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과 나비장이지(1967~ )열세 살 소녀 가장이일흔 살 할미를 위로하고 있었다.식은 팥죽 한 그릇을 두고등신대의 울음 덩어리가 서로 엉겨간간이 들썩이며 빛나고 있었다.굴신도 못하는 시든 할미꽃 위에지친 나비가 날개를 접고 얕은 잠에 잠겨 있었다.합죽이가 된 입을 오물거리며그래도 이슥한 생을 건너온 마른 꽃잎이잠든 소녀의 귓불을 가만히 빚어주고 있었다.[시평]봄이면 수많은 꽃이 피어난다. 이 많은 꽃 중에 마치 허리가 굽은 할머니 모양을 하고 있는 꽃이 있어, 이 꽃을 할미꽃이라고 부른다. 합죽이가 된 입을 오물이며 고개 숙이고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한동안 우리의 일상을 우울하게 했다. 국가적인 분노 속에 기쁨과 행복이 저 멀리 사라지고 잿빛 안개에 가려 정신이 몽롱하고 나른하며 기분이 언짢은 나날이 이어졌다. 창창한 앞날을 살아야 할 어린 애들이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무고한 생명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낳은 국가적 불행도 월드컵이라는 인류 최고의 스포츠 축제 앞에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듯한 모습이다. 방송 3사는 매일 새벽녘에 벌어지는 월드컵 경기 생중계에 열을 올리고 있는가 하면, 신문들도 월드컵
글 정라곤 시인 | 그림 김진호 화백
조기는 특히 입맛을 돋우어 줄 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발육과 환자나 노인들의 원기 회복에 좋으며, 소화 작용을 도와주는 식품으로서 널리 알려졌다. 특히 옛사람들은 조기(助氣)와 쌀로 죽을 쑤어 어린이나 환자, 또는 노인들의 영양식으로 많이 이용했다.‘조기(助氣)’는 ‘기운을 돕는다’는 의미와 함께 ‘남을 돕는 상생의 정신이 담긴 생선’으로 제사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사덕(四德)을 갖춘 생선이다. 즉 이동할 때를 정확히 아는 예(禮), 소금에 절여도 굽지 않으니 의(義), 염치 있고 부끄러움을 아는 염(廉), 더러운 곳에 가지 않는 치
본문: 요 14:29 (요 19:30, 계 21:6)6천 년 하나님의 역사 속에 예언과 그 성취가 있었다. 예언은 그것을 이룰 때 보고 믿게 함이었다(요 14:29). 곧, 예언을 먼저 알아야 하고, 이를 이룰 때 보고 믿게 함이다. 그러므로 먼저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예언을 마음에 새겨야 하고, 예언대로 이룰 때 보고 믿어야 한다. 그러나 약속한 예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 예언을 이루실 때 알지 못해 믿지 못할 것이다.구약 선지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장래에 이룰 것을 보고 듣고 기록하였다. 이것이 이룰
지난 4월 26일 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60대 할아버지가 초등학생인 여아 4명을 학교 내 놀이터와 주차장으로 데려가 강제로 추행하는 아동 성범죄가 발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대적인 계획을 수립해 4대 사회악 근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4대 사회악은 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말하는데 이를 척결하기 위해 경찰은 유관기관과의 체계적인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그 중 초등학생과 학교주변 성범죄 예방을 위한 치안활동 강화로 ‘성폭력 위험지도’라는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짜증이 나는지 화를 내시는 분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얼마 전 뉴스에 화풀이를 하려고 경찰에 310차례 허위신고를 한 60대가 검거했다는 뉴스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화풀이할 것이 없어 경찰에 전화해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습니다.이전 수사부서에 근무할 때 사기 피해를 입어 고소장을 제출하러온 민원인을 상담하다 보면 피해를 입게 되고 고소장을 제출하기까지 정신적, 물질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사소한 질문에도 매우 날카롭게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화를 낸다는
VOL. 64 김진호 화백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아름다움’이나 ‘자랑’은 좋은 뜻을 가진 형용사다. 그 의미로 쓰이는 시칠리아섬의 말이 바로 ‘마피아(Mafia)’다. 이 말은 범죄조직 중에서도 시칠리아(的)인 것을 가리키고 있는데, 오늘날 마피아란 말은 일반화되어 범죄조직의 별명으로 불러지고 있다. 하지만 원래 마피아는 19세기의 시칠리아섬을 주름잡던 반정부 비밀결사조직이었던 바, 그 조직이 미국으로 건너가 대도시에서 범죄조직으로 태어났던 것이니 마피아는 원 뜻인 아름다움, 혹은 자랑과는 거리가 있다.그런 마피아가 우리나라 행정부에 기생(寄生)해 말썽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배가 침몰하자 모두가 계획 없이 우왕좌왕 진해 앞바다로 몰려들더니 이제는 모두가 유병언을 잡겠다고 난리다. 구조작업에서 수색작업으로 이제는 책임자 색출과 처벌로 시선을 바꾸다보니 검경은 물론이고 언론사와 시민들도 정신이 없이 바쁘다. 지금 유병원이 어디 있을까? 모두가 귀추를 주목하니 우리나라에서만 아닌 외국 언론에서도 그를 집중하며 이목을 모으고 있다. 제법 36계 줄행랑을 하는 사람인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고 검찰이 무능한지 유 씨가 대단한 것인지 모르지만 최근에 검경의 수사력과 정보력은 망신살을 제
지난 13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2기 내각은 무엇보다 ‘친박 측근 체제’ 강화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번 내각은 대선 캠프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온 이들이 중용된 바, 17개 부처 중 절반이 넘는 9명이 됐다. 관료 출신이 줄고 정치인이 늘었다는 평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국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박 대통령이 내각 1기 때의 문제점을 보완해 국정의 고삐를 조이고, 관(官)피아 개혁·경제 혁신문제를 잘 풀어나가기 위한 필요적 인사라 하겠다.2기 개각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여당에서는 무난한 인사라 하면서,
지난 13일부터 막이 오른 지구촌의 축제, 브라질월드컵은 시작 초부터 세계인들의 열기가 현지 기온보다 더 뜨겁다. 개막전에서는 예상대로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게 3-1의 승리를 거두었고, 15일 열린 D조 1차전 빅 경기는 죽음의 조라고 불리면서 관심이 모아졌는 바, 그 경기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쳐 환하게 웃었다. 한국대표팀은 18일 러시아와 첫 경기를 갖는데 국민 관심이 매우 크다. 국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선 ‘기대 반
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당뇨병‧고혈압이 있으면 심장병의 발병률이 몹시 증가한다. 그에 이어서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 치매 발생이 증가한다는 점, 그리고 원인에 있어 심장병과 치매는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 최근에 발견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연결시켜서 생각해보면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치매가 상호 연결돼 있으며, 이런 점을 잘 활용하면 이 질병들을 전부 동시에 예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신경과의사인 펄머터 박사(Dr. David Perlmutter)가 최근의 그의 저서 ‘Grain Brain’에서 주장했다.그는 신경과의사이면서 병원
[독도시] 일본아! 들어라 - 천정모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사랑합니다, 붉은악마 여러분!” 분단시대의 아픔을 겪으며 통합의 시대를 갈망하는 우리 세대에 붉은악마는 말 그대로 통합과 단결의 롤모델이다. 둥근 축구공 하나에 통일의 구심점을 두고 수백, 수천만 명이 열광하는 그 위대한 비결은 무엇일까. 통일을 이루고자 노심초사하는 분단시대의 모든 군상들에게 붉은악마는 해답을 줄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에 오늘 칼럼주제로 붉은악마를 선택했다. 또 붉은악마 여러분이 축구에 열광하듯 통일에도 뜨겁게 열광하고 앞장서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붉은악마는 초기 결
남경의 빤야(板鴨)는 북경의 카오야(烤鸭, 요리 보다 역사적으로 앞선 것은 사실이다. 남경의 빤야가 서기 6세기, 중국의 남북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이 있다. 양(梁)나라의 명장인 진패선(陳覇先, 503~559년, 재위 557~559년)은 북쪽에서 쳐들어온 선비족과 싸우고 있었는데, 워낙 군사의 수가 부족하고 때마침 홍수가 들어 식량이 모자라 전황이 크게 불리하던 상황이었다.그러나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결의에 가득 찬 양나라 백성들은 오리들을 잡아 소금물에 끓인 다음, 말려서 연꽃잎에 싸서 진패선의 군사들에게 식량으로 쓰라고
본문 : 계 21:8(창 6:1~3)세 가지 사람은 각각 어떤 자이며, 나는 이 셋 중 어디에 속하는가? 세상에는 가지각색의 종교가 있고, 불신자도 있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고, 생사화복(生死禍福)이 하나님으로부터 있게 됨은, 모든 종교가 일치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경서(經書)와 행동은 각각 다르다. 그러므로 사후 세계(死後世界)에서 복을 받는다는 내용과 현 세계에서 복을 받는다는 내용도 서로 다르다. 이는 갖가지 경서의 하나님이 다 다른 하나님이란 것이 된다. 그러면 어떤 종교가 제일 온전한 종교인가? 이는 각
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현세를 정보·문화 과잉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간 인적·물적 교류는 더욱 활발해 지고 있으며 다양한 국외 문화를 누리는 계층도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국외 일부 지역에서는 우리의 문화가 뿌리를 내린 지 꽤 오래된 곳도 있다. 우리 문화는 한류발전의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국가 도약을 위한 발전 과제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두드러지는 전략이 ‘문화상대주의’이다.‘문화상대주의(Cultural Relativism)’란 타민족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
토정비결최승범(1931~ )새해 신수나가려보자며토정비결 둘러앉자월건(月建) 사시 챙기다가믿을 것 따로 없다며삼길 신(愼)이제일이란다. [시평]돌아가신 나의 어머니께서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토정비결 보는 방법을 터득하셨다. 그래서 새해 아침이면 동네 사람들이 올해 신수를 봐 달라고 우리 집으로 찾아오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해 동네 아저씨의 신수를 보니, ‘망망대해에서 돛을 잃어버린 격’이라는 괘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그 해에 그만 세상을 달리했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간간히 그 말씀을 하시며, 나쁜 것은 때때로 맞기도
VOL.63 김진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