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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불 지핀 테니스 열기, 동호인과 전문 테니스의 선순환적 생태계로 이어져야 한다
오피니언 칼럼

[스포츠 속으로] 팬들이 불 지핀 테니스 열기, 동호인과 전문 테니스의 선순환적 생태계로 이어져야 한다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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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테니스코트로 많은 사람이 몰린다. 남녀프로들의 경기를 직접 찾아가서 보거나 TV로 중계된 세계 남녀 메이저대회를 시청하기도 한다. 동호인들은 서로 파트너가 돼 친선 경기를 하는 가하면 기초적인 레슨을 배우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일요일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 경기장은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을 보기 위해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각종 테니스 용품 업체들이 마련한 행사 체험장에도 줄이 50m 넘게 이어졌다. 이날 KAL컵 코리아오픈(1987~1996년) 이후 26년 만에 열린 ATP 국제대회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1만여명에 가까운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권순우, 정훈 등 국내 스타들이 중도 탈락했는데도 불구하고 팬들이 관중석을 꽉 메웠던 것이다. 지난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결승 때도 만원관중이 몰렸다.

최근 테니스 열풍이 남녀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 흥행에 고스란히 이어졌다. 관중 상당수는 젊은 층이었다. 테니스는 고급스포츠로 인식되지만 의류나 용품 등 가격이 골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진입장벽이 낮은 점 때문에 젊은 층이 최근 많이 선호하고 있다.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실내외 스포츠가 크게 위축됐지만 골프와 테니스는 오히려 그 이전에 비해 더욱 활성화됐다. 야외 운동인 골프와 함께 테니스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1~2명이 서로 떨어져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동네 실내 테니스장이나 전문 선수들의 테니스코트는 많은 이용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한 온라인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테니스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테니스 열기에 마냥 들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 국내 테니스계의 현실이다. 먼저 전문 테니스에서 세계적인 수준과의 큰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코리아오픈 남자 단식 본선에 4명의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지만, 3명은 1회전에서 탈락하고 권순우도 2회전 벽을 넘지 못했다.

테니스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같은 여건을 갖추려면 전문 테니스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 테니스에서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탄생하지 않으면 탄탄한 기반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과 중국 등은 남녀 모두 세계적인 선수들을 길러냈다. 리나(중국)와 니시코리 게이(일본)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리나는 지난 2011년 프랑스오픈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정상에 올랐으며, 2014년 호주오픈에서 다시 한번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 니시코리는 2014년 US오픈에서 아시아 남자 선수 최초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ATP투어 코리아오픈에서도 170cm의 단신인 일본의 니시오카 요시히토(일본)가 정상에 올랐다.

한국 테니스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유망주들을 배출해 모처럼 불기 시작한 테니스 열기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클럽 활동을 통해 테니스 열기를 불어넣고, 좋은 선수들이 엘리트 선수로 발탁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 나갈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테니스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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