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그 옛날엔 노아의 방주… 지금은 한 아이가 만든 ‘십승지(十勝地)’ 찾아야

오늘은 어떤 글을 쓸까. 어떤 글을 쓴들 무슨 유익이 있을까. 그저 입만 살아 있고 진실과 진리와 정의가 사라진 세상, 그 어떤 말을 해본들 누가 이해하고 받아들일까. 필자의 탄식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목도하고 있는 현상들이다. 다만 소경과 귀머거리가 되어 봐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할 뿐이다. 그래도 자신들은 본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직 존재하는 것은 이현령비현령과 같은, 아무런 유익이 없는, 그저 허공을 치는, 말이 아닌 꽹과리 소리만 들릴 뿐이다. 이처럼 허무한 세상에 허무한 글을 또 쓰면 무슨 유익함이 있겠냐는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도 죽은 소리가 아닌 생명을 전하고자 한다. 지금은 어떤 때인가. 흔히들 말하기를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지구촌의 현실과 현상을 보고 지구의 종말이 왔다고 한다. 이는 갑자기 유행하는 말도 아니며,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돼 온 말이기도 하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들이 종교지도자들이다. 그들이 주장해온 종말이 이름하야 ‘지구촌 종말’이다. 그들이 유독 지구촌의 종말을 앞장서 강조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종말이 오기 때문에 자신들의 종교(교단, 교회)를 믿으라는 것이며, 자신의 종교와 자신의 주장을 믿으면 자신들의 교회는 하늘로 들려 올라가 멸망 당하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얘기니 소위 ‘휴거(携擧, 들어 올릴 휴, 들 거)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자신들(자신들의 교회)만이 공중으로 부양해 가니 지구의 종말이 와도 구원받는다는 의미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한다”는 옛 선지자의 경고가 이들에게 응한 것이다. 우선 무지의 근거로 예수님은 내려오신다는 데 자신들은 어디론가 올라간다고 하니 이치에도 맞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에 비춰 봐도 거짓말이 틀림없다. “하나님 예수님이 계신 곳은 그 어디나 하늘나라”라며 찬송가를 매일 부르는 신앙인들의 신앙의 행태니 분명 자기모순이다. 예수님은 분명 이천 년 전, 처소를 예비하러 영계로 올라가셨고, 처소가 예비되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다시 임해 오시겠다고 했으니 곧 오늘날 신약(새 언약)이며, 오늘 우리가 신앙하는 목적이다. 예수님이 예비 된 처소(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와 함께 임할 곳 역시 주님이 2천년 전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시면서 가르쳐주신 기도문을 통해 밝히 알게 해주셨으니, ‘주기도문’이다. 그 기도문에는 분명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이 땅에도 이루어질 것을 엄히 명해주셨다. 그리고 이 땅에 이루어진 천국에 영계 천국이 임해와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말씀을 새 언약의 약속으로 남기고 떠나가신 것이다. 그러므로 지상 거민들은 주님을 만나 천국에서 살고 싶다면 주님의 명대로 창조된 이 땅의 천국 곧 하나님의 나라를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왜 청개구리도 아니고 오시는 주님을 피해 어디로 간다는 것인가. 자신의 무지로 거짓을 말하게 되고, 그 거짓말로 자신들을 따르는 수많은 교인들을 지옥 자식으로 만들어왔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회개해야만 할 것이다. ‘올라간다’는 말의 참 의미는 하나님은 거룩하고 높으신 분이시기에 하나님이 계신 곳엔 올라간다고 표현할 뿐 실제 저 푸른창공으로 들려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 같은 거짓 지구촌 종말론으로 종교장사 교인장사를 해왔지만 지구의 종말은 없었고, 교회가 공중부양하지도 않았지 않은가. 그렇다고 종말(말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종말은 지구촌의 종말이 아닌 지신들의 ‘휴거론’과 같은 거짓말과 거짓 교리로 인해 맞게 되는 종교의 종말이며 말세인 것이다. 경에는 하나님의 말씀은 생명을 주는 생명의 물이라 했다면, 자칭 종교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생활수단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변괴시키고 왜곡시켜 가르치는 휴거론과 같은 사람의 영혼을 강탈해 죽이는 사망의 물도 있다. 바로 이 사망의 물 곧 거짓말(교리)이 모든 골짜기마다 흘러나와 바다를 이루듯, 사람들의 입에서 나와 바다 같은 온 세상 교인들에 덮쳤으니 그야말로 대홍수를 맞았고 멸망을 맞은 것이 틀림없으니 지금의 때가 영적 홍수 시대요, 노아 때인 것이다. 결국 오늘의 종교 종말은 누가 가져다준 게 아니며, 자신들 스스로 종말을 자초한 것이니 자업자득이며 인과응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살길을 찾으라는 것이다. 예부터 구전돼 오기를 환난과 말세를 만나면 십승지를 찾으라 했으니,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오직 한 곳 구원의 처소다. 그 옛날 홍수가 났을 때 노아 할아버지가 만든 방주에 타야만 살아남았듯이, 오늘날도 거짓말의 홍수로 모든 영혼이 멸망을 받을 때, 오직 한 곳, 십자가의 도(예수님의 피, 진리)로 싸워 이긴 한 아이 곧 승리자가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그곳 십승지는 비산비야(非山非野)요 인산인해(人山人海)라 했으니 곧 진리가 넘치는 진리의 성읍이며 교회니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다. 성경도 하나님도 예수님도 이를 믿으라 한 것이며, 이를 위해 ‘한 아이’ 곧 ‘이긴 자’는 오늘도 피를 토하듯 외치고 있으니 들을 귀가 있다면 들어 먹고 살길을 찾으라.

[천지일보 사설] ‘악마의 시’ 작가 루슈디에 대한 테러… 표현의 자유를 테러하는 것이다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소설 ‘악마의 시’를 쓴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5)가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강연을 앞두고 흉기에 찔려 중상을 당했다. 루슈디는 피습 직후 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긴급 치료 후, 인공호흡기를 떼고 대화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사건 용의자는 이슬람 시아파 극단주의자인 하디 마타르(24)로 2급 살인미수와 흉기를 이용한 폭행 혐의로 다음날 기소됐다. 루슈디는 1998년 출간한 ‘악마의 시’에서 선지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이슬람권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사실상 루슈디 처형 명령을 내렸다. 이번 범행의 동기는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의 이슬람 종교 비판에 불만을 품은 맹렬 광신도가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 셔터쿼 카운티의 제이슨 슈미트 지방검사장은 14일 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정 여부 절차에서 “이번 사건은 루슈디를 겨냥해 사전에 계획된 이유 없는 공격”이라며 루슈디가 흉기에 10차례 찔렸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범인에 대한 보석을 불허해달라고 주장하면서 ‘파트와(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율법 해석에 따라 내리는 일종의 포고령)’가 동기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트와는 ‘악마의 시’ 출간 당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가 무슬림들에게 루슈디의 살해를 촉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일부 이슬람 단체들에 의해 300만 달러 이상의 현상금이 내걸렸던 루슈디는 이후 신변에 위협을 받으며 오랜 세월 은신했다. 이번 범행은 2016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뉴욕시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려던 루슈디가 내년 2월 새 소설 ‘빅토리 시티’의 출간을 앞두고 망명 작가와 예술가들의 피난처로서 미국의 역할을 주제로 한 대담을 가진 자리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 루슈디의 책을 번역한 이들에 대한 테러는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1991년 7월 일본 쓰쿠바대 교정에서 발생한 ‘악마의 시’ 일본어판 번역가 이가라시 히토시 피살 사건이 대표적이다. 1993년 7월에는 튀르키예(터키) 소설가인 아지즈 네신이 소설 발췌 부분을 번역해 현지 신문에 실었다가 투숙하던 호텔 방화를 피해 탈출했다. 그해 10월에는 노르웨이판 ‘악마의 시’를 낸 윌리엄 니가드가 노르웨이 오슬로 자택 근처에서 세 차례 피격당한 일도 있었다. 무슬람 가정에서 자라난 이민자인 살만의 이 소설은 이슬람교에 대한 신성 모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통상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이슬람권의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자극적인 언동을 구사하며 그에 대한 분노가 일어나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의 하나이다. 표현의 자유는 명예혁명을 이끌어낸 영국의 자유주의 사상과 프랑스 혁명을 낳은 계몽주의 철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미국 연방수정헌법 제1조와 유엔 국제인권규범에 명시돼 있기도 하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지만 무도한 폭력을 써서 표현의 자유를 막거나 제한하는 것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밖에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 루슈디에 대한 테러는 표현의 자유 그 자체를 테러하는 범죄로 규탄받아야 한다.

[천지일보 사설] 新한일관계, 정권 초월한 외교원칙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新)한일관계를 선언했다. 77주년 광복절 경축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을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규정했다. 또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해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없었다. 전범국가인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보상이나 사과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불충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다가 불쑥불쑥 새로운 피해를 언급한 우리 외교의 미숙함도 인정해야 한다. 최근 한일문제의 발단이 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경우 1965년 국교정상화 때는 양국이 모두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다. 이 때문에 일본은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주장을 했고,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한일 청구권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실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당연히 국가적 차원의 보상을 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일본 내부에서 이에 대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라야마 정권이 고민 끝에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들었고 기금에서 보상을 받으려는 분에게는 총리의 사죄 편지도 동봉해 보내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 차원이 아닌 국민기금으로 보상을 한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박근혜 정부 때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도 정치권 의도와 달리 피해자가 배제된 협상은 피해자들의 분노만 키워 양국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박근혜 정부 뒤이어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일본에 더욱 강경했다. 그러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갑자기 유화적 태도를 보이자 일본은 오히려 당황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이웃이라 칭하며 관계 개선을 희망한 날, 일본 총리는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전범국가인 일본의 총리가 반성 한마디 없이 전범자를 추모한다는 점은 참으로 유감이다. 그래도 국익을 위해 또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한일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 가능한 기본적이고 변치 않을 대일관계 원칙이 절실하다. 일제 피해자의 범주와 보상 기준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조사와 기준이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 우파 정권 60년을 유지한 일본은 외교적 변화에도 느리게 반응한다. 이런 일본의 특성을 고려해 우리 정부가 일관성 있는 협상과 관계 개선을 유도할 때 양국 관계 개선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천지일보] 가로세로 낱말 퀴즈<33>, <32> 답 및 당첨자 발표

천지일보가 독자참여코너로 가로세로 낱말 퀴즈를 연재합니다. 낱말 퀴즈는 가로세로 낱말퍼즐 저자로 잘 알려진 김수웅 선생이 직접 출제한 퀴즈가 격주로 게재됩니다. 퀴즈에 응모하는 독자 중 5분을 추첨해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증정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가로열쇠 1. 1905년에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 강제적으로 맺은 조약 3. 고종의 막내딸로 조선 왕조 최후의 황녀 6. 책 따위를 빠른 속도로 읽음. 반대개념은 정독 8. 조선 시대, 임금의 명에 의해 죄인을 다스리는 일을 맡아보던 관청 10. □□□에 도난 신고/ 강도가 □□□로 연행 / 싸움을 하다가 □□□ 신세 12.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횃불이 전라도 □□에서 농민봉기로 시작 13. 식민지를 다스리기 위해 설치하는 최고 행정 기관의 우두머리. 總督 14. 오랫동안 숙성돼 푹 익은 □□ 김치를 묵은지라 하죠 15. 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하는 풀인 불로초는 仙境에 있다고 믿어 왔다 16. 견제구, 배터리, 노히트노런, 매직넘버, 규정타석, 리터치는 이 경기 용어 18. 신라 말기인 901년에 궁예가 송악에 도읍해 세운 나라. 泰封 20. 못마땅하게 여기며 남을 탓하거나 책망할 때 이것을 □□□라고 말하죠 22. 경전, 전적, 목판을 보관하기 위해 향교나 서원, 절에 지었던 건물. 藏經閣 23. ‘서울’의 이전 명칭. □□ 제국대학 25. 1897년 10월 12일부터 1910년 8월 29일까지 존속했던 조선왕조의 국가 26. 1910년(경술년) 8월 29일에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에 병합돼 멸망한 사건 세로열쇠 1. 유생들이 친일내각의 타도와 일본세력의 구축을 목표로 일으킨 항일의병 2. 결혼할 것을 언약한다는 관용구로 ‘장래를 約束하다’는 표현을 쓰죠 4. 조선시대 가난한 백성을 무료로 치료하고 여자들에게 침술을 가르치던 관아 5. 晝耕夜讀. 우리 부친은 □□□□으로 대학 학업을 마친 입지전적 학구파이다 7. 불경의 글을 소리 내어 읽거나 외움. 새벽을 깨우는 청청한 □□ 소리 9. 사람의 죽음을 알리는 글. 나는 이것을 꺼내서 영안실의 위치를 확인했다 11. 조선 시대에 각 도의 역참 일을 맡아보던 종육품 외직 문관의 벼슬. 察訪 13. 경찰관의 직위의 하나. 경정의 위, 경무관의 아래로 4급 경찰 공무원의 계급 14.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신민회, 한인애국단 등에서 활동한 민족 지도자 白凡 15. 제일 앞에 진을 친 부대를 지휘하는 장수. 전봉준은 동학 농민 운동의 □□□ 16. 청산리 대첩의 영웅 백야 김좌진의 아들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린 대하드라마 17. 조선 시대에, 범죄자를 잡거나 다스리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捕廳 19. 실내나 차내의 온도를 바깥의 기온보다 낮춰 시원하게 만드는 장치 20. 나오는 피를 멈추게 하는 약. 젤라틴·칼슘염·식염·아드레날린 같은 것 21. 어떤 것에 흥미나 관심을 가지고 봄. 영화/ 연꽃/ 전시회 □□ 24. 종교상(宗敎上) 신앙(信仰)의 최고(最高) 법전(法典)이 되는 책(冊) 천지일보 가로세로 퀴즈 32회 당첨자 <정답> <당첨 방법> 네이버 사다리타기 <당첨자> 이름(아이디) 정*진(jhan****) 윤*숙(tqz****) 최*원(onion****) 박*철( p****) 김*진(e****)

[환경칼럼] 낙동강 ‘녹조라떼’ 근본적인 대책 시급하다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강이나 호수에 남조류가 과도하게 성장해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녹조현상이라고 한다. 무더위 속에서 가뭄과 맞물릴 때 더욱 심각해지는 자연현상이다. 그런데 올해 낙동강의 녹조가 예사롭지 않다.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매리 지역에 조류 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고, 심지어 강에서 떠내려온 녹조가 인근 논밭은 물론 바다가 만나는 길목인 다대포 해수욕장까지 뒤덮었다. 조류 경보 ‘경계’ 단계는 남조류 세포 수가 2차례 연속 ㎖당 1만개 이상이면 발령된다. 그런데 물금·매리 지점의 남조류 세포 수는 ㎖당 44만 7075개로, 조류 경보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농도가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은 최고 7.7ppb까지 치솟았다. 해당 물질의 먹는 물 감시 항목 지정 이후 최고 농도라고 한다. 어느 때보다 녹색이 짙어진 낙동강 물에 ‘녹조곤죽’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낙동강 상수원 전체를 따져 봐도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이렇게나 많이 검출된 건 물금·매리가 첫 사례라고 한다. 유해 남조류 세포가 두 차례 연속 10만개 넘게 검출되거나 14만 개를 돌파한 건 녹조 조사 기준을 정비한 2016년 이후 처음이고, 낙동강 상수원 구역 통틀어서 최대 발생량이라는 뜻이다. 녹조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수치도 환경부 기준치를 3배 이상 뛰어넘는 것은 물론 2013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낙동강 상수원 검출량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참고로 마이크로시스틴(MCs)은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독성 물질로 국제암연구소에서 잠재적 발암물질로 지정한 독소이다. 녹조의 독소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해외에서는 간 독성, 신경 독성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녹조는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경남 양산의 논에서도 확산됐다.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 물을 양수장에서 끌어올려 농수로를 통해 논에 물을 대면서 논에까지 녹조가 확산한 것이다. 이러다가 녹조 독성물질이 쌀에서 검출될까 우려스럽다. 논까지 흘러간 낙동강 녹조가 농작물 안전까지 위협할 지경에 이르러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써야 할지조차도 걱정할 지경이라고 한다. 실제 낙동강 녹조 물로 재배한 상추에서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실험 결과도 있으니 단순한 기우는 아니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길목 다대포 해수욕장도 녹조로 뒤덮여 입수가 금지됐다. 녹조로 다대포 해수욕장 입욕이 금지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다대포 해수욕장 앞바다를 짙은 녹색 띠가 뒤덮었으며, 갯벌에서도 선명한 녹조 알갱이가 관측됐다. 해당 녹조 성분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당 38만 6000개가 나왔다고 한다. 이는 조류경보에 해당하는 수치다. 게다가 간질환을 유발하고 신경계에도 위해를 끼치는 독소 성분, 마이크로시스틴도 검출됐다. 녹조의 농도를 측정해 물놀이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경보 발령하는 친수구역(물놀이구역)은 전국에서 단 한 곳, 한강 서울 구간에만 설정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강보다 훨씬 위험성이 높은 낙동강이나 다른 곳들은 최소한의 점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 이 또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물론 녹조 현상은 무더위와 맞물릴 때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은 자연현상의 하나일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알다시피, 낙동강 수질은 부울경 주민들의 식수, 궁극에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가 없어서 언제까지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지, 대체 언제까지 어떻게 해결책을 마련할 것인지, 지역민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답답하기만 하다. 얼마 전 환경단체가 대구 수돗물에서 조류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환경부가 직접 조사에 착수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불안하고 찜찜한 마음은 여전하다. 이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본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하루라도 빨리 낙동강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해 강이 지닌 본래의 자연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것이 가장 확실하면서도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이고 곪아 터진 녹조 환경재난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물은 흘러야 한다. 이 만고불변의 진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컬처세상] 영화 헌트, 인물들 간의 팽팽한 심리전 통했다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헌트’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배우 출신 감독의 첫 작품이라는 선입견도 흥행 순항을 보면 무색해지고 있다. ‘헌트’는 첩보물 특유의 서사를 바탕으로 1980년대 역사적 시대 배경과 내부 ‘총질’을 통한 2시간 내내의 긴장감과 심리적 충돌이 잘 조합된 영화다. 여기에 영화의 시너지를 이끄는 건 강렬한 액션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박력 있는 액션으로 보는 즐거움을 높였다. 영화 속에는 1980년대 미장센을 그려내기 위해 광주민주화운동, 아웅산 테러 사건 등을 모티브로 냉랭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 안기부 직원들의 첩보 스릴러를 잘 삽입했다. 관객들에게 너무 역사적 사건들에만 집중하게 하면 금방 식상해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듯,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맞수인 안기부 직원들 간의 팽팽한 대립과 첩보 전쟁을 빠른 속도로 이끌어갔다. 헌트가 재미난 이유는 누가 선하고 누가 적대자인지 관객들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안기부 소속 박평호(이정재)가 이끄는 해외팀과 김정도(정우성)의 국내팀은 팽팽한 대립의 서스펜스를 구축하며 스토리 구조 안에서 미드포인트를 지나 피치로 넘어가는 지점에 등장인물들은 놀라운 속도감으로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헌트는 MZ세대뿐만 아니라 80년대를 보낸 중장년층에게도 현대사를 다시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 속에는 멀쩡한 사람도 간첩으로 모는 일이 빈번했던 시절을 그려냈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노리고 덫을 놓는 과정 속에 진짜 실체를 알게 되는 미스터리도 추가했다. 스산한 무언가의 비밀을 감춘 영화 헌트는 런닝 타임 내내 서로를 의심하고 두려움을 등장시키며 어둡고 탁한 이미지로 상영 내내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영화가 피치II에 도달했을 때는 전형적인 선과 악의 갈등 구조를 보이며 누가 안기부 내에 숨어 있는 북한 간첩 ‘동림’인지 관객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신인감독 이정재의 연출력은 극찬을 받을 만하다. 남성 중심의 서사에서 두 인물의 캐릭터 대결, 박진감 넘치는 파워 액션, 등장인물들이 집중력과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며 선함과 악함의 양극단을 잘 오갔다. 이 영화가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간첩 소재로만 다뤘다면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를 믿지 못하고 끊임없이 공격하고 배신하는 인물들 간의 심리전과 한국 현대사의 허점 속에 부정부패와 아수라판을 리얼하게 보여준 것이 재미의 배가 됐다. 헌트는 전체적인 플롯과 스토리에 치중하기보다 두 안기부 직원의 행동이 변화돼 가는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소설과 같은 허구적 서사가 아니라 실제 그 당시에 충분히 일어나고 있는 행위에 시간과 공간의 구체성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 일본, 미국, 북한이 정치적으로 얽혀있는 국제 관계의 배경도 당시 상황을 흥미롭게 조명했다. 두 남자가 오직 생존을 위해 물불가리지 않는 모습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나 지금이나 서로의 약점과 증거를 토대로 헐뜯고 폭로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은 씁쓸한 현실을 직시한다.

[아침논단] 재난에 대응해야 하는 국가의 과제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얼마 전 예상하지 못했던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컸다. 지역별로 기록적인 폭우는 기상관측을 하기 시작한 후 기록이라고 한다. TV 등을 통해 보게 된 영상은 폭우 등과 같은 자연현상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오늘날 자연재해와 같은 천재지변에 대한 예방이나 대비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음에도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자연의 변화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보면 과거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던 지역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발생했던 현상을 분석해 방재를 위한 준비를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특정 지역의 경우 하수처리를 넘어선 집중호우에도 침수방지시설을 가동해 피해를 막은 건물이 있었다.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와 같은 천재지변은 개인이 감당하기는 어렵다. 개인소유의 건물들이 집중호우에 대비해 차단시설 등을 갖추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스스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 그런데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천재지변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그 위험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 및 사후 구제의 문제는 국가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천재지변 등에 대해 그 위험으로부터 예방이나 구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는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으로부터 나온다. 헌법을 보면 제34조 제6항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노력 의무를 찾을 수 있다. 물론 헌법은 국가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아니다. 헌법의 이런 태도는 재해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헌법은 국가에 노력을 요구하고 책임지라고 한 것은 아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재해에 대해 국가에 모든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도 무리라고 할 수 있다. 날로 심화되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한 예측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어려운 것이 기상예보이다.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는 집중호우에 대비하는 것은 기상예측시스템의 구축만으로 그 위험으로부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중호우를 예측해 예상되는 지역에 대비해야 한다는 예보는 예측할 수 있는 장비와 시설 및 기상전문가가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한 폭우에 대비한 시설이 없으면 예측만으로 피해를 방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번 집중호우에서 보듯이 예상한 강수량을 뛰어넘는 폭우가 발생하면 이를 처리할 시설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과거 집중호우의 경험으로 하수처리시설을 확충했다고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이번 집중호우에서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즉 당시 경험을 토대로 예측했던 빗물처리시설의 용량을 넘어서 물바다를 만들어서 인간의 짧은 식견을 우습게 만들었다. 헌법에는 재해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노력의무를 국가에 부과하고 있지만,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을 제정해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이미 1967년에 풍수해대책법을 제정해 날로 심화되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1995년에는 법률명을 자연재해대책법으로 고치고 내용도 전면 개정했다. 이와 함께 2004년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제정해 재난에 체계적 대비를 위한 법체계를 구축했다. 재난에 대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체계는 잘 구축돼 있는데, 이에 따른 재난위험방지시설은 여전히 미흡하고 이에 대해서는 이번 집중호우에서 잘 보여줬다. 지구상의 기상이변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남북극의 빙하가 녹고 홍수나 가뭄이 빈번해지는 기상이변은 날로 심해질 것이다. 이상기후는 갈수록 심해지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번 집중호우는 재난에 대한 기존의 대응으로는 그 위험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헌법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기상이변 등 재난에 대해 체계적인 대책뿐만 아니라 예측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시설이나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천지일보 사설] 이준석의 내부 비판 정치적 성숙의 계기 되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주말인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 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당이 주호영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 이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낸 지 사흘만이다. 이날 이 대표는 작심한 듯 장문의 입장문을 읽어 나갔다. 25분간의 입장 발표, 기자들과의 37분간 일문일답 등 한 시간 넘게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실명의 ‘윤핵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사실상 이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처럼 보였다. 때로는 그동안의 억울함과 서러움을 대변하듯 눈물도 보였다. 일부 자책과 자성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이 대표가 던진 핵심 메시지는 자신에 대한 성찰보다는 ‘네 탓’이었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 때문에 정부와 당이 어렵게 됐다고 했다. 심지어 그들이 당에 공헌하고 선거 승리를 이끈 자신을 무리하게 쫓아냈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의 이날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데 대해서는 ‘반민주적’ ‘집단 린치’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거나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는 등의 강성 발언도 쏟아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XX 저XX’하는 사람이었지만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은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사실 이날 이준석 대표가 말한 내용은 크게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벼랑 끝에 선 이 대표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이날 발언에 박수를 보낼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대표도 그 가해자 편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발언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해서 다 맞는 얘기라는 뜻은 전혀 아니다. 이 대표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자신도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정치꾼 행태를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혐오와 배제의 정치, 분열과 갈등의 정치 중심에서 한국정치의 수준을 깎아내린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남이 하는 비판은 ‘집단 린치’요, 내가 하는 비판은 ‘다양성’이라고 한다면 그건 착각과 무지에 다름 아니다. 이쯤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내놓은 한마디가 울림이 있다. 홍 시장은 “과거 바른미래당 시절 손학규 대표를 모질게 쫓아낼 때 손 대표의 심정을 생각해 봤느냐”고 물었다. 당시 이준석 대표의 언행을 짚은 것이다. 그러면서 돌고 돌아 업보로 돌아오는 게 인간사라고 했다. 너무도 예리한 지적이다. 홍 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좀 더 성숙하고 내공이 깊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경청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천지일보 사설] 광복절 77주년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자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15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다. 이날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와 유족,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대표,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고 행정안전부가 밝혔다. 과거 광복절 매 순간마다 소중하고 뜻 깊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올해는 더 깊은 울림으로 맞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남북을 경계로 신냉전구도가 확연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광복 77년이 지나도록 통일은커녕 다시 냉전구도로 갈라지고 있는 우리 현실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 주변의 대결구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북한을 향해서는 ‘한국형 킬체인(Kill Chain)’을 비롯해 ‘3축체계’를 전면에 내걸었다. 중국을 향해서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한국의 군사주권 문제라고 못 박았다. 겉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의 안보정책이 선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협상의 여지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편협하고 아마추어적 접근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앞으로 몰아칠 신냉전구도의 역풍을 한국 국민이 그대로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이를 발판으로 더 강화될 일본의 군사적 진출부터가 걱정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한반도는 신냉전의 교두보가 아니라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 돼야 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 평화와 통일이다. 광복절 77주년에 던지는 애국선열들의 교훈이기도 하다. 나라를 빼앗긴 채 만주 벌판 등을 떠돌며 오직 광복의 그날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애국선열들의 피맺힌 한을 우리는 아직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평화와 통일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인가. 정권교체로 새 정부를 출범시킨 윤석열 대통령이 새삼 되짚어 볼 시대적 책무이기도 하다. 마침 국가보훈처가 서울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역에 안장됐던 애국선열 17위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모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4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합동봉송식이 열렸다. 대한민국 정부가 관리하는 국립묘지로 모신 것은 무려 77년만의 일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우리가 마음껏 누리는 자유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과 절망 속에서도 오직 자유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진 분들의 희생 위에 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옳은 말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100여년 전 이들 애국선열들의 뜨거웠던 투쟁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이제 77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광복절 경축사를 할 것이다. 과연 윤 대통령이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지, 대한민국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중국通] 중국과 상호주의, 강하게 나갈 때 의미 있다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외교부 장관이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지난 9일 방문했다. 새 정부 들어 중국 외교부장 왕이와 공식적 회담을 위한 것이다. 성도는 ‘지난’이지만 그 이상으로 잘 알려진 도시이다. 칭따오 맥주가 유명하고 도시 전체는 유럽풍을 닮았다. 그러나 수도 베이징에 가서 외교부 장관과 회담도 하고 시진핑도 예방하고 왔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신정부 외교 최고 책임자가 방중하는 것인데 중국 도시 전체 순위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후 순위인 지방에서 만난 격이다. 만약 중국의 새로운 외교부 장관이 임명돼 한국을 공식방문 한다면 한국은 이렇게 대우도 하지 않겠지만, 중국도 당연히 수도 서울에서 회담하고 대통령 예방까지 요청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땅 크기와 인구로 따지지 말고 주권국가로써 당당히 요구하는 상호주의 외교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신정부였다. 정권 초반부터 장소 선택에서 중국의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 싶다. 방중 전부터 문 정부의 사드 배치와 관련된 일련의 중국 요구를 안보 주권 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하고 존재하지도 않았어야 하는 ‘사드 3불(사드 추가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제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번 회담에서 문제가 된 사드는 2017년 10월 31일 당시 청와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과 중국외교부 부장조리 쿵쉬안유간 협의시 나왔던 내용의 연장선이다. 여기서 분명히 하고자 한다. 사드 3불은 본래 실체가 없다. 애초에 중국 정부도 언급이 없다가 관방 언론에서 살짝 흘려 보도하는 방식으로 뛰쳐나왔다. 사실 중국이 “우려를 했고 한국도 이해하는 수준에서 내용을 다루었다”가 양국 간 협의의 전부였다. 중국 관방이 애둘러 표현한 보도를 한국이 사드 3불이라는 축약된 신 개념어를 만들어 국내 언론들이 받아쓰다가 완전히 중국의 공식적인 실체가 있는 정책과 주장으로 서서히 굳어져 갔다. 그것이 후에 양국 간 외교를 넘어 국민 간 싸움의 도화선이 됐다. 방문 전 박진 장관의 사드 3불은 없다가 돌아오는 당일 중국외교부에서 사드 3불과 1한이라는 혹이 추가된 내용을 양국이 다뤘고, 소위 3불 1한을 선시(宣示 널리 알린다)했다고 후에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완전히 중국 측 입장만 관철된 듯한 모양새이다. 아예 신정부는 미국만 바라보고 간다고 하는 얘기가 진정이라면, 차제에 안보 주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나아가야 한다. 성주의 요격미사일 포대 설치가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친다고 그렇게 주장한다면, 너희들의 북부전구의 78, 79, 80 집단군의 대한반도 첩보활동과 미사일 배치 육전대의 한반도 유사시 특히 북한 급변에 대비한 진공 계획을 공개하고 그 이상 당장 중단하라고 강력히 주장해야 하지 않는가? 중국은 미·중 갈등이 구조화 돼 가는 시점에서 한국의 미국경도를 최고로 우려한다. 호기가 왔다면 왔다. 오히려 이전과 다르게 강하게 나간다면 한 국가라도 중국 편이 더 필요한 요즘 중국입장에서 일정 양보의 자세로 나온다. 한국의 안보 주권이며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무기이다. 더 이상 내정간섭 말라고 얘기하라.

[통일논단] 우상화 거리 고갈이 빚은 북한의 구차한 선전선동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최근 북한의 선전선동 기관들은 소재의 고갈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걸로 보이는 정황을 재차 암시하면서 ‘방역전 승리’를 김 위원장의 애민정치와 리더십의 공으로 찬양하는 데 주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1면 ‘정론’에서 “나라가 처음 겪는 위기 사태 앞에서 어느 하루 한시도 마음을 못 놓으시고 그토록 커다란 마음속 고충을 이겨내시며, 때로는 안타까움에 속태우시면서도 인민들 앞에서는 언제나 환히 웃으시며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신 총비서 동지”라고 찬양했다. 특히 “자신의 아픔과 노고는 다 묻어두시고 애오라지 사랑하는 인민을 위해 그리도 온넋을 불태우셨다”며 ‘애민정신’까지 부각했다. 신문이 언급한 김 위원장의 ‘아픔’은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감염 정황을 시사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여정은 “이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 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말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가 기밀 중에 최고기밀 사항이지만, 김정은도 일반 주민과 다름없이 코로나19에 걸렸음을 은근히 암시하면서 그에 대한 우상화를 극대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무려 1만여 자의 정론은 김 위원장에 대해 “하나부터 열, 백, 천, 만 가지에 이르는 대책과 방도를 직접 내놓으며 불철주야 방역전장을 찾고 찾았다”거나 “천만 인민을 자신의 살붙이처럼 여긴다”는 등으로 구구절절 찬양했다. “절세의 애국자” “위대한 은인” “위대한 운명의 태양” 등 온갖 미사여구를 나열했다. 절세의 애국자 등은 과거 김일성 주석에게만 사용하던 찬사용어로 보아 이제 김정은을 거의 제 할아버지 반열 위에 올려놓은 것 같은 감을 주고 있다. 그러면서 “오늘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방역이 아니라 이념 위기라고 할 수 있다”며 전 주민이 방역전을 통해 김 위원장을 믿고 따르면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도록 ‘영원한 충성’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코로나19를 박멸했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거듭 거듭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다른 기사에서 방역전이 승리했다고 해서 해이해지면 절대로 안 된다며 “자만방심, 자체위안하면서 탕개(조임새)를 풀어놓는다면 또다시 엄중한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누구나 뼈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 지침과 규율을 어기는 현상과 조직적, 행정적, 법적 투쟁을 따라세워야 한다”며 “각급 비상방역 기관들에서 방역사업에 저애를 주는 온갖 현상과 강하게 투쟁하며 전사회적인 방역기강을 더욱 철저히 세울 것”을 당부했다. 이번 코로나 방역정치는 지난 5월 12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북한의 ‘대동란’으로 선언되며 그것을 김정은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부각시키면서 등장했다. 그러던 북한이 지난 11일 별안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며 ‘방역 승리’를 선포했다. 지난 5월 12일 최대 비상방역체계를 선언한 지 91일 만의 ‘기적’이다. 이 자리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코로나가 대북 전단을 통해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대남 보복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김정은은 코로나 방역 종식을 선언하면서 ‘승리’ ‘기적’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했는데, 백신 접종 없이 사망자가 74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치명률이 세계 보건계의 전무후무한 매우 낮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우상화 작업을 위해 코로나 종식 선언을 서두른 흔적이 역력하다. 요즘 북한은 식량사정에 외환 가격 급등까지 겹쳐 2중,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에서 이제는 최고 통치자의 코로나 확진까지 들먹이며 우상화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이것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증거로도 보인다.

[이재준 문화칼럼] 이 시대의 진짜 영웅들은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진짜 영웅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돈 많은 인색한 재벌, 운이 좋아 몇 번씩 국회의원이 된 정치인, 복지부동 고위직 공무원들일까. 모두 아니다. 강남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지난 주 카메라에 담긴 여러 모습이 눈길을 끈다. 자신의 생명이 어떻게 될지 모를 폭우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하수구 장애물을 없앤 시민, 병원 건물 화재 당시 신장 투석 환자들을 돌보다 숨진 50대 여 간호사, 물이 차 들어가 사경을 헤매는 반지하 창문 방범창을 제거해 시민을 구한 중국 동포, 어지러운 나라 속에 이 같은 미담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에 사는 60대 후반의 한 할머니는 폭우를 맞으며 맨손으로 배수구에 쌓인 쓰레기와 낙엽 등을 치웠다. 의정부에서도 한 시민이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배수로에 쌓인 쓰레기를 제거했다고 한다. 경기도 의왕시에서는 인근 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자 40명의 주민들이 나와 힘을 합쳐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한다. 재난을 극복하겠다는 시민들의 협동정신이 큰 화를 막았다. 20대 한 군무원은 강남역에서 물이 불어 나오지 못하는 여성운전자를 헤엄쳐 들어가 구해줬다. 잘못하면 자신도 함께 익사할 상황이었다. 지난 11년 전 기사를 검색해 보니 당시에도 의인들의 빛나는 영웅담을 읽을 수 있다. 100년 만의 폭우가 중부지방을 강타했다. 5명이 목숨을 잃은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에선 한 시민의 영웅담이 화제가 됐다. 이곳 주민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 상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출근길에 산사태가 마을을 덮치는 것을 목격했다. 삽으로 어떻게든 쏟아지는 흙더미를 막으려 시도하던 조씨는 이내 역부족임을 깨닫는다. 그는 자신의 트럭을 몰아 모래주머니를 가득 사다가 작은 둑을 쌓았다. 조씨의 행동을 본 주민도 감동해 함께 둑을 쌓으며 더 큰 참사를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의인(義人)이란 의로운 사람을 가리킨다. 개인보다는 공을 우선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의(義)’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타인에게 간단한 도움을 주는 것에서부터, 자신이 관여하지 않아도 될 타인을 위해 의(義)라는 신념에 따라 스스로를 희생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거나 도움을 주는 자들을 말한다.’ 우리 사회가 살벌하고 인정 없다고 개탄하지만 아직은 의로운 영웅이 많은 것은 인의(仁義) 맥이 연면히 내려온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답답한 것은 우리나라 정치, 정치인들이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신망과 존경을 받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다. 필자는 아직 정치인 가운데 의로운 길을 걷는 진정한 영웅이 없다는 데 실망하고 있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이익에 따라 처신하고 권력의 달콤함에 젖으면 앞을 보지 못한다. 수해로 상심이 큰 수해현장에서 ‘비가 더 내려야 사진이 잘 나온다’고 한 정신 나간 국회의원이 있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을 욕보게 했으면서도 얼굴 두껍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욕심이 과하면 그것이 모두 화가 된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의 영달을 버리고 대(大)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진정한 정치 의인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의로운 시민들이 스승이다.

[박병환의 줌인] 중국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역할 언제까지 요청하려 하나?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사드, 반도체 동맹(chip 4), 한류 제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고 박진 장관은 우리 입장을 분명하게 개진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 언론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과거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박 장관은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한국 측의 이러한 요청은 오랫동안 계속됐는데 도대체 중국에 대해 언제까지 그러한 요청을 할 것인가? 그동안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진행되고 있을 때는 물론 지속적으로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중국 역시 줄곧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해왔다. 중국이 그렇게 하는 것은 중국의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대외 여건의 조성 차원이다. 남북한 사이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중국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중국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한반도에서의 전쟁 재발 방지는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지 결코 한국의 요청을 따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자신을 위해서 알아서 할 일을 중국에 매번 부탁하는 것은 우리가 중국에 대해 무슨 빚이라도 지고 있다고 착각하게 하는, 어리석은 처신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6자 회담이 진행되던 때 모스크바에 들른 청와대 고위당국자에게 필자는 우리 정부가 자주 중국에 대해 사의를 표한다고 하는데 단순히 립서비스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물었는데 그 당국자는 멋쩍게 웃기만 했다. 더욱이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거나 북한의 무력 도발을 저지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우선 북핵 해결을 위한 미·북 정상회담이 있었던 시기에 중국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복기하여 보자. 시진핑은 2018년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3월과 5월에 김정은을 두 번이나 중국으로 초청했고 1차 이후 2019년 2월 2차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또다시 두 차례 초청했으며, 2019년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접촉 직후에는 자신이 평양을 방문했다. 당시 일부 국내 매체들은 마치 시진핑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북 정상회담을 거드는 것처럼 보도했다. 아무리 형제처럼 가까운 나라 사이에도 양국 정상이 불과 1년 3개월 동안 무려 5차례나 상호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다. 2018년 들어 미·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커지자 중국 지도부는 겉으로는 환영한다는 모습을 보였지만 속으로는 북한이 미국과 가까워질까 당황했고 특히 트럼프나 김정은의 개성으로 보아 북한과 미국 사이에 중국이 관여할 겨를도 없이 ‘깜짝 딜’이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안절부절못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분석일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에 접근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경계했을 것이다. 북한은 중국이 ‘미 제국주의’의 침투를 막기 위한 ‘완충지대’로서 붙들어 둬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2018년 5월 2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강경하게 나오면서 일시적으로 1차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동이 벌어진 데는 중국이 북한에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최근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보복 조치로서 중국이 대만 주변 수역에서 봉쇄 훈련을 실시했는데 앞으로 대만 해협에서의 파고가 점점 올라갈 것 같다. 미국은 중국의 패권 도전을 분쇄하기 위해 경제적 방책에 더하여 군사적 압박도 가한다는 구상인 것 같다. 미국이 대만 이슈를 놓고 중국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상황을 연상시킨다. 격앙된 시진핑이 대만 독립의 싹을 자르기 위해 수년 내 무력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한 상황이 되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한다는 레토릭은 사라질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고자 대만에 대해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전개해 전쟁을 단기간 내 끝내려 할 것이다. 그러려면 주한미군을 한국에 붙들어 둬야 하고 주한 미군이 소위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대만 상황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대만 침공을 전후하여 또는 동시에 북한의 남침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북한으로서는 주한 미군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적화통일의 호기로 볼 것이다. 외교에 있어 수사법이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정되나 우리 정부는 중국에 대해 하나 마나 한 말을 매번 할 것이 아니라 대만 위기에 대비한 방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문화칼럼]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순국 90주년 추모 (19)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 1931년 9월 일제의 치밀한 계략으로 만주를 침략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상하이(上海)에 머물고 있던 이회영(李會榮), 유자명(柳子明), 정현섭(鄭賢燮), 이강훈(李康勳), 백정기(白貞基) 등 30여명의 아나키스트들이 남화한인청년연맹(南華韓人靑年聯盟)을 조직하였다. 구체적으로 남화연맹은 상하이(上海) 진선푸로(金神父路) 신신리(新新里)의 중국인 집 2층에서 열린 창립대회(創立大會)에서 채택한 선언문을 통하여 아나키즘 정신에 입각하여 항일운동(抗日運動)을 전개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남화연맹은 산하단체로 남화구락부를 두어 기관지 ‘남화통신’을 발행하였는데 이회영의 아들 이규창(李圭昌)이 인쇄책임을 맡았다. 또한 남화연맹은 이회영을 의장으로 추대하였으나 그가 사양하였기 때문에 결국 유자명이 의장으로 선임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발생하였으니 중국의 무정부주의 행동파인 왕야차오(王亞樵), 화쥔스(華均實) 등이 이회영과 정현섭에게 항일공동전선(抗日共同戰線)을 제의하였다. 구체적으로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여 이회영을 비롯한 남화연맹 조직원들은 일제를 상대로 본격적인 무장 투쟁을 전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이와 관련해 1931년 10월말에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이회영을 비롯한 정현섭, 백정기 등 7명의 한국 아나키스트들과 중국과 일본측 인사들이 모여 항일구국연맹(抗日救國聯盟)을 조직하고 선전, 연락, 기획, 재무 등 5부를 두어 각부에 위원을 선출했는데 이회영은 기획위원을 맡았고, 왕야차오는 재정을 맡았다. 여기서 이회영이 소속된 기획부는 조계(租界) 밖 중국 거리와 불조계(佛租界)에 인쇄공장과 마곡상 점포를 차려 놓았는데 이를 통하여 일제 군경기관 및 수송기관의 조사와 파괴, 적 요인의 암살 등을 추진하였다. 한편 이회영은 항일운동을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항일구국연맹 요원들과 남화연맹의 핵심인 흑색공포단(黑色恐怖團)을 비밀리에 조직했다. 흑색공포단은 남화연맹 요원들 이외에 일본과 타이완, 중국인들도 참여한 결사조직이었는데 톈진(天津)에서 일본 기선과 일본 영사관에 폭탄을 던지는 의거를 결행하였으나 폭탄이 불발되거나 건물 일부를 파괴하는데 그쳤지만, 그러한 행동만으로도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다.

[천지일보 사설] 반지하 참사 언제까지 지켜볼 수만은 없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폭우로 목숨을 잃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가족들의 빈소가 10일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 반지하 집에서 장애를 가진 언니와 13살 난 딸과 함께 살고 있던 올해 46세인 홍모씨는 폭우로 인해 방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몸이 불편한 70대 노모도 함께 살았지만 요양병원에 있다가 목숨을 건졌다는 소식도 눈물 없이는 듣기 어려운 사연이다. 폭우로 두 딸과 손녀를 한꺼번에 잃은 그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번 신림동 참사처럼 언제까지 슬퍼하거나 안타까운 마음만 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기회 있을 때마다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대책을 수없이 강조하고 홍보해 왔다. 그럼에도 이번 참사를 보면 정부 대책이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거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사각지대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번 신림동 참사처럼 ‘반지하 주택’이지만 ‘자가 주택’의 경우는 정부의 주거상향 지원사업 대상자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노모와 장애를 앓는 언니, 어린 딸이 함께 거주하는 매우 열악한 조건이지만 정부의 주거 취약계층 지원사업 대상자가 아니라면 정부 정책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묻고 싶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도 정부의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 잦은 이사와 전월세 가격 급등이 걱정돼 반지하 등에 거주하는 국민이 많다. 자가 주택이지만 일반 아파트나 주택 소유주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지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시장 논리를 강조하면서 공공임대주택에 소극적이다. 부자들의 종부세와 재산세는 감면해 주면서도 공공임대주택은 멀리 한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신림동 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상이변은 이제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이번 폭우보다 더 심각한 참사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림동 참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반지하 주택 등 주거취약계층이 맞닥뜨린 위험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 다수는 정부의 지원사업 사각지대에 있다. 이제부터라도 전국적인 점검과 함께 주거취약계층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라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마침 국토부가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정책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세력이나 부동산 부자들의 나라가 아니라, 신림동 일가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의 청사진이 나오길 기대한다. 끝으로 이번 폭우로 인해 소중한 목숨을 잃은 홍씨 가족을 비롯해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천지일보 사설] 김여정의 독설 듣고만 있을 것인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가 더욱 불안하다. 대만해협을 봉쇄했던 중국군이 지금 이 시간에도 대만을 향해 해상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당연히 해상이 봉쇄되면서 선박 진입도 불가능한 상태다. 자칫하면 언제든지 대만을 공격할 태세다. 그동안 중국군이 보인 무력시위도 이례적으로 고강도였다. 일각에서는 대만해협의 위기가 ‘뉴노멀(일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그대로 한반도 안보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움직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이튿날 노동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악성전염병(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며 “당중앙위와 공화국정부를 대표해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는 대목이다. 지난 5월 12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당중앙위 8기 8차 정치국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음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면서 비상방역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한 지 91일 만이다. 우리가 우려할 대목은 그 직후에 나왔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느닷없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면서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북한에서의 초기 발생지역이 휴전선 인근이라는 점에서 남쪽을 의심한다고 밝힌 뒤, 북한으로 보낸 대북전단 풍선에 실린 물건이 코로나19의 매개물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남측을 향한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다. 게다가 김 부부장의 표현도 이전처럼 아주 거칠다. 박멸, 짐승보다 못한 추악한 쓰레기, 불변의 주적, 괴뢰보수패당 등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들을 쏟아냈다. 그동안 김여정 부부장의 억지와 독설은 수차례 들어 봤지만 이번처럼 공식 석상에서 연설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방역실패 탓을 남측으로 돌리면서 대남 경고의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김 부부장이 직접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사실상 대남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의 무게도 가볍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분명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히면서 김 부부장의 억지와 궤변, 대남 공세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그러면서 혹 있을 수도 있는 북한의 보복에 대해서도 면밀한 대비와 함께 구체적인 대응 계획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스포츠 속으로] 우영우가 스포츠를 했다면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지난 주말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여러 편 몰아서 봤다. 모 대학에서 예정된 체육 지도자 특강 ‘스포츠 커뮤니케이션과 상담’을 앞두고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한 이야깃거리를 찾던 중 최근 방송에서 가장 핫한 이 드라마에 꽂혔던 것이다.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의뢰인과 참고인을 만나 진실을 오감으로 파악하고 사건의 숨겨진 맥락을 찾아내 승소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드라마를 통해 특강의 주제인 소통과 공감의 사례를 찾으면서 공연히 이런 상상을 해봤다. 우영우가 스포츠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만약 우영우가 공부의 길을 걷지 않고 운동의 길을 걸었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답은 충분히 자신의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우영우와 같은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이가 운동선수로 일반인에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한 예가 있다. 프로골퍼 이승민(25)이다. 그는 지난달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미국에서 벌어진 장애인 US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펠리스 노르만(스웨덴)을 연장 대결 끝에 꺾고 우승했다. 이승민은 최종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3언더파(213타)로 연장 대결에 돌입했다. 이승민은 17·18번홀 합산 방식으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1언더파를 기록해 1오버파를 기록한 노르만을 꺾고 우승했다. 이승민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처음으로 연 이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장애인 골퍼 78명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다. 발달장애 3급인 이승민은 어릴 적부터 골프공에 흥미를 보였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201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준회원, 2017년 정회원 자격을 얻으며 프로골퍼 대열에 섰다. 그는 골프를 하면서 사회성도 좋아지고, 언어 구사 능력도 늘어 자폐성 발달장애 2급에서 3급으로 완화됐다. 경기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여섯 번 되뇌었다고 밝힌 그의 우승 소감은 고단한 현실에 지친 모든 이들을 위한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로 들렸다. 이승민을 예로 들었지만 골프를 비롯해 사격, 양궁 등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종목에선 우영우와 같은 천재성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인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타인과의 몸싸움이 없고, 자신과 싸우는 종목에선 자폐성 장애인도 얼마든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집중력과 함께 하고자 하는 열정을 갖고 있으면 자폐성 장애인들도 일반 선수들에 못지않은 능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화 ‘포레스트 검프’와 한국 영화 ‘말아톤’은 주인공을 운동선수로 내세워 큰 감동과 교훈을 주기도 했다. 스포츠 세계에서도 기회가 주어지고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으면 우영우는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