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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관리 안 하면, 아무나 사용한다
오피니언 칼럼

[특허칼럼] 상표 관리 안 하면, 아무나 사용한다

정연용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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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의 원형은 1917년 미국 남부 테네시 주의 채타누가 제과점에서 발매한 문파이(Moon Pie)이며, 일본의 모리나가 제과에서 빵과자에 머시멜로우를 넣어 엔젤파이라는 과자로 1958년에 판매했다. 이후 동양제과(현재의 오리온)에 근무하던 과자개발팀장이 미국 출장길에 초콜릿 입힌 과자를 먹어보고 영감을 얻어 귀국해서 1974년에 초코파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게 된다. 인간의 진보적인 발전은 발명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니콜라 테슬라의 말의 실천처럼 사명감으로 말캉말캉한 맛의 초코파이를 만든 것이다.

현재 초코파이 ORION CHOCO PIE는 상표 출원돼 등록을 받았다. 그러나 판매하기 초기부터 초코파이로 상표를 출원하지 않고 브랜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 1979년 롯데제과, 1986년 해태제과, 1989년 크라운제과에서 초코파이를 출시하는 등 초코파이는 안타깝게도 보통명사가 돼 버렸다. 

물론 동양제과는 뒤늦게 상표 소송에 돌입하게 되는데, 법정싸움에서 패소한다. 특허심판원에서 특허심판을 했으나 초코파이라는 이름은 빵과자에 머시멜로우를 넣고 초콜릿을 바른 과자류를 뜻하는 보통명칭에 불과하다며 기각됐다.

초코파이는 동양제과가 창작한 조어 상표이며 고유명사화됐고 미국, 러시아, 몽골, 베트남, 인도 등 3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이미 상표등록까지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상대편 롯데제과에서는 초코파이가 창작한 조어 상표라면 초코우유나 초코아이스크림도 모두 고유명사로 봐야 하는가 라고 반박했다.

특허법원에서는 초코파이 상표가 다른 기업들에 의해 지난 20년간 사용되는 동안 동양제과 측이 독점적 사용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아서 이미 보통명사화 됐다고 분명히 했고, 초코파이란 명칭 앞에 제조회사의 이름이 붙기 때문에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거나 소비자를 속일 우려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 초코파이란 이름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초코파이 상표를 중국에 먼저 상표 출원한 곳은 롯데제과였다. 동양제과에서는 중국에서 초코파이 대신에 오리온파이로 상표를 사용했다. 1984년 동양제과 사내에서는 월 매출 20억원대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시장점유율도 1983년 71%에서 55%로 뚝 떨어졌다며 초코파이를 대체할 다른 상품을 개발하는 게 낫다는 회의론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경험을 잘 살려 동양제과에서는 상표 등 지식재산권 전략을 철저히 꾀해 1995년 10월 북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누구보다 먼저 초코파이 상표와 회사 상표를 동시에 출원해 상표등록증을 받았다.

또한 1989년 초코파이 情이 나왔고 상표권을 확보했으며, 초코파이 정의 마케팅이 IMF 당시 국민적 공감대를 크게 형성해 1997년 건과제품 중 단일제품으로 최대인 월 50억 매출에 수출도 3년 만에 30배인 3100만 달러를 달성해 글로벌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상표 전략은 기업 생존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지 “이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과감하게 실천해야 열매를 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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