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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교회서 계속 잠잠하라?’⋯ 합동·고신, 올해도 女 안수 외면
종교 개신교

[2022 주요 교단 총회 정리②] ‘여자는 교회서 계속 잠잠하라?’⋯ 합동·고신, 올해도 女 안수 외면

예장합동 “교단법상 불가”
‘준목’ 지위 연구토록 결의
예장고신은 논의조차 ‘기각’
“교회 위기 고려안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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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다른 명령은 (성경) 글자대로 안 따르면서 여성에게만 안수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니. 한국교회가 위기에 빠졌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존립이 가능할까 싶다.” 

세계 대부분 교회에서 여성과 청년들의 참여가 보편화 돼 있지만, 한국 교회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까지도 일부 보수 교단에서는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린도전서 1434)’ 등의 성경 구절 등을 이유로 여성 목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여성에 대한 인식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쇠퇴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며 한국교회 1순위 개혁과제로 꼽히기도 한다. 여성 목사를 허용하라는 외침은 올해도 계속됐지만 한국교회 주요 보수 장로교단은 올해도 여성 목사를 외면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제107회 총회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무산됐다. 예장합동은 여성 목사 등 여성 사역자를 인정하지 않는 대표적인 보수 장로 교단이다예장합동은 올해 이례적으로 교단 내부에서도 여성 목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지만 정작 총회에는 여성 관련 헌의안이 한건도 올라오지 않았다

이날 예장합동 권순웅 총회장은 현행 교단법상 여성 목사 안수가 불가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다만 우리 교단의 우수한 여성 인력이 타 교단으로 가고 있어 선교와 군목 현장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 여성 지위 향상에 대한 시대적 요청도 있다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연구가 계속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총대(총회 대의원)들은 여성 사역자의 지위 향상을 위해 여성 목사 대신 여성 준목(강도사)’ 제도를 연구토록 결의했다. 준목은 개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아 시무하는 유급 교역자를 의미한다.

그런가 하면 예장고신 총회에서는 여성 안수 제도에 대해 연구하자는 제안조차 기각되면서 도입은커녕 논의의 장도 열지 못했다. 안건을 청원한 예장고신 미래정책연구위원회 손현보 목사는 개신교 매체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안수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찬성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 연구조차 하지 않아 아쉽다고린도전서에 나오는 다른 명령은 (성경) 글자대로 안 따르면서 여성에게만 안수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이를 고수하는 것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고신대 신학대학원 학생 수가 압도적으로 모자란 데도 여성을 받지 않고, 군목으로도 뽑지 않아 여성들이 다른 교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가 위기에 빠졌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존립이 가능할까 싶다고 우려했다

이와 달리 주요 교단 중에는 여성안수가 법제화된 곳도 있지만, 교회의 의사결정 등 핵심에서 여성이 배제당하고 있는 현실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예장통합 정기총회에서 여성 신도들의 기대를 모았던 여성총대 할당제도입은 3년째 총회 현장에서 논의되지 못했다. 예장통합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한국교회 정책과 미래 방향성을 결정하는 여성 총대 할당제를 의무화하고 총대 20인 이상 노회가 여성 목사 총대 1, 장로 총대 1명을 파송해달라고 올린 청원은 총회 임원회 회의 안건으로 넘어갔다

현재 예장통합 교단은 총대 1500명 중 여성은 2.3% 정도다. 1995년 여성안수가 법제화됐지만, 107회 총회 보고서에 보고된 통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목사는 2693, 여성 시무장로는 1156명이다. 이들은 전체 목사 21423명 중 12.57%, 시무장로 18090명 중 6.39%에 불과하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경우 총대 630명 중 여성이 66(10.5%)에 불과하다. 기장은 예장통합과 달리 총대 10명 이상을 파송하는 노회에 대해 의무적으로 여성 총대를 1명 이상 파송하는 여성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 총회에 총대를 각각 8명 파송한 대구노회와 경남노회에는 여성 총대가 한 명도 없었다. 총대 10명을 파송한 제주노회가 여성 3명을 파송해 여성 총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교단 총회에서 여성 총대 수가 현저히 낮은 현실과 관련해 강호숙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는 지난해 교단총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근본적으로 여성에게 동등 대표직을 인정하지 않는 남녀 위계적인 교회 직분제도와 남성 중심의 의사 결정구조의 문제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여성은 치리권이나 결정기구에 참여할 수 없는 직분을 부여하고 있고성차별적인 지위나 처우를 받고 있다 “남녀가 평등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 여성에게도 동등한 대표직이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최대 개신교단으로 꼽히는 예장합동의 여성 목사 안수 도입이 올해도 무산된 것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예장합동 산하 총신대학교 법인이사 전주열린문교회 이광우 목사는 교단의 교세가 예장통합보다 2배 속도로 감소해가는 이 심각한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망정 남성 우월주의 성경해석에 매몰돼 하나님이 세우신 귀한 여성 동역자들을 차별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개신교단체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임왕성 목사는 성경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차별하고 억압하고 배제하려 한다면 그것은 분명 성경의 세계관이 아니다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차별과 배제는 결코 성경적일 수 없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여동문회는 성명을 내고 예장합동 총회의 여성 준목 제도 연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타 교단의 경우 준목은 목사 고시에 합격해 수련을 받고 있는 목사 후보생을 의미하며 우리 교단의 강도사에 해당한다. ‘준목은 목사가 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기에 임시적인 직책이라며 여성 사역자에게 임시직인 준목을 주겠다는 것은 여성 사역자를 임시직으로 묶어 두겠다는 것이다. 마치 목사인 것처럼 하면서 속이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회에서 일어나는 여성 사역자에 대한 차별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안수를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계급적 문제라며 교단이 준목이 아닌 여성 안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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