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대통령의 말과 언론의 보도
오피니언 칼럼

[이재준 문화칼럼] 대통령의 말과 언론의 보도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image

주말 며칠 동안 한국을 뒤흔든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발언이다. 미국 순방 중에 나온 대통령이 사적으로 측근에게 한 말을 동행 취재 중인 MBC 방송국 기자가 녹취해 보도하고부터이다. 영국 여왕 조문부터 외교참사라고 비판한 민주당은 보도가 나오기도 전 시각에 당무회의에서부터 문제를 삼아 사전 교감의혹까지 받고 있다.

외신도 앞다투어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녹취된 영상을 보면 대통령의 말이 정확하지가 않다. 녹음파일이 전하는 말은 대략 다음과 같다.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 vs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X팔려서 어떡하나’. 대통령실은 바이든과 미국 의회를 지칭한 것이 아니고 한국 국회를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야당은 한국 국회를 XX로 지칭한 것이냐 하면서 더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불난 집에 휘발유를 뿌린 형국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일요일이 가까워지면서 조작보도로 기울어졌다. 음성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유엔 공약이 국회(미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가 발목을 잡으면 체면이 깎이겠다는 뜻으로 한 조크가 와전 된 것으로 전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에도 설화가 끊이지 않았다. 잘 나가다 어디로 빠지듯 설화로 지지도가 추락할 때도 있었다.

일상의 비속어를 거침없이 쓰다 결국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이 심화돼 결별의 시간을 맞았다. 솔직한 것은 나무랄 수는 없지만 정제되지 않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 이를 바라보는 측근들이 당혹한 일이 많다고 한다.

옛 기록을 보면 옛날의 임금들도 화가 나면 욕을 했다. 죄인을 국문하면서 많은 욕을 한 임금은 광해군이었다. 천재로 지목을 받던 허균이 죄에 연루돼 의금부에서 국문할 때 광해군은 면전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임금들도 인간인 이상 희로애락의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가장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사관들이었다. 일거수일투족 어떤 말이라도 빠짐없이 기록, 사초를 만드는 시관들이 항상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임금은 사관들을 내보낼 수 없어 측근들을 불러 속말을 하거나 계속 술을 하사해 취하게 한 다음 거침없는 말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사관이 술이 취한 척 졸면서도 붓은 하나 흔들림 없이 잡고 임금의 말을 기록했다는 일화도 있다.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한다. 말을 많이 해서도 안 된다. 꼭 필요한 말만 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국민들이 항상 지켜보고 있으며 언론은 대통령의 작은 실수도 눈감아주지 않는다.

출입하는 기자들이 옛날의 춘추관 사관처럼 모두 감시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이 오히려 윤 대통령을 훌륭한 대통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낮은 지지율도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과거 박 대통령 당시 대통령 학습기관인 한림원이라도 하나 만들 것을 권유하고 싶다.

이번 미국순방에서의 비속적 말은 어떤 내용이든 대통령의 실수로 빚어진 사안이다.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것도 좋다.

또한 MBC도 스스로 보도내용을 자체 조사해 만약 조작 사실이 발견되면 보도기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만약 야당과의 사전 교감이나 유착이 사실이라면 언론의 정도를 파괴하는 행위다. 언론은 정치적으로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하며 공정 진실보도만을 생명으로 삼아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