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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잔인할 수 없다, 역대급 수위 ‘늑대사냥’의 생존 게임
오피니언 칼럼

[컬처세상] 이보다 더 잔인할 수 없다, 역대급 수위 ‘늑대사냥’의 생존 게임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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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에어의 미장센이 비행기였다면, ‘늑대사냥은 배다. ‘늑대사냥상영 2시간 동안 일반 범죄물이 아닌 어떻게 하면 더 잔인하게 인간이 지닌 광기와 잔혹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 같다. 할리우드에는 물론 더 잔인한 고어물이 있지만, 국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게 광기에 사로잡힌 캐릭터와 반전, 파격적인 변신들도 사이사이 끼워넣으며 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잔혹에 대한 수위는 런닝 타임이 지날수록 더 파격적이다. 남성 관객들도 일부 씬에서는 두 눈을 감을 정도로 혈흔은 2시간 내내 분수처럼 공간을 채운다.

영화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 장르를 추구하면서도 호러에 스릴러, SF까지 섞어가며 관객들에게 지속적인 텐션을 제공한다. 장르가 뒤섞이면서 약간의 어지러움증도 있지만, 영화 끝까지 절대 놓지 않는 것은 피로 물든 잔혹함이다.

늑대사냥은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이송할 움직이는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배 안의 교도소에서 잔혹한 반란이 시작되고 서로를 물어뜯고 살해하면서 극한의 상황을 실험하며 생존게임이 시작된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들과 형사들의 대결 속에 초월적 존재 알파의 등장은 파격적이다. 새로운 빌런 알파는 일제 강점기부터 존재했다는 설정으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며 잔혹함을 배가시켰다. 알파는 영화 늑대사냥을 곧바로 호러SF물로 진화시킨다.

2시간 내내 큰 반전은 없고, 더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지루하다는 판단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배 안의 밀폐된 공간이 주는 미장센의 효과도 분명히 있다. 도저히 탈출할 구멍이 보이지 않은 극한 상황 속에서 캐릭터들은 서로를 죽이기 위해 숨바꼭질을 하고, 뻔한 형사와 범죄자들의 선악 대립을 넘어 빌런들을 추가하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려는 흔적이 보였다.

SF스릴러는 이미 관객들이 접해봤을 것이다. 조폭영화와 사극이 판쳤던 한국영화에서 영화 희생부활자는 사회적 부조리, 모성애, 부모의 한없는 사랑을 인지하지 못하는 자식들에 대한 비판을 덧입혀 담아냈다.

늑대사냥의 아쉬운 점은 인간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목표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그저 파괴시켜야지라는 잔혹함만을 크게 강조하는 듯한 모습이다.

좀 더 깊이 있게, 집단 속에서 인간은 생존을 위해 남을 죽이고 위협하고 허덕이며 사는 태어났을 때부터 악한 존재인지, 선한 존재인지를 관객들에게 고심할 수 있는 물음표를 줬더라면 영화의 완성도는 더 높았을 것이다. 스토리 구조 안에서 미드포인트를 지나 피치로 넘어가는 지점에 등장인물들은 더 빠른 속도감으로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살인에만 열중하는 모습이 강해 보였다.

그러나 시험대에 오른 출연한 배우들의 캐릭터 변신은 신선했다. 극한 서바이벌 속에서 배우 서인국은 위압감이 느껴지는 타투로 뒤덮인 1급 범죄자 역할로 변신했고, 인간병기로 출연한 배우 최귀화의 변신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관객들은 늑대사냥을 보면서 다양한 품평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목적이나 당위가 없는 살인은 불쾌함만을 안길 수 있다.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늑대사냥에 대한 관객들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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