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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취임 백일잔치 할 여유 없다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윤 대통령 취임 백일잔치 할 여유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으로 있다가 갑자기 정치권에 진출해서 단박에 대통령이 된 보기 드문 사례를 만들어 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정치적 초보’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정치와 외교, 경제, 사회 등 각 부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 우려였다면, 기성의 낡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선함이 있다는 점은 기대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높다. 취임 100일 만에 30%대 안팎의 지지율은 그 생생한 지표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그동안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부터 시작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갈등, 뒤이은 한미정상회담과 6.1지방선거 승리, 나토(NATO) 정상회담 참석과 김건희 여사 동행 논란 등 숨가쁘게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과 일부 인사 논란은 최대 쟁점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북한, 중국과의 외교 갈등과 일본에 대한 저자세 외교도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그리고 대통령실과 관저 공사에 김건희 여사 인맥이 일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국정조사 대상이 됐다. 지난 100일, 열심히 달려온 것 같지만 실상 손에 잡히는 알맹이가 없다. 오히려 아쉽고 부족한 것이 더 많다.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작은 전환점이 되길 기대했다.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여론이 워낙 높다 보니 뭔가 새로운 계기로 삼길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광복절에 어울리는 일본 메시지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난 100일에 대한 성찰이나 사과도 없었다. 갑자기 ‘자유’라는 단어가 쏟아졌다. 일제 식민지시대의 항일투쟁이 ‘자유를 위한 투쟁’이었다는 주장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나라도 없는 데 무슨 자유를 말하는 것인지 상식 밖이었다. 핵심을 피한 정무적 표현이라는 점에서는 최소한의 당당함도 찾기 어려웠다.

지금 정부는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섰다. 민생과 경제는 이미 거대한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렵게 됐다. 정치권의 갈등과 대결은 조만간 대규모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론은 극도로 나빠지고 있으며, 대통령 권력을 향한 냉소와 비난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위기도 보통 위기가 아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에게는 기회도 있다. 무엇보다 기성의 낡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선함과 담백함이 있기에 지금이라도 ‘인식의 전환’이 가능하다. 게다가 시간도 많다. 결심하기에 따라서는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금은 스스로에 대한 변화와 혁신의 시간이다. 혹여 취임 ‘백일잔치’ 운운하면서 허상을 좇을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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