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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금융지원 연장, 결정은 정부가 하고 ‘141조’ 부실부담은 은행 몫인가
경제 기자수첩

[기자수첩] 코로나 금융지원 연장, 결정은 정부가 하고 ‘141조’ 부실부담은 은행 몫인가

이자장사 여론 이유로 시장 자율성 침해
은행대출 연체율, 만기 연장에 사상 최저
3고 위기에 채무 상환 능력 회복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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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은행의 모습. ⓒ천지일보 2022.08.25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당초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금융지원이 재연장됐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영업 제한으로 손해를 입은 자영업자에게 지원된 해당 조치는 2020년 4월 시행된 이후 6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돼 이번으로 다섯 번째 재연장을 맞았다. 이번 재연장의 특징은 대출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가 각각 최대 3년, 1년씩 연장된다는 점이다. 

문제는 해당 조치가 실시될 때부터 이어졌던 ‘관치금융’ 논란이다. 윤석열 정부 초창기부터 ‘과도한 이자장사’ 여론을 이유로 예대금리차 매월 공시, 금리인하 수용률 비교공시 등을 진행해 시장 자율성이 침해된 가운데 이번 금융지원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이번 재연장은 1~4차 재연장과 다르다”라며 근본적 상환능력 회복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지만, 6개월 연장에서 최대 3년까지 만기가 연장되면서 발생하는 ‘깜깜이 부실’ 우려에 대한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인해 5년 넘게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커진 잠재부실은 57만여명, 141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 중 만기연장이 124조 7천억원, 원금 유예가 12조 1천억원, 이자 유예가 4조 6천억원이다.

금융사는 기업이 대출 원리금이나 이자를 연체하는지를 파악해 상환능력을 판단한다. 그러나 반복되는 금융지원 재연장으로 인해 최대 5년여(기존 조치 2년 6개월 포함)간 상당수 차주의 건전성 정보가 깜깜이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은행권에선 위험 관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이후 은행대출 연체율은 사상 최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기록으로 나타난 연체율은 최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됐다면 이 수치가 크게 늘어났을 것이다. 이같이 잠재적 부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은행권은 정부 눈치만 볼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번 재연장 조치 사유인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로 경기 회복이 어려워진 가운데 소상공인의 채무 상환 능력은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까. 떨어지면 떨어지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깜깜이 부실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는 은행의 몫으로 남았다. 지난 2분기 기준 4대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KB국민은행 4조 800억원 ▲신한은행 3조 6110억원 ▲하나은행 3조 6870억원 ▲우리은행 3조 4560억원 등이다. 

부실채권 비율과 평균 NPL 커버리지 비율은 각각 0.41%, 217.5%로 두 배 이상의 대출 연체가 발생해도 은행이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기간 계속 연장된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부실 발생 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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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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