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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리스크를 줄이는 슬기로운 노후 준비
오피니언 칼럼

[최선생의 교단일기] 자녀 리스크를 줄이는 슬기로운 노후 준비

최병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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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살 이상 인구 중 부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비를 마련한 사람은 314만명으로 7.5%였다. 부모의 도움을 받는 캥거루족 314만명 중에 30~40대도 65만명에 달하는 건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오래전 독립해야 할 성인이 생활비를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자녀로 인해 부모의 노후마저 위협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슬기로운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자녀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의 양육이 필요하다. 부부가 노후에 쓸 목돈을 충분히 저축했어도 자녀의 결혼, 집 마련, 사업 실패, 이혼 등의 사정으로 노후 자금을 지출해야 한다면 의미가 없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면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도록 독립심을 갖게 키워야 노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자녀에게 올인해 허리띠 졸라매며 과도한 학원비를 지출하며 무늬만 대학에 보내는 건 가장 큰 실수다. 대학이라도 나와야 제 밥벌이하며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 거라는 기대로 투자하지만, 리스크가 크니 신중해야 한다. 자녀의 성적과 학원비를 투자 대 효과면에서 냉철히 분석한 후 투자를 지속할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녀가 원하지 않는 공부를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본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같이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

부모가 능력이 된다면 자녀가 대학 졸업하고 취업할 때까지는 돌봐주는 건 나쁘지 않다. 결혼이나 독립 자금으로 일정액을 미리 제시하고 나머지 비용은 스스로 마련토록 해야 한다. 자녀가 30대가 되면 미혼이든 기혼이든 삶의 결정권을 오롯이 자녀에게 넘기고 참견 대신 응원하는 정도의 역할만 해야 한다. 그래야 본인의 인생을 책임감 있게 결정하며 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도 부모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경제 관념 없다고 자녀의 월급을 부모가 맡아 투자까지 책임지는 건 자녀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취권으로 유명한 성룡은 4천억원 가량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하면서 자녀에게 능력이 있으면 유산이 필요 없고, 자녀가 능력이 없으면 유산을 상속해도 탕진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자녀에게 고기를 아무리 잡아줘 봐야 의미가 없고, 자녀에게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다. ‘유산은 안 주면 맞아 죽고, 미리 주면 굶어 죽고, 반만 주면 시달리다 죽는다는 말은 새겨들을 말이다. 물려줄 유산이 있다면 현명하게 처신해야 부모도, 자녀들도 갈등 없이 행복하게 산다.

무조건 죽을 때까지 유산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큰 의미는 없다. 나이 70이 넘으면 큰돈 쓸 일이 별로 없다. 식사하고, TV보고, 산책하고, 가끔 병원 다니는 게 대부분 일과다. 아무리 비싼 음식도 치아가 좋지 않거나 소화가 안 되니 집밥이나 큰 차이가 없다. 명품으로 치장한들 태도 안 나고, 장시간 비행기 타는 해외여행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된다. 부부가 편하게 쉴 수 있는 집 한 채, 취미 생활과 병원비로 쓸 돈 정도만 있으면 되니 지갑을 자주 열어 후하게 써야 노후가 풍요롭다.

자녀는 부모의 성향과 행실을 닮는다. 부모가 조부모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고 배운다. 부모를 돈으로 보고 유산만 탐을 내는 자녀가 있다면 스스로 행실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굳이 자녀에게 용돈 받지 않고도 내 돈으로 맛난 거 사 먹고 여행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노후를 준비해야 현명하다.

노후가 준비 안 된 부모 리스크는 자녀에게도 큰 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서로 독립해 사는 게 가장 행복한 길이다. 자녀에게 올인했다고 부모의 노후를 자녀가 책임지는 시대는 지났다. 자녀에게 경제적 부담이 안 가도록 부모 스스로 노후 준비를 잘해야 자녀가 독립적으로 사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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