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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최악의 식량위기… 실질적인 대책 시급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15년 만의 최악의 식량위기… 실질적인 대책 시급

식품업계의 가격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가 17일 나왔다. 올해 하반기에도 곡물 수입단가와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정점을 찍은 세계 곡물가격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영향이 크다. 국제 곡물가격은 이후 하락세에 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50%나 높은 수준이다. 4분기에 식품 가격이 조금 하락한다 해도 여전히 높은 물가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세계 곡물가격이 정점을 찍은 데에는 농업 강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6개월간 계속되는 전쟁과 이로 인한 에너지 위기,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비료 가격 인상,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의 원인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지금이 2007~2008년 이후 최악의 식량 위기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잇따른다.

약 36개국이 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의존하는 가운데 두 나라의 밀 대규모 수입국인 레바논에서는 식량 인플레이션이 122%에 달했다. 주요 농업국 중 기후 피해를 받지 않은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남아시아와 미국의 폭염, 유럽과 동아프리카와 중국의 극심한 가뭄, 최근 우리나라에서의 폭우도 많은 양의 농작물을 없앴으며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더 비싸게 만들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번 식량난에 46개국에서 4900만명이 기근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국제·정치 이니셔티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긴급구호로 급한 불을 끈다고 해도 국제 식량 공급에 있어 체계적인 변화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다. 지난 11일 기준 최소 23개국이 식품 33개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 가운데 더 많은 국가들이 식량을 무기화하고 무역을 제한하기 전에 국제사회가 장기적인 식량위기에 대한 대응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대책이 시급하다. 세계 곡물과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마다 받는 타격을 줄여야 한다. 과거 우리와 상황이 유사했던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은 곡물 자급자족 확대에 적극 나서 자급률이 개선되고 있다.

이에 오는 10월 정부가 발표할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이 주목된다. 현장과 전문가, 외교 등 다각도로 접근해 자급률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 장기적인 식량 고물가는 폭력, 정치·사회적 불안 발생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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