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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사로잡은 짧음의 미학 ‘숏폼’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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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포커스] 전세계 사로잡은 짧음의 미학 ‘숏폼’이 뜬다

월 15억명 보는 틱톡·쇼츠
틱톡 성공이 부른 숏폼시대
MZ세대 감성 저격한 숏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
새로운 생태계에 우려도 커
“사회·정부 함께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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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8.24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긴 영상들은 지루해요. 요즘엔 짧으면서도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 봐요. 특히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데 나한테 맞는 영상들을 알아서 찾아주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아주 짧은 길이의 영상 서비스인 ‘숏폼’ 콘텐츠가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15초 이내의 길이 영상인 ‘틱톡’과 구글 유튜브의 ‘쇼츠’ 등은 이미 월간 시청자 수를 15억명을 넘기며 소비자들을 강타했다. 특히 모바일 기기가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걸쳐 출생한 세대)가 주 소비자로 자리 잡으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의 중심으로 각광받게 됐다.

◆빠르게 변화한 ‘숏폼 콘텐츠’

지식·정보를 나누는 강연자들이 2020년을 기점으로 유튜브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가 그 변화를 가속시켰다. 또 오프라인 강연이나 인터넷강의 비중보다 유튜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메인스트림이 됐는데, 이러한 트렌드는 짧은 영상을 주로 제공했던 틱톡으로 옮겨 가고 있었다. 단순 강연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의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도 훨씬 더 간편하게 자신의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숏폼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특히 틱톡의 대대적인 성공에 맞춰 다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도 앞다퉈 숏폼 콘텐츠를 내세우기 시작한 것도 숏폼 시대의 가속화를 가져왔다.

데이터에이아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틱톡 이용자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0년과 2021년 같은 분기 대비 각각 140%, 40% 성장했다. 2021년에 페이스북과 틱톡은 동일한 19.6 시간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페이스북은 소폭 하락해 19.4 시간을 기록했고, 틱톡은 23.6 시간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또 틱톡은 이미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찾는 서비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2월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이 구글을 누르고 방문자가 가장 많은 사이트 타이틀을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2020년 전 세계 이용자가 가장 많이 방문한 사이트 1위를 기록했던 구글을 틱톡이 제친 것이다. 특히 앱 분석업체 앱토피아와 앱애니에 따르면 틱톡은 2020년과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숏폼이 매력적인 3가지 이유

전문가와 소비자들은 왜 숏폼이 매력적이고 젊은 층이 열광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제시했다. 주 소비자층인 MZ세대가 숏폼 콘텐츠의 낮은 진입장벽과 간편한 사용방법,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등에 매력을 느낀다는 주장이다.

한 문화평론가는 “MZ세대는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기 의견을 드러내는데 전혀 겁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출하는데 그것과 함께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플랫폼들은 아무래도 영상 편집과 같은 진입 장벽의 한계 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며 “숏폼은 그 진입 장벽을 많이 낮춰줬고 스마트폰 하나로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까지 되는 게 짧은 시간 내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 열광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숏폼 영상만 올린다는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긴 영상의 경우 촬영 장비와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능들이 요구되는데 숏폼은 혼자서 음향, 특수효과 등을 넣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또 예전부터 하고 싶고 꿈꾸던 나만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좋다. 콘텐츠만 잘 만들어 올리면 객관적이고 빠르게 피드백이 올라와서 자기 계발적인 측면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김선미 고려대 정보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가성비적인 부분에서도 인기를 끌 만한 요소가 많다고 했다. 소위 빠르게 원하는 정보만 얻겠다는 것이다. 기존 롱폼 콘텐츠들이 제목이나 섬네일에서 주제를 미리 말하고 클릭을 해도 영상이 끝날 때까지 필요한 내용을 안 다루거나 영상 후반부에 잠깐 나오는 등의 시스템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숏폼 콘텐츠는 다른 부가적인 부분보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내용만 짧은 시간 내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감성을 잘 공략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 변화를 꼽았다. 현대 인류는 농경사회에서 시간적 여유를 많이 가지고 느긋하게 살아왔다. 이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빠르고 효율적인 정보와 시간 처리를 요구하게 됐고 이것은 결국 단기간 내에 일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생활로 바뀌게 됐다. 이처럼 빠르고 다양한 정보를 원하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문화에도 접목이 됐고 그러한 영향이 영상에서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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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아이콘 모음. 왼쪽 위부터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스냅챗-페이스북-트위터-트위치-왓츠앱-레딧-텀블러. ⓒ천지일보 DB

◆숏폼, 문제점은 없나

MZ세대가 워낙 숏폼에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당연히 숏폼에서도 여러 가지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모든 영상 SNS들이 비슷한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디오 SNS인 클럽하우스가 유행하자 지난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각각 비슷한 서비스인 ‘스페이스’와 ‘라이브 오디오룸’을 출시했다”면서 “글로벌 SNS 업체들이 과도하게 서로를 모방하거나 신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베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정적인 선별을 하고 있지만 혐오, 선정적, 폭력적인 콘텐츠들이 미성년자에게 그대로 노출돼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 교수는 “OTT 서비스나 숏폼으로 시청자가 이동하는 이유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만족감과 선택성 등이겠지만, 보다 자극적인 콘텐츠 때문인 것은 아닌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숏폼 콘텐츠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예방해야 하고 성인들이 이러한 선정성과 폭력성에 익숙해지는 현상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건전한 숏폼 생태계 조성은 정부와 생산자, 소비자 등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잘못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마치 사실처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한 것들도 우려했다. 김 교수는 “숏폼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고 참신한 것은 좋은데 제재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너무 당연하게 걸러지지 않은 아무 영상들이 올라가다 보니 가짜 뉴스들이 많아지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사람들이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숏폼 시장이 더 성공하려면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능력도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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