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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디거 ‘타조 걸음’의 저주인가, 오만함이 나비효과로 돌아왔다
오피니언 칼럼

[컬처세상] 뤼디거 ‘타조 걸음’의 저주인가, 오만함이 나비효과로 돌아왔다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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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타르월드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일본 공격수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주인공 안토니오 뤼디거의 오만함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축구팬들은 온라인에서 뤼디거를 향해 “집에 가서 일본팀 경기나 시청하라”며 쏘아붙이고 있다. 일본 선수를 향한 뤼디거의 조롱은 결국 충격의 나비효과로 돌아왔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로 불린 E조에서 독일은 제대로 망신을 당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이 지난달 23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에 1-2로 역전패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러한 결과가 동양인을 비하하는 데서 비롯한 뤼디거의 업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대 0으로 앞선 상황에서 ‘타조 걸음’으로 상대를 기분 나쁘게 조롱했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게 마련이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들도 뤼디거 행동은 오만하고 무례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독일은 지난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아 팀에게 일격을 당하고 예선 탈락했다.

뤼디거의 행동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모습이다. 검은 피부 때문에 과거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수차례 인종차별을 당하기도 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과거 흑인이라는 이유로 경기장 안에서 ‘원숭이’ 취급을 당하자 분개했던 사례가 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받았던 차별에는 분노를 표했지만, 정작 본인보다 느리고 키가 작은 동양인 선수에 대한 조롱은 괜찮았던 모양이다.

그는 당시 인스타그램에 ‘인종차별에 반대’ ‘제발 기초 교육 좀 받아라’ 등 메시지를 남긴 장본인이다.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한 독일은 이제 낡은 전차부대가 됐다. 뤼디거의 오만한 행동으로 독일 축구대표팀은 경기에서만 진 것이 아니라 매너에서도 패자가 됐다.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월드컵에서는 특히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공정한 스포츠맨십이 절실하다. 스포츠를 통해 타 문화를 존중하고 우정과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이 실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독일 대표팀의 모습은 실력뿐만 아니라 타 국가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경기 직후 독일 언론들은 일제히 독일팀에 대해 강경한 글들을 쏟아냈다. “독일의 축구가 쓰러졌다” “독일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등 독일의 축구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런 상황과 달리, 미국과 이란의 경기에선 훈훈한 스포츠맨십이 돋보였다.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치러진 미국과 이란의 월드컵 경기에서 미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미국과 이란은 수십년간 정치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지만, 탈락으로 좌절한 이란 선수들을 미국 선수들이 위로해주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전 세계 축구팬들은 미국과 이란 경기와 같은 정정당당한 경쟁을 지켜보고 공정한 규칙과 선수들의 스포츠맨십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악의적으로 상대방을 헐뜯고 무시하는 조롱과 치열함은 없어야 하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멋진 경기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를 고대한다. 월드컵을 지켜보는 팬들의 신뢰는 서로 존중하고 공정한 규칙과 스포츠맨십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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