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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두 이어 코로나까지… 인류를 위협한 감염병의 역사
문화 공연·전시

천연두 이어 코로나까지… 인류를 위협한 감염병의 역사

근대 무역 활발, 교류 급속 확대 
풍토병 대륙 전파, 팬데믹 돌입
새 감염병 등장… 대유행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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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게 탑승거부를 알리는 모습 (제공: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2.09.1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천연두’ ‘흑사병’ ‘콜레라’.

시대는 모두 다르지만 인류를 위협한 감염병이다. 최근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류 사상 최초로 전 세계가 함께 경험한 감염병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재유행 감소세로 거리두기가 해제됐고 서서히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방심할 수는 없다. 신종감염병이 21세기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며, 팬데믹은 또 다른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긴 시간 감염병과 함께해온 인류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특별전 ‘다시, 연결: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를 통해 감염병과 함께해온 인류 역사를 짚어봤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드러난 인류 사회의 취약성을 살펴보며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전 지구적 ‘연대와 협력’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실제로 근대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인종·국가·대륙을 넘나드는 교류가 급속히 확대됐다. 국제 교역(교통)망을 따라 풍토병이 여러 대륙으로 전파되며 팬데믹 시대에 돌입한다. 전 세계가 하나의 ‘질병 문화권’이 된 것이다.

14세기에는 유럽 전역에 흑사병(페스트)이 돌았다. 유럽 인구의 30~60%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16세기에는 최초의 감염병인 천연두가 발병했다. 남미 고대문명을 괴멸시킨 천연두는 아메리카 대륙에도 퍼지면서 많은 원주민의 목숨을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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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유입에 대한 공포를 그린 삽화(1883) (제공: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2.09.12

17세기 대표 전염병은 ‘콜레라’다. 우리가 알던 수인성 전염병의 대명사인 콜레라는 인도의 벵갈 지방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이었다. 하지만 1817년 영국 인도 식민지 통치의 근거지인 캘커타에 콜레라가 대규모 확산하면서 더 이상 풍토병이 아닌 세계적 질병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콜레라는 빠르게 캘커타에서 바다를 건넜고 서인도, 남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서 발생했다. 

19세기 초 조선에도 콜레라가 상륙했다. 처음에는 이 병을 가리키는 명칭이 없어 괴질(怪疾) 즉, ‘괴이한 질병’이라고 불렀다. 1821(순조21)년 한양에서 “구토하고 설사하는 병의 증상으로 인해 평양성 안에서만 사망한 이가 하루 사이에 삼백명”이라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19세기 말에 이르자 콜레라로 이름이 밝혀졌고, 조선시대 사람들은 쥐가 콜레라를 옮긴다고 믿어 ‘쥐병’이라 불렀다. 콜레라를 막기 위해 쥐의 천적인 고양이 그림을 그려 대문에 붙이는 현상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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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유입 차단을 위한 예방 검역지침 (현의불허온역진항잠설장정) (출처: 서울대학교 규장각, 1886) ⓒ천지일보 2022.09.12

◆잇따른 감염병, 세계는 위협 

20세기에는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리는 ‘스페인독감’이 발병했다. 1918년 시작된 ‘스페인독감’은 인류 역사상 최단기간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팬데믹이다. 스페인독감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1차 세계대전 중 각국 병력 이동을 따라 대규모로 전파됐고, 2년 만에 전 세계에서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조선에서도 감염자의 14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14세기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린다. 세계 각국에서는 스페인 독감의 유행 현황과 피해 사례가 보도됐다. 이때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방문 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세기 의학이 발달하면서 백신과 항생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48년 미국 국무장관 조지 마셜이 ‘감염병 정복이 임박했다’고 선언하면서 인류는 길고 지루했던 감염병과의 투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하지만 1980년 ‘에이즈(AIDS)’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여전히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그 후로도 새로운 감염병이 속속 등장했고 대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21세기에는 잇따른 신종감염병이 불어닥치고 있다. 2009년에는 ‘신종인플루엔자’가 발병했고, 2012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전 세계를 위협한다. 2020년 1월에는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강타했으며 여전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이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가 간, 지역 간 단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 경제력에 좌우되는 불평등한 백신 공급 등 우리 사회의 취약한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가 인수공통감염병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며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남희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코로나19와 앞으로 올지 모를 또 다른 위기에 인류 문명이 이룩한 뛰어난 의학과 과학의 강력한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와 호혜가 중요하다”며 “전 지구가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다시, 연결’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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