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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남극펭귄은 안녕할까?
오피니언 칼럼

[환경칼럼] 지구온난화, 남극펭귄은 안녕할까?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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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상징하는 동물이 북극곰이라고 한다면 남극을 상징하는 동물은 펭귄이다. 현재 북극곰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동물이자 지구생태계의 기후재난 자체를 상징하는 대표적 동물이 됐다. 반면에 남극에 서식하는 펭귄은 그 피해나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적다.

전 세계에 알려진 펭귄 종류는 17종 혹은 18종 가량이다. 그중 남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펭귄은 단연코 황제펭귄이다. 현재 존재하는 펭귄 중 몸집이 가장 큰 황제펭귄은 최대 122까지 자라며,  ‘황제(emperor)’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큰 체구 때문이다. 까만색 날개와 흰색 몸통 때문에 턱시도를 입고 있는 신사처럼 보인다고 해서 남극의 신사로도 불린다. 단단한 얼음 위에서 번식과 새끼 양육을 하며 해안으로부터 약 18 정도 떨어진 곳에서 집단을 형성해 생활한다. 남극의 겨울에 알을 낳고 양육을 하는 유일한 동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이 황제펭귄도 현재와 같이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2100년쯤에는 멸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는 지구 기온이 2도 이상 높아질 경우 남극의 펭귄 주요서식지가 절반에서 4분의 3가량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르셀로나 세계보존회의의 보고서도 지구 기온이 2도 이상 높아지면 황제펭귄 번식처의 50%, 아델리펭귄 서식지의 75%가 없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UN 기후변화패널 소속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더라도 100년 안에 지구 기온이 2도 이상 높아질 것이며 줄이지 않는다면 기온 상승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제펭귄은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인 해빙을 서식지로 삼아 수천 마리가 무리를 지어 군집 생활을 한다. 황제펭귄의 개체 수는 번식과 털갈이에 필요한 해빙과 직결되는데 해빙이 너무 적으면 알이 부화할 때 새끼가 바다에 빠져 죽을 수 있고, 해빙이 너무 넓으면 먹이를 찾기 위한 여정이 힘들어 새끼가 굶어 죽는다현재 황제펭귄은 남극 해빙 전체에 걸쳐 625000~65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빙은 남극 대륙과 연결돼 있고 먹이를 얻을 수 있도록 바다 쪽으로도 열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해빙 면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만일 파리기후협약이 목표로 하는 1.5도 이내 상승이 실현될 경우에는 해빙이 2100년까지 5%만 줄어들 것이고 황제펭귄 개체 수 감소도 19% 수준에 그치겠지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아 지구 평균기온이 현재 속도로 상승할 경우 황제펭귄 개체 수는 90% 이상이 사라질 것이다미국의 우즈홀해양연구소, 호주 극지연구소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탄소 배출량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050년에는 황제펭귄 서식지의 70%가 사라지고, 2100년에는 황제펭귄의 98%가 서식지를 잃어 멸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2021년에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남극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황제펭귄의 서식지인 해빙이 줄어들면서 동시에 개체 수도 급감하고 있다는 최근 몇 년간의 국제 조사 지표를 반영한 결과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황제펭귄뿐 아니라 남극 내륙으로도 번지고 있다. 아델리펭귄, 턱끈펭귄, 젠투펭귄 등 육지에 돌을 쌓고 번식하는 펭귄은 바다의 크릴을 주로 먹는데, 크릴은 해빙 아래의 식물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만큼 해빙 감소는 다른 펭귄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 생물종의 멸종 위험을 분석했으며, 현재와 같이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2300년에는 페름기 말 대멸종에 맞먹는 멸종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 했다. 2019년 유엔 보고서에도 현재 존재하는 800만종의 생물 중 100만종 이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 멸종 위기종의 약 19%가 기후변화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남극 대륙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황제펭귄이 영하 60도의 극한 추위는 극복했지만 남극의 온난화에는 속수무책으로 굴복하고, 북극곰과 더불어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멸종위기종이 됐다는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는 슬픈 사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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