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집단폭행을 신체접촉이라니”… 새 총무원장 발언에 조계종 분규 악화하나
종교 불교

“집단폭행을 신체접촉이라니”… 새 총무원장 발언에 조계종 분규 악화하나

조계종 신임 총무원장 진우스님
최근 봉은사 승려 집단폭행 사건
“폭력까지는 모르겠다” 발언 파장
스님, 불자 등 불교계 내부 비판 잇따라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식을 진행하고 있다. 고불식은 부처님전에 삼배의 예로 총무원장 당선을 알리는 것이다. ⓒ천지일보 2022.09.02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한다는 등 이유로 종단 해고 종무원을 승려들이 집단폭행한 최근의 봉은사 사태를 둘러싸고 불거진 조계종 내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제37대 신임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진우스님이 지난 2일 승려들의 집단폭행과 관련해 “폭력까지는 모르겠다. 신체적인 접촉”이라고 표현해 재가불자들과 개혁단체 등의 반발이 커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5일 성명을 통해 “총무원장 당선증을 받은 직후 진행한 첫 언론인터뷰 내용은 심히 실망스럽다”며 “염불하듯 말하는 불교진흥이 아니라 지금 당장 불자들이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봉은사 폭력사건 질문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교단자정센터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지켜본 승려들의 집단폭행 사건을 신체적인 접촉이라고 말하는 당신은 어느 나라 승려이고 국민”이라며 “지금 불자들의 슬픔과 상처 절망은 알고 있는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또 “집단폭행 당사자는 개인 참회문 한 장 던지고 지방으로 잠적한 상태”라며 “그 외 폭행 가담자는 아직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봉은사 책임자인 주지(원명스님), 회주(자승스님) 더구나 종단의 총무원장(원행스님)조차 한마디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진우스님에 “상처 입은 불자들과 ‘(조계종이) 조폭집단 같다’는 국민들에게 말도 되지 않는 이런 답변을 할 수 있는가”라며 “진심으로 소통을 말하고 있고 또다시 바지 총무원장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 명확히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진우스님은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조계종 총무원 청사에서 조계종 원로회의로부터 인준을 받고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당선을 고하는 고불식을 진행한 다음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날 3대 종책 기조인 ‘소통·교구·포교’를 모든 종무행정의 근간으로 삼고 종단 소속 승려, 재가불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종무행정 현장인 전국 교구본사의 역할을 확대해 적극적인 포교를 펼쳐가겠다고 다짐했다. 

image
(출처:뉴시스)

특히 봉은사 승려들의 집단폭행 사건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진우스님은 “당사자 스님이 우발적인 흥분을 한 것 같다”면서 “스님의 위치에서 그렇게 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당사자가 충분히 참회했고 여타의 불법성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종단 호법부에서 충분히 해결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진우스님이 “폭력까지는 모르겠다”면서 ‘신체적인 접촉’이라고 표현해 불교계 내부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조 측이 공개한 당시 영상에서는 승려 2명이 경찰관의 만류에도 박 홍보부장을 바닥에 쓰러뜨리고 발로 차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평소 조계종단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허정스님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진우스님이 사용한 ‘신체적인 접촉’ 우발적인 흥분‘이라는 표현은 적광스님이 폭행을 당하고 나서 내놓은 총무원의 반응과 어찌이리 흡사한가”라며 “이전의 집행부 승려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조계종의 새 대표로서 진정한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면 당장 오늘이라고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종단 대표로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고발당한 승려들의 신원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을 위한 노력이 없으면 종도들은 진우스님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고 스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교 매체 ‘미디어 붓다’의 이학종 칼럼니스트도 “조계종이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는 집단이라면 폭행에 가담한 승려들을 지체없이 중징계하고 이들의 배후까지 밝혀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간다면 조계종은 머지않아 불교종단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 신대승네트워크,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조계종 노조) 등이 모인 ‘8.14 봉은사 승려 특수집단폭행 대책위원회’는 조계종단의 대국민 참회 등 요구사항을 전달하겠다며 진우스님과의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진우스님은 조계종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의 추대로 조계종 선거 투표제 도입 이후 최초로 무투표 당선됐다. 불교계에선 사실상 실세인 봉은사 회주 자승스님의 낙점에 의해 당선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