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아빠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건 권리보다 의무다
오피니언 칼럼

[최선생의 교단일기] 아빠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건 권리보다 의무다

최병용 칼럼니스트

image

지하주차장에서 아들과 함께 야구공과 배트까지 갖고 캐치볼을 하는 행동을 지적한 입주민에게 막말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 아빠가 공분을 사고 있다. 캐치볼 하는 근처에 주차한 입주민이 “다른 차량이 손상될 위험이 있으니 다른 곳에 가서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여기서 하지 말란 법 없지 않냐? 잠깐 좀 하고 들어가려는데 왜 그러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기분 나빠? 내가 당신 차 망가뜨렸어? 망가뜨리면 책임 지면 되잖아”라고 되레 화를 냈다고 한다.

위 사례처럼 최근 ‘맘충’이라 불리는 엄마 이상으로 진상 행동하는 아빠를 많이 만난다. 지난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아파트 공용공간에 수영장을 설치한 아빠도 해당한다. 최근 뉴스에 나온 선루프를 열고 달리는 차에서 아이들 둘이 상반신을 내밀게 하고 주행한 아빠는 진상을 넘어 ‘아동 학대죄’로 처벌해도 된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도 가능한 무지의 극치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무게 중심이 위로 나와 있는 아이들이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사망할 수 있고, 허리를 심하게 다칠 수도 있다. 다른 차량이 튕긴 작은 돌에라도 맞으면 중상을 입을 수 있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에도 아이와 야구놀이를 하는 아빠가 많다. 운동장이 아닌 곳에서 야구놀이를 하며 나무, 벽, 벤치 이곳저곳에 단단한 야구공이 맞아 흠집이 생겨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와 노는 데 열중한다. 아이와 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 같지만,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무시하고 공공기물을 파손해도 된다는 이기주의를 가르치는 아빠다. 주차장에서 아빠와 공놀이한 아이는 주차장이 공놀이해도 되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배운다.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하고 여기서 공놀이했으니 괜찮아”라고 말할 게 뻔하다. 모두 아빠의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교육이다.

모든 장소는 해도 되는 행동,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 법이 아닌 불문율로 정해져 있다. 주차장은 차를 주차하는 곳이지 야구놀이, 킥보드, 자전거, 달리기하라고 만든 공간이 아니다.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라면 타이어 분말과 먼지와 매연이 가득한 주차장에서 아이와 놀 게 아니라 깨끗한 공기와 자연이 있는 공원에 데리고 가서 놀아야 한다. 설령 아이가 주차장에서 놀자고 했더라도 “안전하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공원에서 놀아야 한다”라고 가르쳤어야 했다.

다른 차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주차장에서 야구놀이 하고, 주민의 항의에 화를 내는 아빠라면 야구공이 다른 차에 맞았을 때 스스로 자진 신고하고 배상에 나설 심성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차량이 파손되고 아이와 함께 도망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게 그나마 교육적으로 다행이다. 다른 사람에게 쓴소리들을 행동하는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민폐 행동을 애당초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를 보면 아이의 미래가 보이고, 아이를 보면 그 부모가 보인다.

부모는 아이를 안전한 곳에서 건강하게 양육할 책임을 지닌다. 밥만 먹이고 학교만 보낸다고 부모의 역할을 온전히 했다고 볼 수 없다. 아이가 올바른 인성을 기르지 못하고, 공중도덕을 배우지 못하고 자라는 건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책으로만 가르쳐서 익혀지는 게 아니다. 부모가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규율과 질서를 지키며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 자신의 무지한 행동을 감추기 위해 큰소리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의무는 팽개치고 권리만 주장하는 목소리 큰 자들이 득세하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