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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러-우 전쟁’ 해결사로 인니가 나선다
국제 Global Opinion

[천지의 눈] ‘미중 갈등’ ‘러-우 전쟁’ 해결사로 인니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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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천지일보 편집) ⓒ천지일보 2022.08.25

 

인도네시아, 중재자로 자처하나

-러 신냉전 완충지대 부각

막대한 천연자원지정학적 위치

외교패권 두 마리 토끼 잡을까

편집자 주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화한 신냉전 등 양극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인도네시아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1950년대 미소 냉전시대 중재자로서 역할을 했던 인도네시아가 다시 갈등 중재자로서 외교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위치를 십분 활용한 외교인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는 보웃 티다 캄보디아 크메르라이프 발행인이 보내온 기고문을 번역해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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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7.13

1955년 비동맹 반둥회의를 이끈 인물은 인도네시아의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였다. 독재자 수카르노가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미소 냉전시대 완충 역할을 담당하는 중재자이자 역내 패권 국가이기도 했다.

수카르노는 캄보디아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과는 절친 사이이기도 했다. 캄보디아를 방문할 때마다 그는 늘 극진한 국빈 대우를 받았다. 당시 캄보디아도 당연히 비동맹회의 가입 국가 중 하나였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을 시하누크 국왕에게 소개시켜 준 이도 다름 아닌 수카르노 대통령이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북한과 캄보디아가 친해진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다.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주최국 인도네시아는 이스라엘과 자유중국(대만) 선수들의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아 최강대국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를 자극했다.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영구제명 당했다. 그러자 발끈한 인도네시아는 같은 해 중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12개국과 함께 신흥국경기대회, 일명 가네포(GANEFO)를 창설했다. 이듬해인 196311월 비동맹 공산계열국가들 위주로 51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수도 자카르타에서 제1회 신흥국경기대회를 열었다. 당시 북한도 이 대회에 참가했다. 캄보디아는 그로부터 3년 후인 1966년 제2회 신흥국경기대회를 수도 프놈펜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듯 당시 인도네시아는 미소 냉전시대 열강들 사이에서 나름 중립외교를 표방하며,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 국가들과 때로는 각을 세우며 동남아시아 역내 강자로 군림했었다. 하지만 60년대 중반 수카르노가 반공산 쿠데타 세력에 의해 권력을 잃으면서 국제사회 중재자 역할 역시 축소되고 말았다.

지정학천연자원 무기 외교무대서 두각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인도네시아는 미중 패권전쟁의 최전선이라는 지정학적인 위치와 막대한 천연자원을 가진 자원부국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국제 외교 무대에서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수완과 외교 협상 능력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27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다. 국토면적도 세계 14위로 크고, 향후 잠재적 내수시장 규모도 엄청나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기준 약 4300 달러(USD) 수준으로, 캄보디아태국보다 낮지만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금년 경제성장률도 5.4%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식량 자원 역시 인도네시아가 가진 최대 장점이다. 우선 팜유 최대 생산국이다. 최근 수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식용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났던 진원지다.

배터리 산업에 승부 거는 조코위 대통령

광물자원도 매우 풍부하다. 주석과 구리, 보크사이트, 니켈의 주산지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인 니켈의 최대 매장국이자 생산국이기도 하다. 전 세계 35% 이상 생산량을 차지한다.

니켈은 자동차 리튬 배터리 생산에 없어선 안 될 중요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니켈에 수출세(Export Tax)를 부과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과세가 본격화하면,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원자재 수출 대신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미래 신성장산업인 전기자동차 생산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 한다. 이는 조코위 대통령 한 개인의 신념이 아닌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인도네시아의 장기적인 경제전략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오는 11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만나 생산기지를 자국에서 건설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테슬라는 이미 인도네시아의 니켈을 5억 달러 가량 구입해 비즈니스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향후 인도네시아에 최대 규모의 전기자동차 생산기지가 만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자카르타서 동칼리만탄으로 수도이전 계획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도약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수도이전 계획도 그 중 하나다. 자바섬의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옮기는 계획이다. 이전계획에만 천문학적인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한 예산은 니켈 등 자원 수출과 세수 증가를 통해 상당 비용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광물자원과 지정학적 위치를 무기로 자국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자원부국이라는 자신감을 바닥에 깔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진입의 꿈을 넘어 국제외교무대에서 제 목소리를 내며 국제사회 중재자로서의 역할까지 자처하고 나선 상태다.

오는 11월 발리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는 국제외교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도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린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그는 또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아시아에서의 미중 간 패권전쟁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표방하며 외교적 중재자가 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이런 역할을 통해 역내 패권을 강화하려 한다. 60년대 수카르노 정권 시대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패권갈등 중재자 자처우크라 전쟁 해결사 될까

그는 이미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모두 참석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는 G20 참석 확답을 받아낸 상태다. 중국 시진핑 주석도 참석이 유력하다. 인니-FTA 체결 후 중국의 대규모 수출 공세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선 이번 회의가 다소 서운했던 중국과 가까워질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강대국은 미국 뿐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을 지속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회의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의 불참을 100% 단정 짓기는 어렵다.

국내 인기가 급락한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떨어진 인기를 끌어올려야 할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최강대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다시 쇄신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안정과 글로벌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러시아, 중국과 갈등 구조로만 갈 수 없다는 것을 미국도 잘 안다.

최근 바이든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가 석유증산을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는 등 체면만 구겼다. 미국이 예전의 미국이 아니라는 말이 아시아국가들 사이에서 속속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강한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워싱턴의 의중이 다분히 깔려 있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큰 이득을 얻었는지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선 회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미중 간 갈등은 결코 정세안정은 물론이고 글로벌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뿐이라는 게 아세안 국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현재까지도 미국의 참석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궁지에 몰린 미국이 국면전환을 위한 카드로 참석을 전격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종의 출구전략으로의 활용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묵묵부답인 미국에 회의 참석을 종용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을 회의 석상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름 깔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중러 초강대국들이 모두 참석한다면 치킨게임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전쟁 갈등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반세기 만에 찾아온 기회 주목하는 인니

또 인도네시아가 깔아놓은 판에서 중재가 성공한다면 당장 에너지 활용이 높은 겨울을 앞두고 가스 에너지 수급에 불안감을 느끼는 유럽 등 서방세계는 물론이고, 교착상태에 빠진 글로벌 상황을 풀고 물가안정은 물론이고 국제 정세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는 크나큰 선물이 될 것이다. 또 얼어붙은 미중관계 개선은 물론, 침체된 글로벌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도 얻을 것이 적지 않다. 우선 최강대국들 사이에서 중재자로서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는 등 외교, 정치적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또 기존의 동남아의 땅덩이리만 큰, 가난한 섬나라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국제 정치무대의 위상과 영향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는 과거 60년대 수카르노 정권 시절 역내 패권 국가로의 부활 그 이상을 의미한다. 막대한 천연자원을 가진 자원부국이라는 사실이 이러한 힘의 원천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선 반세기 만에 찾아온 이런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다. 인도네시아가 과연 이번 G20에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 모두를 한 자리에 모이게 할 수 있을지 조코위 대통령의 능력에 국제사회의 관심과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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