는 채널A 이동재 기자의 경우와 같이 없던 ‘검언유착’을 만들어내는 실력이니, 앞으로 탐사보도는 물 건너갔다.언론인은 ‘자기검열’을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조선시대와 달라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먼저 근래 북한 간첩들의 간첩활동부터 짚어본다면, 주로 북한을 고무 찬양하는 작업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북한 체제가 위기에 도달하고 취약점이 극도에 달하면서 대한민국의 우월성을 상쇄하고 북한 체제의 재생산에 협력한다는 공작으로 집약된다. 얼마 전 체포돼 조사받고 있는 이른바 ‘충북지역 통일동지회’를 통해 그 실상을 간파할 수 있다. 굳이 총을 휴대하거나 독침을 숨기고 다닐 필요 없이 은근히 북한 체제를 고무 찬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간첩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국가정보원과 경찰
정연용 변리사‘세계에 변화를 준 아이디어’의 저자인 펠리페 페르난데스 아르메스토는 ‘다양한 영역의 다양한 관념을 끊임없이 통합함으로써 중요한 아이디어가 태어난다’고 말했다. ‘80년 말 시험을 치르고 나서 발명과 특허에 관한 책자를 많이도 읽었다. 그중에 충격을 받은 내용은 바다의 망치로 알려진 길이 2미터의 바라쿠다라는 물고기의 이야기다. 빠르게 헤엄치면서 주둥이로 물고기를 들이받아서 기절한 물고기를 잡아먹는 희귀한 방식으로 사냥을 하는 물고기인데, 몇 마리를 잡아서 큰 수조에 넣어서 가운데를 유리벽으로 막아둔다. 한쪽에는 이들이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9일 6차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늦어도 2040년 이전에 지구온도가 1.5℃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상승 도달 시기는 2018년 당시 예상했던 2052년보다 12년이나 더 앞당겨졌다.보고서에 의하면 산업화 이전(1850~1900년)과 대비해 최근 10년(2011~2020년) 사이 지구 지표면 온도는 1.09도 상승했다. 1901년부터 2018년까지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20㎝ 상승했다. 또 산업화 이전 시기에는 50년에 한 번꼴이었던 폭염 발생 빈도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 저자1903년 1월의 군함 양무호 구매는 국방비리, 국제 사기 사건이었다. 미쓰이 물산이 구입한 25만엔보다 두 배나 비싼 55만엔(지금 시세로 약 440억원)에 구입했는데 이는 국가 예산의 10.2%, 군부 예산의 26.7%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그런데 너무 어이없는 일은 해군 사졸 1명도 없이 군함부터 샀다는 사실이다. 그 단서가 1903년 7월 29일의 ‘고종실록’에 나온다.이날 군부대신 윤웅렬이 사직 상소를 했다. 윤치호의 부친인 윤웅렬은 7월 17일에 임명된 지 12일 만에
최병용 칼럼니스트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쳐 MZ세대라고 한다. 출세를 위한 필수 수단이란 기성세대의 대학에 대한 인식이 이들 세대에서는 ‘대학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대학 다니는데 들어가는 노력과 돈을 공무원 시험, 컴퓨터와 코딩, 카메라 촬영, 노래, 연기, 기술 쪽으로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에서다. 대학 졸업장 없이도 밥벌이에 성공한 극히 일부 사례를 들어 ‘대학 무용론’을 주장하는 건 무리가 있다. 고교 졸업자 80%가 대학을 가는 현실에서 다양한 요소를 비교해 신중히 결정해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SW는 이제 모든 산업의 기반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디지털로 산업의 중심을 재편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SW가 모든 산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우리나라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성장을 위해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인공지능(AI)·5G·데이터를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모두 SW 전문 인력들이 절실히 필요한 분야들이다.그동안 정부는 SW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지난 2014년 발표된
권이종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코로나19로 사람들과의 면대면 관계가 아직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가족 간, 교사와 제자 간의 관계도 바뀌고 있다. 특히 앞으로의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그 인간관계만이 아니고 공간도 바뀌고 있다. 학교 건물이 필요 없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캠퍼스 없는 미국 하버드가 무슨 가치가 있나?(What’s the Value of Harvard Campus?)’라는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 온라인 수업은 특히 대학생들이 비싼 학비와 방세 그리고 다른 경제적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오늘 북한 체제를 사회주의로 보는 평가는 오류라는 것이 대부분 학자,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건 사회주의도 봉건주의도 아닌 어중간한 세습체제다. 북한 사회주의는 이미 김정일 세습체제가 등장한 1970년대 중반 실종됐다. 고난의 행군이 끝나가던 2000년대에만 북한이 중국식 시장사회주의로 전환했다면 오늘의 재앙은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의 사회주의는 아래로는 가족경양식 농촌개혁으로, 위로는 ‘붉은 자본가’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개혁의 길을 달려와 탄탄한 시장사회주의로 정착됐다. 중국은 ‘붉은 자본가’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20세기가 산업문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생태문명 전환의 시대다. 근대 이성에 기반한 산업문명의 패러다임이 5세기 희랍의 프로타고라스가 선언한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선언에 입각한 인간중심주의 세계관에 기초했다면 전 지구적 공존에 기반한 생태문명의 패러다임은 기존의 가치 체계인 도구적 합리주의, 과학기술주의에 입각한 인간중심주의적 세계를 극복하고 관계와 상호의존을 기초로 하는 지구중심주의, 생명중심주의적 생활양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우리가 사는 집’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오이코스(oikos)’에서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2012년 런던올림픽은 남녀 종목수가 동수를 이룬 역사적인 대회였다. 종목 뿐 아니라 참가 선수수도 비슷해지며 사실상 올림픽에선 남녀평등이 실현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올림픽만 갖고는 스포츠에서 완전 남녀평등이 됐다고 말 할 수 없는 모양이다.최근 국제빙상연맹(ISU)은 여성을 가리키는 용어로 ‘숙녀(Ladies)’ 대신 ‘여자(Women)’로 쓰기로 결정했다. ISU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세계빙상무대에선 숙녀라는 말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ISU가 숙녀라는 단어를 대체하기로 한 것은 국제올림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올 장마가 늦게 시작돼 피해가 줄겠구나 생각했는데 일부 지방에 집중호우를 퍼부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많이 발생하게 됐다. 7월 초 내린 국지성호우가 제주지방을 용케 벗어났지만 남해안 지방에 시간당 80㎜ 폭우를 뿌렸다. 그로 인해 전남에서 산사태 등이 발생하는 등 장맛비 피해가 속출했다. 비단 전남뿐만이 아니다. 전북과 경남에서도 많은 피해가 발생됐으니 갑자기 피해를 당한 이재민들과 국민들은 장마기간 내내 추가 피해 발생에 걱정이 크다.매년 장마,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재해 양상이 다양하고 피해지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탄소중립을 위한 산림뉴딜은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산림관리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30년 넘는 나무는 모두 베어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백 년 이후에도 계속 자라는 건강한 나무들을 기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숲을 관리하는 대책이 돼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산림 정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생태계서비스와 환경복지를 외면한 채 임업 중심 사고로 대규모 벌목 사업을 강행하는 구태의연한 발상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더이상 산림청의 주요 임무가 나무를 베고 심고, 숲을 파괴하고 복구하는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