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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대리전 예측되는 차기 캄보디아 대선
국제 Global Opinion

[천지의 눈] 미중 갈등 대리전 예측되는 차기 캄보디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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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현 총리인 훈 센 총리와 그의 장남 훈 마넷 군사령관, 셋째 훈 마니. 사진편집: 천지일보. (출처: 뉴시스, AP)

훈 센 현 총리 권력 세습 후보

장남 마넷 vs 셋째 마니 유력

親 미-중 나뉘는 정치적 성향

두 아들 권력 갈등설 제기돼  

편집자주 

입헌군주국인 캄보디아에서 나라 살림을 도맡는 총리직은 권력의 핵심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 훈 센 총리의 아들에게 권력 대물림이 예상되는 가운데 장남 마넷과 셋째 마니 간 권력다툼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두 아들의 성향이 달라 미중 갈등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본지는 보웃 티다 캄보디아 크메르라이프 발행인이 자국 상황을 분석한 기고문을 보내와 번역해 게재한다. 

 

캄보디아의 지도자 훈 센 총리는 지난 1985년 34살의 젊은 나이에 최고 권력자가 됐다. 그로부터 37년이 지난 올해 총리의 나이는 71세다. 정계 은퇴를 충분히 고려할 나이가 됐다. 총리는 이미 지난해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를 결정했다. 장남 훈 마넷 군사령관이다.

미국 사관학교를 졸업한 훈 마넷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탓에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성격은 매우 유순한 편이며 합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 역시 높다. 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팔로우한 열렬지지자들 수가 수십만명에 달한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캄보디아 국민들은 그를 훈 센 총리의 후계자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이는 44살에 불과하지만 수년 전 사석에서 만나 본 그는 항상 겸손하고 예의바르며 상냥하면서도 정제된 표현의 단어만을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그는 별 하나의 준장이었지만, 그가 아버지를 이어 이 나라의 총리가 될 것이란 필자의 확신은 그때도 뚜렷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연말 훈 센 총리는 한 지방연설에서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로 큰아들 훈 마넷 군사령관을 지목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24일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도 훈 마넷을 ‘미래의 총리 후보’라고 공식 지명했다. 이어 아버지 세대 정치인들의 잇따른 지지선언이 있었다. 일종의 충성서약(?) 같은 것이었다.

물론 총리는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총리로 선출되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이미 국민들은 아들 훈 마넷 장군을 아버지 뒤를 이어 장차 캄보디아의 총리가 될 재목으로 꼽고 그를 차기 총리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민들은 온화한 성품을 가진 훈 마넷 장군에게 나름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흔한 스캔들이나 구설수에 오르내린 적이 없었다. 

◆‘권력 세습’ 국제사회 비판 예상 하지만 이유 有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려는 캄보디아의 현 정치 상황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독자들은 의아해할 것이다. “독재국가 아니냐”는 비난과 조롱,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선거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와 갈망이 없다고 보면 큰 오해다. 캄보디아 국민들은 동남아 특유의 밝은 성격을 공유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냉정하리만치 현실적이다. 당장의 배고픈 민주주의보다는 정치적 안정과 함께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국민들을 이끄는 지도자의 자질을 가진 인물을 원한다. 어쩌면 과거 오랜 내전에 따른 ‘국민적 트라우마’가 이런 유사한 집단성으로 나타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훈 마넷이 총리의 아들이든 아니든 상관없다는 게 캄보디아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일부는 오히려 능력을 가진 인물이 단지 가족이란 이유 때문에 역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는 주장도 한다.

마침 내년 2023년은 5년마다 치러지는 총선이 열리는 해다. 내각책임제인 만큼 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한 당에서 총리를 선출하는데 훈센 총리가 재임될 것은 확실하다. 집권당은 이미 훈 마넷을 다음 차기 후계자로 지목하고,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한 권력 재편성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훈센 총리의 잔여임기 중에 훈 마넷이 총리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들 간 권력다툼설에 총리 반응은 

그런데 최근 총리의 후계문제를 두고 아들 간 갈등이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와 깜짝 놀랐다. 큰아들이 셋째 아들 훈 마니와 권력투쟁을 벌인다는 게 이 기사의 주요골자였다. 

해외로 추방된 친야성향 정치평론가 끔 속은 지난달 30일 “훈 센의 장남인 훈 마넷(44세)과 막내 아들인 훈 마니(39세)가 장래 총리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독립언론 ‘캄보디아 데일리’를 통해 내보냈다. 

이에 대해 훈 센 총리는 즉각 반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총리는 자신의 후계자를 놓고 아들끼리 갈등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총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다섯 자녀와 다정히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아들 간 갈등설을 일축하며 수습에 나선 것이다.

참고로 훈 센 총리에게는 분 라니 여사와 사이에서 난 5명의 자녀가 있다. 아들 셋, 딸이 둘이다. 원래 입양한 막내딸이 한 명 더 있었지만, 동성연애자라는 이유 때문에 파양됐다. 장녀 훈 마나는 방송 언론인과 사업가로서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사실 아들 간 갈등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막내 아들 훈 마니가 권력에 가장 욕심이 많다는 것은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캄보디아 국민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정치에 뜻이 없는 내성적 성격의 둘째 아들 훈 마닛과 달리 훈 마니는 권력욕이 남다르다. 현직 국회의원이며, 수십만 회원의 청년연합 회장이다. 청년연합은 2013년 총선을 앞두고 현 집권당 정부를 지지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친위정치세력이다. 그가 창설했다.

◆총리 집안갈등 주목하는 캄보디아 국민들

셋째 아들 훈 마니의 높은 권력욕에도 국민들은 대체로 훈 마니보다 장남 훈 마넷을 더 선호한다. 훈 마니가 국민들의 지지를 덜 받는 이유가 따로 있다. 과거 여성 폭행사건 스캔들과 구설수에 여러 차례 오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훈 센 총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크게 실망한 나머지 막내 아들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훈 마니는 여전히 정치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실 훈 마니는 성향상 여러모로 아버지를 빼닮았다. 그는 서민적인 성향을 가진 아버지처럼 스스럼없이 대중과의 스킨십을 즐길 줄 안다. 과거 청년연합에서 진행하는 의료봉사 현장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의료봉사를 돕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그의 눈빛에는 정치권력에 대한 야심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과거 미국 출장길에 외국기자와 인터뷰에서 장차 이 나라 총리가 되고 싶다는 숨은 속내를 비쳐 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린 적도 있다. 후에 이 발언이 오해였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속마음을 국민에게 모두 들킨 후였다. 훈 마니의 이 같은 권력 욕심에도 불구, 현재 판도에선 큰 아들 훈 마넷이 아버지 훈센 총리 뒤를 이어 권력을 물려받을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10년 뒤 캄보디아 정치권력 지형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누구도 감히 답변하기 어렵다. 아들 간 권력다툼 보도가 나름 신빙성이 있고, 10년 뒤 훈센 총리가 물러난 뒤 다툼이 현실화 된다면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다툼이 두려울 정도로 치열한 양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변수 더해져 복잡해진 차기대권 셈법

앞으로 최소 5년 정도는 훈 센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이 남아 있을 전망이다. 정치 후견인 역할도 할 것이기에,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면 장남 훈 마넷이 권력을 장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훈 센 총리가 더 이상 현실 정치에 간여하기 힘든 고령에 접어들었거나 사망한 뒤 과연 훈 마넷이 아버지처럼 강력한 카리스마로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솔직히 확신하기 어렵다. 권력에 큰 욕심을 드러내지 않은 훈 마넷이 권력승계 후 정치꾼들로부터 ‘자질 부족’이라는 여론몰이에 내몰린다면 어쩔 것인가.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 셋째 훈 마니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형제 간 권력싸움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고의 잠재적 리스크는 캄보디아에 강한 영향력이 가진 중국이다. 현지 정치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훈 마넷 보다 훈 마니를 더 선호한다. 훈 마니도 이를 이미 계산에 넣고 있다. 중국 입장에선 친미성향이 강한 장남 훈 마넷 보다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고 융통성도 좋은 훈 마니를 선호한다. 형제 간 권력 다툼이 미중 갈등의 대리전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기우’만은 아닌 이유다. 

내년 총선은 캄보디아에게는 중대 기로다. 국민들에게 신뢰가 큰 훈 마넷이 대권을 쥘지, 아니면 중국의 후광으로 셋째 훈 마니가 집권할지, 민심과 훈 센의 복안이 동시에 드러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집권 인민당의 낙승은 거의 자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차기 총리 지명을 둘러싼 국내외 정치적, 외교안보적 변수에 더 귀추가 주목된다. 더 부강하고 더 자주적인 나라로 국민들을 이끌 지도자가 누구일지 셈법은 더 복잡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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