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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대응해야 하는 국가의 과제
오피니언 칼럼

[아침논단] 재난에 대응해야 하는 국가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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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 신사시장 인근 빌라촌에서 한 주민이 침수피해로 어지럽혀진 반지하 방을 정리하다가 잠시 앉아 쉬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5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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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예상하지 못했던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컸다. 지역별로 기록적인 폭우는 기상관측을 하기 시작한 후 기록이라고 한다. TV 등을 통해 보게 된 영상은 폭우 등과 같은 자연현상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오늘날 자연재해와 같은 천재지변에 대한 예방이나 대비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음에도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자연의 변화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보면 과거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던 지역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발생했던 현상을 분석해 방재를 위한 준비를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특정 지역의 경우 하수처리를 넘어선 집중호우에도 침수방지시설을 가동해 피해를 막은 건물이 있었다.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와 같은 천재지변은 개인이 감당하기는 어렵다. 개인소유의 건물들이 집중호우에 대비해 차단시설 등을 갖추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스스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 그런데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천재지변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그 위험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 및 사후 구제의 문제는 국가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천재지변 등에 대해 그 위험으로부터 예방이나 구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는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으로부터 나온다. 헌법을 보면 제34조 제6항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노력 의무를 찾을 수 있다. 물론 헌법은 국가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아니다.

헌법의 이런 태도는 재해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헌법은 국가에 노력을 요구하고 책임지라고 한 것은 아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재해에 대해 국가에 모든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도 무리라고 할 수 있다. 날로 심화되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한 예측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어려운 것이 기상예보이다.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는 집중호우에 대비하는 것은 기상예측시스템의 구축만으로 그 위험으로부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중호우를 예측해 예상되는 지역에 대비해야 한다는 예보는 예측할 수 있는 장비와 시설 및 기상전문가가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한 폭우에 대비한 시설이 없으면 예측만으로 피해를 방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번 집중호우에서 보듯이 예상한 강수량을 뛰어넘는 폭우가 발생하면 이를 처리할 시설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과거 집중호우의 경험으로 하수처리시설을 확충했다고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이번 집중호우에서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즉 당시 경험을 토대로 예측했던 빗물처리시설의 용량을 넘어서 물바다를 만들어서 인간의 짧은 식견을 우습게 만들었다.

헌법에는 재해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노력의무를 국가에 부과하고 있지만,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을 제정해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이미 1967년에 풍수해대책법을 제정해 날로 심화되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1995년에는 법률명을 자연재해대책법으로 고치고 내용도 전면 개정했다. 이와 함께 2004년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제정해 재난에 체계적 대비를 위한 법체계를 구축했다.

재난에 대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체계는 잘 구축돼 있는데, 이에 따른 재난위험방지시설은 여전히 미흡하고 이에 대해서는 이번 집중호우에서 잘 보여줬다. 지구상의 기상이변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남북극의 빙하가 녹고 홍수나 가뭄이 빈번해지는 기상이변은 날로 심해질 것이다. 이상기후는 갈수록 심해지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번 집중호우는 재난에 대한 기존의 대응으로는 그 위험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헌법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기상이변 등 재난에 대해 체계적인 대책뿐만 아니라 예측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시설이나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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