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임영웅의 멜론뮤직어워드 수상의 의미
오피니언 칼럼

[대중문화칼럼] 임영웅의 멜론뮤직어워드 수상의 의미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image

2021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임영웅은 단 두 개의 수상을 했다. 베스트 솔로 남자와 TOP 10이었다. 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였다. 하지만 2022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임영웅은 무려 5관왕에 올랐다. 글로벌 한류 스타인 방탄소년단도 3관왕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임영웅이 받은 상의 면면이 눈에 띄었다. 베스트 솔로 남자와 TOP 10은 물론이고 대상인 올해의 아티스트와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으며 네티즌 인기상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네티즌 인기상은 어린 아이돌에게 돌아가기 마련인데 이 점이 예년과 달랐다. 10대, 20대가 장악했던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가수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입증됐다. 멜론뮤직어워드는 연말 다른 시상식의 방향타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임영웅의 5관왕은 다른 시상식에서 그 이상을 전망하게 한다. 다만, 올해의 레코드는 방탄소년단이 수상하는 게 맞지만, 올해의 베스트송이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LOVE DIVE)’에게 돌아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여하간 올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은 임영웅은 KBS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OST ‘사랑은 늘 도망가’ 그리고 첫 정규앨범 ‘IM HERO’ 수록곡 ‘우리들의 블루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등을 통해 많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11월에 신곡 ‘London Boy(런던 보이)’ ‘Polaroid(폴라로이드)’를 발표하고 연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곡들은 레트로 팝이거나 발라드곡이기 때문에 임영웅의 역량과 정체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더구나 런던 보이는 임영웅 본인이 창작했기 때문에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멜론 뮤직어워드에서는 이 두 곡의 최초 라이브 무대가 펼쳐졌다. 런던 보이는 3명의 밴드와 경쾌한 협업을 보여줬고, 폴라로이드는 발랄한 발라더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50인의 오케스트라, 100명의 합창단원이 참여한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애절한 임영웅의 보이스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클래시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런 무대를 통해 임영웅은 단순히 트롯 가수가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이번 임영웅의 수상과 공연은 우리 대중음악 산업의 구조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이 주도하는 댄스 음악이 중심이기 때문에 대형 기획사들에 소속되거나 댄스 음악을 취하지 않으면 가창력 있는 가수들은 무대를 갖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들은 임영웅을 주목하지도 않았고 오디션의 기회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임영웅은 KBS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해 실력을 드러내야 했다. 무대 장소에 연연해하지 않고 철저하게 관객의 취향과 기호를 위해 뛰었다. KBS ‘아침 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서도 5연승을 달성하면서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나며 팬덤을 본격적으로 형성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노래 교실이 무대였다. 결정적으로 TV조선 ‘미스터 트롯’에서 우승하면서 강력한 팬덤의 폭풍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임영웅이 가진 내재적인 매력과 역량을 오랜 시간 동안 노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우선 1950~1960년대에 머물고 있던 트롯 가수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색시키고 젊고 트렌디한 감각으로 탈바꿈시켰다. 중요한 것은 임영웅이 트롯만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 장르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가창력 있는 아티스트라는 점이었다. 어떤 장르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기회조차 주지 않아 트롯을 선택했을 뿐이었기에 온전히 노래를 통해서만 무대를 장식하는 그는 10대 댄스 음악 위주의 아이돌 음악이 범람하는 현실에서 소외됐던 여러 세대에게 공감과 감동의 폭풍우를 일으켜왔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음원 플랫폼과 유튜브 플랫폼, 카톡을 통한 음악 유통에 기성세대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다른 음악 향유 문화를 만들어 왔다. 더구나 10대, 20대들이 음악 소비에 한계를 보이면서 경제력이 있는 액티브 시니어가 팬덤 현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임영웅 현상에 대해 K콘텐츠 한류에 쏠려 있던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해외 무대에 시선이 치우쳐 있는 사이 국민은 자신이 원하는 음악과 뮤지션을 스스로 발굴하고 스타로 키워냈으며 편중된 음악 스펙트럼을 교정하고 있다. 이제 기획사가 만들어내는 획일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스스로 실현하는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임영웅 모델을 제대로 주목하는 것이 K콘텐츠 한류의 토대가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