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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인물의 고장’ 순천에서 여자배구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오피니언 칼럼

[스포츠 속으로] 김연경, ‘인물의 고장’ 순천에서 여자배구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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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뉴시스] 이영주 기자 = 13일 오후 전남 순천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개막전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를 하고 있다. 2022.08.13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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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여수에서 돈 자랑하지 말고, 벌교에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회자되는 것이다. 그만큼 순천에는 출중한 인물이 많다는 뜻이다. 순천에서 인물을 말하는 것은 외모를 가지고 말했던 것은 아니라 인간성이나 도량으로 평가한 것이다.

순천에는 8마리의 말이라는 뜻인 ‘팔마(八馬)’라는 호칭이 많다. 팔마비, 팔마중고, 팔마로, 팔마체육관 등이다. 팔마라는 말의 유래도 인물과 관계가 깊다. 고려 충렬왕 때 순천을 관할하는 승평부사(昇平府使) 최석(崔碩)이 선정을 베풀다가 내직(內職)으로 전임하게 되자 당시의 관례대로 순천부민들이 말 8마리를 헌납했다. 최석은 이 같은 관례를 폐습이라 생각하고 서울(개성)에 도착해 도중에 낳은 새끼말 1마리까지 합해 9마리를 되돌려보냈다. 이것이 계기가 돼 그때까지 내려오던 헌마(獻馬) 폐습이 없어지게 되자 부민들이 그 덕을 칭송하고 그의 청렴한 뜻을 기리고자 1308년(충렬왕 34)에 팔마비를 세웠다고 한다. 팔마에는 청백리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요즘 순천 팔마체육관에는 한국 여자배구의 슈퍼스타 김연경을 보기 위해 온 관중들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난 13일 벌어진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조별리그 1차전 흥국생명과 IBK 기업은행 경기에 돌아온 김연경이 뛰는 모습을 보며 3795명의 만원 관중들은 환호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 4강을 이끈 세계적인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과 V리그 최고 스타로 부상한 김희진의 맞대결은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흥국생명은 개막을 앞두고 5명의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단 8명으로 경기를 치렀지만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뒀다. 로테이션을 도는 미들블로커와 리베로를 제외한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스파이커, 세터는 교체 없이 코트를 지켜야 했다. 흥국생명은 체력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IBK기업은행을 시종일관 몰아붙였다. 김연경이 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 18득점을 내며 공격을 이끌었고, 김다은(22점)과 김미연(16점)이 38점을 합작하며 뒷받침했다.

‘김연경 효과’는 코트 안팎에서 모두 열기를 뿜었다. 김연경은 전위에서는 타점 높은 공격과 블로킹으로 기업은행을 위협하고, 후위에서는 ‘리베로 수준’의 서브 리시브와 디그로 상대를 힘겹게 했다. 김연경의 가세로 여자배구도 덩달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 흥국생명 이외에 다른 여자팀 경기도 만원 사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연경이 불러온 인기몰이가 전체로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여자배구는 2020 도쿄올림픽 이후 김연경이 중국으로 떠나며 대표팀에서 탈퇴한 이후 지난달 끝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로 최하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컵대회 개막전만 해도 다시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까를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돌아온 김연경으로 인해 다시 꺼져가는 불빛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타가 종목의 인기를 만든다’는 말이 스포츠계에선 정설처럼 자리잡았다. 슈퍼스타 1명의 탄생으로 종목이 인기 종목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여자배구는 공교롭게도 ‘인물의 고장’ 순천에서 김연경 효과를 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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