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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증가율 급락 이대로 갈 것인가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소비 증가율 급락 이대로 갈 것인가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상의 소득은 늘어났지만 가처분 소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가처분 소득 가운데서도 실제로 소비지출에 쓴 돈의 비중도 지난 2분기 기준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렇게 해서는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단순히 경기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활력 자체가 소진되고 있다는 뜻이며, 더 나아가 극심한 양극화로 나아가는 불길한 지표이기도 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 1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2.7%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소득이 늘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물가상승 영향을 제외하면 소득은 6.9%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손실보상금 등 엄청난 자금을 풀었다. 따라서 2분기 가계소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는 하지만 소득 증가의 한계는 분명한 셈이다. 소비 자체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물가상승 영향을 고려한 실질소비 증가율은 0.4%에 불과했다. 국민의 삶이 생각보다 더 고달팠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정부의 현금성 지원금과 일상 회복에 따른 서비스업 영업 재개 등으로 인해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이 모두 늘어난 것은 인상적이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모두 늘었다는 것도 통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1만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으로 본다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1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평균소비성향도 1년 전보다 5.2%포인트 하락해 2분기 기준 역대 최저인 66.4%를 기록했다. 소득은 정부의 지원금에 힘입어 많이 늘어났지만 그것이 소비에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실질소비 증가율이 0.4%에 그친 배경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소득과 소비 간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득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먼저 가처분소득을 높이는 것부터 정책적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인플레이션 대책을 더 강화해야 하며, 전기와 통신 등의 공공요금 인상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리고 이참에 세제개편을 단행해서 가계 부담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부자감세’는 적절한 답이 아니다. 정부가 자칫 ‘소득 증대’라는 허상에 가려 극심한 양극화의 실상을 보지 못하는 정책적 오판을 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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