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대통령의 막말 통해 드러난 ‘오만의 정치’
오피니언 칼럼

[세상 요모조모] 대통령의 막말 통해 드러난 ‘오만의 정치’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image

대통령 말의 파장이 끝이 어디일지 모르게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회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냐”라는 말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무슨 말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을 벌여 욕설 파문을 잠재우는 게 대통령과 여권의 의중인지 모르지만 이러한 논란 자체가 자신에게 침 뱉는 행위라는 걸 알아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스스로의 잘못으로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비판하는 측을 트집 잡거나 전 정권의 잘못을 들추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에 바쁘다. 오만한 행동이다. 잘못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하는 게 보통 사람의 상식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거면 가만히 있는 게 낫다. 구질구질하게 변명하고 ‘발언 조작 사건’이라며 언론사를 겁박하는 모습은 정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행동이다.

이번 사건은 ‘윤석열 막말 사건’이라 할만하다.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키는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고 벌이는 행동에 대해 이해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걸 인정하고 수습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과 여권은 수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문제를 일파만파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나선 시간은 사건 터지고 15시간이 지난 뒤였다. “국회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가 아니고 “국회 이 ××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했다는 거다. 아무리 들어도 ‘날리면’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날리면’이라고 했어도 여전히 심각하다.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으로 뽑힌 국회의원들을 이처럼 모욕하고 얕잡아봐도 되는 건가? 이는 단순히 민주당 의원들 또는 국회의원들을 모독한 걸 넘어 주권자 모독이자 국민 모욕이다.

주권을 대리하는 의원들을 모욕하는 것은 대통령 자리가 삼권 분립의 한 기관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초월적 지위에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출마 선언 이전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정작 본인은 민주주의 의식이 체득되지 않은 사람 아니었나 싶다. 국민대표 기관인 국회를 존중할 줄도, 야당을 공존의 대상으로 볼 줄도 모르고 있다.

대통령 발언에서 가장 큰 문제는 쌍욕을 한 것이다. 누구에게 했나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미 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했든 한국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했든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막말을 듣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사람의 언행이라고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 혼자 골방에서 한 것도 아니고 외교부 장관도 있고 다른 사람도 여럿 있고 경호원들도 있는 곳에서 쌍욕을 했다는 건 대통령 자격을 물어야 할 중대한 문제다.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씨가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이 ××, 저 ×× 했다고 할 때 설마 했다. 믿지 않은 사람도 많았을 거다. 이번 발언을 들으니까 윤 대통령은 평상시 이런 쌍욕을 수시로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만큼은 국격을 생각해서라도 욕을 하는 행동은 하지 말기를 강하게 요청한다.

대통령이 지금 당장 할 일은 군말 없이 사과하는 것이다. “제가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믿어보자’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처럼 “본질은 비속어 논란이 아닌 동맹국 폄훼”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과 같은 공격적 언사로는 역대급 막말 파동을 잠재울 수도 없고 국민과 세계시민의 허탈감과 분노를 가라앉힐 수도 없다.

며칠 안에 사퇴할 것이라면 모르지만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생각이면 깔끔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기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