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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힘들어질 것인가… 치솟는 환율 선제방어할 시기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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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또 다시 힘들어질 것인가… 치솟는 환율 선제방어할 시기 놓쳐

곽수종의 글로벌 이코노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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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9.29

 

-핵심요약-

◆전 세계 달러 빠르게 환수하는 美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와 높이가 예전 같지 않게 빠르고 높다. 이는 미국이 블랙홀이 돼 전 세계 달러를 급속히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거나 떨어뜨릴 때까지 세계에 흩어져 있던 미 달러화가 미국으로 급속히 빨려들어 갈 전망이다.
 

◆심상치 않은 中경제, 세계가 주목

최근 중국경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느린 성장의 길에 서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 기관들은 이러한 중국 경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에서 생긴 문제는 밖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방법은 역사에서 반복돼온 악습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위기론에 대한 시그널은 아닐까.


◆韓경제 불확실성 보여주는 경기지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환율이다. 과연 환율 방어에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특히 정부는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에게 적기에 보냈어야 할 환율 상승의 경고 신호를 놓쳤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치라도 풀어내야 하는데 정치도 이념의 대결장이 된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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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의 강세는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한 원인이 크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선 모습 (출처: 뉴시스)

 

또다시 경험하는 경제위기

연준 금리인상에 ‘강달러’

세제경제 불확실성 지속
 

외국인 투자자본 이탈 준비

불안한 中경제, 韓에 시한폭탄

환율 사전경고 놓친 정책 부재

영화를 보다보면 시나리오 작가들의 명대사들이 갑자기 가슴을 후벼 파고 들어오는 순간들이 있다. 2017년 개봉됐던 ‘우리의 20세기(20th Century Women)’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무리 힘들어도 금방 괜찮아져, 그래봐야 또 힘들어지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20년 이후 팬데믹 상황 등을 지나면서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입에 벌써 세 번이나 경험하는 경제위기다. “또 다시 힘들어질 것인가” 맥없는 모노로그를 혼자 중얼거려본다. 이럴 땐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단 두 가지다. 살아남거나 당하거나 둘 중 하나다.

혹자는 살아남아서 더 큰 부를 축적할 기회를 맞이하라고 외치지만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고작 전체 인구의 1%에서 10% 내외다. 그러니 어차피 세상의 변화를 상대로 싸울 수 없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기에 늘 세상과 맞서서 싸우기보다 자신과 싸우려든다. 하지만 여기에도 냉혹한 물음이 있다. “현실을 똑바로 보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인지하는가.”
 

◆치솟는 달러 환율, 원인 4가지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달러 당 1400원이 지난 9월 22일 뚫렸다. 상승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듯하다. 더 오른다면 어디까지 오를까. 답을 얻기 위해 들여다봐야 할 기본 원리는 매우 단순하다. 원인과 결과다(Causation and Outcome). 무엇이 미국 달러 가치를 저렇게 무섭게 올리고 있는가. 여러 가지 원인 중에 4가지 정도만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와 높이가 예전 같지 않게 빠르고 높다. 미국이 블랙홀이 돼 전 세계 달러를 급속히 빨아들이고 있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거나 떨어뜨릴 때까지 세계에 흩어져 있던 미 달러화가 미국으로 급속히 빨려들어 갈 전망이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그 시점을 2023년 상반기로 본다. 잠정 목표 기준금리가 4.6% 정도다.

둘째로는 하지만 그 시기가 202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소비자 물가 상승 목표치는 2%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이 목표치에 다다르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니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강하던 약하던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셋째 기술적 요인이다. 금리인상도 미국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및 통화정책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미 달러화 지수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주요국 통화의 달러 대비 시세를 가중평균해 계산한다. 이렇게 구해진 미 달러 지수(Dollar Index)는 기술적으로 강 달러를 향해 달려가는 양상이다. 넷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가 불안할 때는 안전 자산을 찾는다. 미 달러화가 금과 함께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대우 받고 있다.
 

◆신흥국·개도국 디폴트 가능성

팬데믹 이후 세계경제의 지각변동(seismic shift)이 일어나고 있다. 공급사슬과 가치 사슬이 붕괴되면서 수요와 공급체계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용이 오르고, 신흥국 및 개도국 경제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게 되면, 투자된 외국 자본은 이탈을 준비한다. 환율과 수출입의 악순환 고리가 더욱 악화된다.

IMF가 신흥국과 개도국의 디폴트(Default,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는 이유다. 스리랑카의 디폴트는 더 많은 국가 부도의 서막에 불과한 것일까. 결국 답은 미 연준이 가지고 있다.


◆성장 느린 중국경제 예의주시

문제는 현실이다. 최근 중국경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느린 성장의 길에 서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 기관들은 이러한 중국 경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첫째 최근 약 한 두 달 전부터 피치사 등을 통해 나오는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신용평가는 혹독하다. 지난 6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부동산 개발기업인 헝다그룹과 자회사 두 곳에 대한 신용등급을 철회했었다. 지난해 12월 피치는 헝다그룹 신용등급을 디폴트 제한 등급으로 강등한 바도 있다. 소비자들은 부동산 투자에 소극적이다. 중국 내 100개 이상 도시에서 수십만명의 주책 소유자들이 미완공 부동산에 대한 대출 상환을 거부하고 있다. S&P는 중국 부동산 판매가 30% 급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더 많은 중국 주택 구매자들이 모기지 비불을 중단할 것으로도 본다.

둘째 중국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중국의 7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6월 19.3%보다 0.6% 포인트 높은19.9%를 기록했다. 16~24세 청년 인구가 1억 700만명이라면 해당 연령층 실업인구는 2100만명을 넘는다. 중국경제의 역동성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셋째 선진국 수요가 하락하면서 중국산 제품 수출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원료와 완제품의 물류 이동을 담당하는 중국 트럭 운전사들에 대한 BA5 변이에 대한 엄격한 테스트 요건도 상품 이동을 최대 일주일까지 지연시키고 있다. 기업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 삭스는 지난 7월 MSCI(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중국 주식 지수에 대해 수익 전망을 이전보다 4% 감소한 0% 성장률로 인하 조정했다.

넷째 중국의 숨겨진 빚, 그림자 금융 부분이다. 지방정부의 부동산 등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특수목적법인인 지방정부 융자기구(LGFV: Local Government Financial Vehicle)가 기업어음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감춰졌던 ‘숨은 빚’이 폭증하고 있다. 지방 정부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이 무려 29.4%에 이른다. 중국 측 추산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약 49.3조 위안이 LGFV의 채무 규모다. 2019년 중국 GDP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사실상 한국경제의 가장 큰 시한폭탄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치가 나설 수밖에 없다. 안에서 생긴 정치·경제적 문제는 항상 밖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방법이 역사에서 반복돼 온 악습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위기론에 대한 시그널은 아닐까.
 

◆취약점 노출 韓경제, 환율 방어 문제없나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환율이다. 한국경제에서 환율은 국내외적인 문제들을 가장 효율적이면서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경제 지표이기 때문이다. 과연 환율 방어에는 문제가 없는가. 올해 6월 말 현재 한국의 가계와 기업이 지고 있는 부채 규모는 4345조 7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총액은 1869조원이다.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진 국가부채 규모 1100조원까지 포함하면 나라 빚은 5500조원을 넘는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부담금이 55조원 늘어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250만 가구라 할 때, 가구당 추가 이자 부담금은 연간 약 440만원, 월 평균 약 37만원이다.

개인에게는 고물가 속에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면 실질 소득은 더욱 줄게 되고, 각종 신용대출 상환에 대한 디폴트가 증가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개인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물론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부실화가 급속히 진행된다. 특히 기업과 정부부채 가운데 외채 발행이나, 해외 차입부문은 환율이 오르면 악성으로 변한다. 금리가 저렴할 때 분명히 들여 온 금융기관들의 외채는 단기채무가 될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 부분에 주목한다. 벌써 통화 스왑을 이용하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외환보유고가 4600억 달러 규모가 된다는데 이러한 양적 평가는 결국 질적으로 매우 취약한 구조에 맞물려 있다는 것인가.


◆사전 경고신호 놓친 정부

이보다 더 본질적인 우려는 따로 있다. 정부의 시장 경고 시스템의 오작동 내지는 정책 부재다. 정부는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에게 적기에 보냈어야 할 환율 상승의 경고 신호를 놓쳤다. 예컨대 각종 부채에 대한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없다. 결국 금리 및 환율 상승 위험에 대해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었던 시간과 기회를 놓치게 방조한 셈이다. 사실 환율시장의 급등 신호는 분명하고 또렷하게 있었다.

먼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은 명확했었고, 일본 엔화가 지난 3월 초 114엔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절하가 시작됐다. 위험신호는 사전적(ex ante)이어야 한다. 사후적(ex post)인 결과를 가지고 갑론을박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다. 적어도 한국경제가 기축통화국도 아니고, 충분한 내수시장도 없는 수출주도 경제라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세상의 큰 변화에 맞서 싸우고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러니 늘 외부와 싸우기보다 자기들끼리 싸우려 든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치라도 풀어내야 하는데 정치도 이념의 대결장이 된 것은 아닌가. “정치는 4류”라는 평가도 너무 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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