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령 후 러 탈출 행렬
“전쟁에 나가고 싶지 않아
형제국과 싸우기 싫어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러시아 시민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이고르 티키(49)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 지원을 위해 군대를 부분적으로 동원한다고 발표한 이후 러시아를 벗어난 남성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주 자전거를 타고 한밤중에 국경을 넘어 조지아로 도망쳤다. 그가 도망친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아무도 (총으로) 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여기 온 거에요.”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조지아에서 만난 러시아 남성 티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티키는 49세임에도 징병을 피해 해외로 도망쳤다. 그는 “러시아에서 규정과 실제로 적용하는 것이 다르다. 50세 노인들이 전선으로 보내지고 있다”면서 “나는 그들 중 한 명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동원령 후 모스크바에 살고 있던 그는 가방과 자전거를 챙겨 조지아 국경에서 32㎞ 떨어진 러시아 남부도시 블라디카브카즈로 갔다. 붐비는 행렬을 피하기 위해 그는 한밤중에 국경을 건너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로이터 통신은 티키의 사례가 동원령 첫 주에 발생한 러시아인들의 탈출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러시아인 알렉세이(33)는 언론계에 종사했으며, 그는 모스크바에 국경 폐쇄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이 동요했음을 알렸다. 그는 “오랫동안 생각했고, 떠나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다”며 “하지만 당장 떠나지 않으면 결코 떠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를 떠난 이유에 대해 “전쟁에 나가고 싶지 않다”며 “형제 국가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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